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여섯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LB인베스트먼트입니다. 행사는 박기호 대표의 LB인베스트먼트 소개, 박기호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격주간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테헤란로 펀딩클럽에서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권혁태 대표님을 모십니다. 참가신청은 여기(http://bit.ly/2oa1asU)서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LB인베스트먼트 소개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LG그룹이 설립한 투자사다. 2008년 Look Beyond라는 뜻을 가진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0년, 국내에서 베스트 벤처캐피털 회사로 선정이 되었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중국 내 외자계 투자사 중 Top 4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참고로 중국에는 외자계 투자사가 2천 개 정도 있으며 전체 20조의 투자를 집행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21년간 418개 기업에 1조 2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85개의 기업이 IPO, M&A에 성공했다. 벤처캐피털의 규모는 운용 자산, 즉 AUM을 척도로 측정하는데 현재 LB인베스트먼트의 AUM은 6,200억 원대, 국내에서 두 번째 의 AUM을 자랑하고 있다. 85개의 Exit 성공 기업 외에도 주목할만한 포트폴리오는 약 80여 개 정도이다. 다른 벤처캐피털리스트에 비해 포트폴리오 수가 적은 편인데 많은 벤처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투자를 집행하면 그 스타트업이 커나갈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고 그들에게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성과를 끌고 나가려고 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와 같은 전략으로 21년간 연 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한중 스타트업에 1,500억 원을 투자해 4,000억 원대 이상을 회수했다. 펀드의 성과와 퍼포먼스 기준으로는 이미 글로벌 VC 스탠더드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랜드마크가 될만한 벤처 투자에는 각 단계별로 참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밑바탕을 쌓아가고 있다.

 


 

# L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편이며,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이미 국내의 각 분야별로 선두권을 형성하는 기업들이다. 이 회사들이 모두 초기 단계일 때 투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에 투자할 때도 5억 원, 10억 원정도의 금액이 아니라 20억 원을 내외하는 수준에서 투자를 집행한다. 최근 네이버가 투자한 오픈갤러리와 아이엠컴퍼니의 경우, 매출이 없을 때 20억 원을 투자했다. TLX PASS도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 30억을 투자했고 스타일쉐어도 매출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 25억 원을 투자했다. 2016년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840억 원 중 55%가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 때 이루어진 투자였다.

LB인베스트먼트의 초기 투자는 다른 벤처캐피털의 초기 투자와 약간 다르게 후속 투자를 염두에 둔 초기 투자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금까지 투자한 초기 기업들에 후속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투자, 그리고 후속 투자를 염두에 둔 큰 금액의 초기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시리즈 A에서 시리즈 B 단계의 투자에 주로 참여하며 시리즈 C 투자는 가급적 지양하는 편이다. 시리즈 C 투자는 LB인베스트먼트가 지원할 수 있는 재원보다 더 큰 재원을 필요로 할 때가 많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성과가 나오기도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를 집행한 스타트업의 1/3에 후속 투자를 진행한다. 각 스타트업에 대한 평균 투자 규모는 10억 원에서 50억 원 사이를 유지하는데, 처음에 10억 원을 투자하는 케이스는 기본적으로 후속 투자 단계에서 최종 40억 원 정도의 투자 금액을 달성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한다. 10억 원만 단일로 들어가는 사례는 거의 없다. 단위 투자가 10억대인 케이스는 바로 다음에 후속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기본 전제가 깔린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사인 스탠다임을 예로 들면, 스탠다임에 처음 5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는데 스탠다임을 대상으로 한 후속 투자를 당장 올해 또는 내년에 집행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런 전략 안에서 평균적으로는 기업당 35억 원 규모 정도의 투자를 집행한다.

또한 LB인베스트먼트는 후속투자 단계에서도 다른 VC들의 투자를 따라 들어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선도하려고 하고 그에 맞는 밸류 애딩을 지원한다. LB인베스트먼트가 구축해놓은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해외와 중국 시장의 투자를 이끌어오며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최대한으로 도와준다.

 

 

2016년에 투자 집중 분야를 크게 다섯 개 분야로 나눴다. 모바일, 콘텐츠/미디어, B2C, 바이오/헬스케어, IT 컨버젼스 다섯 개 분야다. 전체 심사역은 시니어 그룹과 주니어 그룹을 나누어 운영 중이며 투자금액의 60%-70%는 한국에, 나머지 투자금액의 30%-40%는 해외(특히 중국)에 집행하고 있다. 전년도 투자금액인 840억 원 중 600억 원은 한국 벤처에, 240억 원은 중국 벤처에 투자했다. 투자 기간은 평균적으로 4년에서 5년을 목표로 하며 실제로는 5년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

밸류 애딩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자는 것이 기본 다짐이며, 이 과정에서 마케팅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조언을 드린다. 펀딩이나 해외 자금 연결, IPO와 M&A까지 스타트업의 옆에서 항상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려고 한다.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중국 스타트업의 Exit은 주로 인수합병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포트폴리오 내 상당수의 벤처들이 바이두에 인수되었다.

 


 

# LB인베스트먼트와 포트폴리오

 

LB인베스트먼트가 생각하는 좋은 딜의 조건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우선 리더십을 갖춘 key man들이 얼마나 잘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심사역들이 1차 리뷰를 거치고, 수정/보완된 가치나 예측에 따라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데 이 수가 처음 검토하는 기업들의 반도 안되는데 스타트업의 핵심 멤버들이 이 팀을 얼마나 잘 끌고 가느냐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트업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 LB인베스트먼트는 great people이 great company를 만든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great people에 더해지는 투자와 기타 다양한 지원들이 great company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또한 이 great people이 최대한의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투자 후 적극적으로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도움을 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시장 전체를 보면 유사한 규모의 VC에 비해 LB인베스트먼트는 포트폴리오 수가 적은 편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재원을 공급하면서 우리의 한정적인 리소스를 최대한 집중시키고, 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밸류 애딩에 전력을 더하자는 주의다. 그러기 위해 스타트업들이 어떤 관점을 갖고 움직이고 있는지 충분히 파악해야 하며 이들의 sensibility에 함께 맞추어 움직여야 한다. 21년간 VC로서의 믿음이 하나 있는데, 기계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사람들은 이런 미션과 호흡을 절대 따라오지 못하고,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성공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IPO를 했을 때 그 기업가치가 2,000억 원이 되지 않을만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의 잠재가치가 IPO 시 2,000억 원이 넘어야만 그것이 충분히 의미 있는 투자라고 생각하며, 그래야만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남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제로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약 17개 기업이 IPO 및 M&A에 성공했는데 평균 기업가치가 2,000억 원 후반대였다. 이 기업들은 물론 LB인베스트먼트가 초기 단계부터 넉넉한 자금을 투자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기업들이다. 이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면 펀드 조성이라는 과정에 유의미하게 이 성과가 작동하게 되고, 투자 업체들, 중국의 네트워크, 한국의 네트워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이 모든 과정이 LB인베스트먼트가 추구하고 있는 전략이다.

 

 

투자 사례를 6개 정도 뽑아보았다. PEARL ABYSS는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온라인 게임 회사이며 2010년 설립되었다. 당시에 모바일 게임만이 주류인 상태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지만 LB인베스트먼트는 이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고, 그 후에 LB인베스트먼트의 심사역이 이 회사의 대표로 스카우트가 되기도 했다. 심사역이 스톡옵션과 함께 스카우트가 되며 LB인베스트먼트와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초기에 투자에 참여한 사례다. 일정 단계가 지나고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중국의 레전드 캐피털을 LB인베스트먼트가 인바이트 했고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현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이 워낙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O2O 서비스인 직방은 late stage에 50억 원으로 참여했는데 이 단계가 시리즈 B에서 시리즈 C단계였다. 스타일쉐어나 오픈갤러리 역시 초기부터 큰 금액을 투자한 사례다. 스타일쉐어의 경우 여성 커뮤니티의 성장성과 이커머스로의 전환 가능성을 파악하고 초기에 25억 원을 투자했다. 오픈갤러리 역시 작년 9월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에 20억 원을 투자한 사례다. 지금은 작고 영세한 기업이지만 최소한 앞으로 대중화될 미술품 렌트, 경매 시장에 넘버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은 그 분야의 1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투자를 진행한다. 중국의 경우 5위 안에만 들어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LB인베스트먼트의 기준이다.

 


 

# 더 많은, 더 큰 유니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최대 기업 500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포춘 글로벌 500이라고도 불리는 순위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7개 기업이 포춘 500에 포함됐다.반면 중국의 경우 1993년에는 0개 였지만, 2015년에는 98개로 성장했다. 12년 만에 어마어마한 숫자로 성장한 것이다. 미국은 2003년 192개에서 2015년 128개로 오히려 줄었다. 유니콘 개수를 보면 중국이 153개, 미국이 328개, 우리나라는 오피셜 하게 3개다. 포츈 글로벌 500이 현재 글로벌 경제의 지도를 대변한다고 볼 때, 이 유니콘 숫자들은 미래의 글로벌 경제 지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포츈 500에서 보이는 숫자들과 각국의 유니콘 숫자, 각국의 GDP 사이즈, 각국의 경제성장률을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면 사실 참담한 심정이 들곤 한다.

 

 

한국의 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유니콘 기업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처음부터 강한 유니콘 스타트업이 아니라 초기부터 역경을 극복해나가며 성장하는 유니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VC 투자가 이루어지고 이 도전들을 든든하게 서포트해줄 수 있어야 한다. 든든하게 스타트업의 승부를 지원해줄 수 있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VC가 열정적으로 스타트업을 도와주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globally expandable business로 중무장된 스타트업과 함께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이들의 조합이 이렇게나 참담한 지형도(포츈 글로벌 500, 각국의 유니콘 상황)를 개선할 수 있고 그 경쟁력이 결국은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렇게 한국 경제의 경쟁력,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될만한 기업에 과감하게 몰아서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우리의 역량을 다 쏟아 붓자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10년간 약 20개의 중국 벤처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중국에서 LB인베스트먼트는 훌륭한 외자계 VC로 평가받으며 중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매주 월요일 아침 중국과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딜들에 대한 상황을 모든 구성원들이 다 공유한다. 아이템의 주제와 pre value, 현재의 status, market potential, valuation, 진행과정을 모두 공유한다. 이 스터디를 5년간 매일같이 한다. 이렇게 5년간 매일같이 공부하다 보니 중국의 변화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중국의 VC들을 만나다 보면 우리보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큰 사이즈에 항상 놀란다. 그들은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뛰어나서 네트워킹, 밸류애딩, 마케팅 지원 등이 우리의 시스템보다 훨씬 더 전문화되어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 진출에 관심있는 스타트업과 벤처를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과 연결해주면서 성장의 기회를 도모한다.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이 좋은 스타트업이라는 믿음,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을 중국 VC들과 연결해주고 이들에게 함께 투자해서 중국 시장으로의 판로를 열어주고 싶다. 그들의 좋은 자금과 시스템을 받아들여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돕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본적으로 올해도 800억 원에서 1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고 몇년 간 성과를 잘 내고 있기 때문에 신규 펀드 조성에도 큰 문제가 없다. 이 과정에서도 기본적으로 50% 이상은 시리즈A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다. 좋은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을 만나기 위해 비즈니스 인큐베이팅을 진행하는 좋은 국내외 플레이어들을 아주 자주 만나고 있으며 끊임없이 소개받는다.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Global VC의 기준이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2.5x 멀티플, IRR 15%를 달성하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미 그 스테이지에 포함이 되어있다. 그래서 LB인베스트먼트는 좋은 성과를 계속 유지해나가고 이를 더 발전시키며 스타트업들이 국내외의 좋은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도울 것이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중 유니콘으로 불리는 기업들은 어떤 기업이 있는지?

A. 아까 사례를 소개하며 언급했던 PEARL ABYSS가 상장하면서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예상하고 있다. 바디프렌드가 작년에 900억 원 대 이익을 달성했다. 옐로모바일, 네이쳐리퍼블릭도 공식적으로 유니콘에 포함이 되어 있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중 한국 기업을 이렇게 4개가 유니콘이라고 보시면 된다.

 

Q.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대개 VC라면 IT 분야에 투자하는 창투사만 생각하지 않나. 바이오나 화장품 브랜드, 심지어 연예기획사까지 투자하고 있는데, 연예기획사 같은 곳들도 나중에 scale-up이 가능한 스타트업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A. LB인베스트먼트가 원래 LG 배경이 있다 보니 LG가 잘하고 있는 가전이나 전자, 디스플레이 부분에 투자를 하기도 했었다. 장비나 전체적인 전자 생태계에 많은 투자를 집행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성과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Heavy industry가 legacy time을 지나며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분야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소위 우리나라의 기계를 만드는 중소 회사들이 굉장히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때 중국에서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중국은 우리보다 이미 먼저 공급 과잉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글로벌 트렌드의 변화에서 한국이 가장 경쟁 있는 분야가 뭘까 라는 고민을 내부적으로 정말 많이 했다.

결국 6년 전에 과감하게 투자 방향을 바꿨다. 메이저 VC 중엔 LB인베스트먼트가 가장 선도적으로 새로운 업종에 큰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했다. 그때 대표적으로 옐로모바일과 4시33분에 투자했고 이 기업들이 성과를 내며 펀드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 중국 시장에서 봤을 때 한국의 K-pop 시장은 약 1조 대의 시장이며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2조 원을 예측하고 있다. K-pop 시장은 굉장히 양극화가 심해서 소수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게임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잘하는 중소기업들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당시 LB인베스트먼트의 투자는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에 도전할 규모는 아니었기 때문에 기획능력과 트레이닝 능력이 있으면서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또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

 

 

Q.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딜 소싱은 주로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LB인베스트먼트를 만나고 싶은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팁을 나눠주시면 좋겠다.

A. L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에서 소개받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VC들의 네트워크나 Financial Agent의 소개보다는 산업에서 직접 뛰고 있는 사람들, 또는 전문화되어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회사들이 소개해주는 기업들을 만나고 싶다. 이런 스타트업에 투자했을 때 결과도 좋았다. LB인베스트먼트가 이미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함께 일을 진행하며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고 삼성이나 LG, 네이버 등 실제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다. 관심 있는 분야의 상황을 열심히 살펴보다가 실제로 활동하는 분들이 좋은 기업을 이야기하면 직접 접촉하고 대화도 나눠본다. 이렇게 소개받거나 산업 군에서 주목할만한 스타트업은 지금 당장 투자를 결정하지 않아도 오래오래 지켜보는 편이다. 
더파머스가 운영하는 마켓컬리라는 신선 식자재 공급 및 유통 스타트업을 예로 들어보겠다. LB인베스트먼트가 더파머스에게 투자를 하기까지 8개월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만 해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중국 스타트업에게 중국 VC와 함께 투자를 했었는데 마켓 사이즈나 배송 과정을 볼 때 한국 시장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무려 8개월을 지켜봤고 그 후에야 투자를 결정했다. 다만 계속해서 접촉하고 연락을 했고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마켓컬리 대표님도 여러 차례 만나며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당장 투자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관계를 맺고 이들을 지켜보겠다는 기본원칙을 고수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완되었으면 좋겠는 과정이 있고 이번 라운드에서 투자를 집행하지 않더라도 시리즈 B 라운드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가 다른 파트너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LB인베스트먼트에게 초기에 설명했던 마일스톤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도 살펴본다. 최근에 스크린 야구를 개발하는 클라우드게이트라는 회사에 투자했는데 이 기업의 경우 LB인베스트먼트가 첫 투자 단계에 참여하지 못해서 무려 7개월을 후속 투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다음 라운드가 왔을 때는 당연히 LB인베스트먼트가 리드 인베스터로 참여했다. LB인베스트먼트의 멤버들은 어떤 벤처 건 일단 만나서 커뮤니케이션해보고, 이들이 지속적인 관계를 어떻게 끌고나가는지 어떻게 자신의 단계를 증명해나가는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Q. ‘잘 될 것 같은’ 스타트업을 가려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지.

A. 축구를 할 때 공격수가 공을 정면에서 차면 골키퍼들이 상당수 그 공을 막아낸다. 자신의 능력이 탄탄한 좋은 선수들은 임기응변에 강해서 정면으로 공을 차기보다는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그러니까 허를 찌르는 슛을 날린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정면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좋지만 변화하는 힘을 담아 허를 찌르는 행동이 오히려 중요한 포인트를 해결하곤 한다. 그래서 좋은 팀, 그러니까 스타트업의 자체적인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BM은 얼마든지 바뀐다. 처음 투자 단계에서 논의했던 모델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상당히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바뀐다. 코어 역량을 가지고 있는 팀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업 수익 모델이 바뀌더라도 그 중심을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 강력한 코어를 기반으로 사업을 수행해나가고 시장에 대응하며 자신들의 중간 단계를 달성해내는 팀이 가장 잘 되는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Q. 압도적인 기술력에 반해 확신을 갖고 투자한 사례도 있었는가?

A.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한국 시장은 무엇보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빨랐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면서 그때그때 찾아오는 변화에 맞춰가는 사례가 많았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이나 벤처기업들이 2010년 이전에는 B2B 형태를 고수했다. 삼성이나 LG에서 제품을 공금하고 기술까지 검증하는 사업들이 많았는데 이제 이 과정들을 넘어서면서 새롭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는 벤처들이 많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진짜 자신들의 기술을 가진, 그래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릴지라도 자체적으로 승부수를 내밀 수 있는 그런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한다. 물론 해외의 시장 상황과 트렌드도 잘 반영한 기술이어야 한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Exit의 70%가 M&A여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꽤 가능성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투자할 때는 기술 지향성만 바라보진 않는 것 같다.

 

Q. 아까도 중국의 M&A 이야기가 나왔는데, 중국은 그렇게 M&A로 Exit을 많이 하는데 왜 한국은 안된다고 생각하나?

A. 중국은 바이어 세력이 굉장히 막강하다. 소위 BAT라고 불리는 인터넷 기업들과 징동이 어마어마한 아이피오 자금을 쌓아두고 있다. IT 기업뿐 아니라 매뉴팩처링 기업들도 많이 사들인다. 이렇게 바이어 세력이 강력하게 형성되어 많은 딜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이 벤처 기업을 인수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대기업이 아니면 PEF라도 진행해야 되는데 스타트업을 사서 성장시켜서 다른 이들에게 넘길 PEF도 없다. 구조적으로 바이어 세력이 취약한 게 가장 큰 문제다. 물론 최근에는 네이버를 포함한 많은 대기업들이 슬슬 바이어로서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조금 더 M&A를 활성화시키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M&A를 구동할 수 있는 대형 M&A 펀드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대기업들이 펀드 조성을 한다고 해도 이 운영을 대기업이나 정부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실제 M&A에 능통한 전문가들이 펀드 운영을 맡으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으로서의 강점에 집중해 잘할 수 있는 분야의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그 모습을 보며 다른 스타트업들이 도전하고 각자 글로벌로 성장해나가는 이런 과정을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

 

 

Q.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LB인베스트먼트의 상해 법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중국 시장은 방대하다. 한국에서는 작년에 2조 가량의 벤처 투자가 이루어졌다. 중국은 작년에 40조를 달성했다. 한국의 M&A 시장이 1조였는데 중국은 100조였다. 한국 M&A 시장의 딱 100배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1년에 300개에서 400개 사이의 벤처기업이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중국은 딜이 넘친다. 어느 딜에 어떻게 들어가느냐가 문제다. 중국의 투자, 또는 M&A 시장은 우리와 다르게 FA가 활성화되어있다. 시장이 너무 크다 보니 FA도 많다. FA는 Financial Agent의 줄임말인데, FA를 만나러 가면 시장의 딜 리스트가 정말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있다. 중국의 FA들은 어떤 투자사가, 또는 어떤 스타트업이 잘 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으며 때로는 평가도 직접 한다. 좋은 딜에 참여할지 안 할지 고민하고 FA의 도움 등을 받아 선택적으로 결정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늘 ‘선택과 집중’을 고수한다. 그래서 인터넷과 모바일, 미디어 포커스가 아닌 다른 것들은 보지 말자고 다잡으며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 전략이 북경 지역의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M&A로 좋은 결과들을 낳았다. 이 성과들이 본격적으로 상해 법인을 설립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만 해도 중국 VC들의 세계에 함께 어울리는 게 어려웠다. 그렇지만 LB인베스트먼트가 사명을 바꾸기 이전 ‘LG’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고, 초기 펀드에도 그룹명이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국 VC들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 같다.
상해 법인에는 중국의 투자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모든 멤버들이 VC네트워킹과 백그라운드 작업을 해내고 있다. 중국 VC들은 한국 VC보다 밸류 애딩에 대한 의지가 훨씬 더 강하다.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한다. 그런 점이 LB인베스트먼트의 적극적인 자세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LB인베스트먼트 역시 중국의 VC 투자를 유도하는 데 있어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밸류 애딩을 실현하려 한다. 공동 투자도 항상 준비하고 있다. 중국 VC들은 국외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해당 스타트업이 속한 국가의 로컬 VC와 함께 투자하기를 원한다. 로컬 VC가 적극적으로 백업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 역시 해외 VC들의 이런 니즈를 고려해 2,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이 한국으로 진출을 원할 경우에도 물론 LB인베스트먼트가 지원해준다. 포트폴리오 중 하나였던 피피스트림은 태양의 후예를 중국에서 서비스한 IPTV 기업이었다. 피피스트림에 처음 투자했을 때 그들은 여전히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나 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상태였다. 그때 LB인베스트먼트가 SBS와의 네트워크를 열어주고 채널을 확보해주었다. 중국의 신기술 기업들이 LG라는 그룹명을 기반으로 레퍼런스 확보를 요청할 때도 많다. 그럴 때는 그룹사와의 연결도 지원해준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경쟁력이 있어야 그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도 생긴다. 그래야만 밸류 애딩이 가능하고 서로 상호 교환할만한 이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이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가.

A. 한국 벤처가 중국에 가서 자력으로만 성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현지 기업과 긴밀한 제휴 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도 홍콩의 현지 기업과 함께 제휴 브랜드를 만들려고 논의 중이고, 이런 과정에서는 LB인베스트먼트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사드 이후의 정국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투자사가 중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중국의 투자사가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전부 막혀있다고 보면 된다. 모든 산업 분야의 디테일한 것들까지 전부 막혀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제재가 영속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단기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긴 한다.
사실 중국 VC들이 모든 분야의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VC에게 한국 스타트업은 수많은 국외 스타트업 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관심 있는 특정 분야는 분명히 존재한다. 반도체, 미디어, 콘텐츠, 헬스케어 등이 그 예다. 이 분야들에는 중국 VC들이 항상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는 중국과 함께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면 기회가 있다고 본다. 중국은 바이오 분야 자체에 아직 활발하게 투자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헬스케어 쪽의 투자가 더 활발하다. 아직 장기적인 호흡의 투자에는 익숙하지 않아 바이오까지 투자가 확대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한국 스타트업이 내놓는 헬스케어 모델들은 같은 동양인에게 검증된 모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고 늘 관심 있어한다.
중국에서 투자를 논의하다가 당황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사업을 시작할 때 항상 관련 규정을 먼저 따진다. 그런데 중국은 그 어떤 규정도 없다. 반사회적이지만 않으면 된다. 중국에서는 사업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되면 그때 돼서야 규제가 생긴다. 게다가 물론,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 IPTV를 예로 들어보겠다. 중국의 IPTV 서비스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그런데 중국 정부가 어느 날 갑자기 이걸 규제로 막으면 어떡해?’라고 물었더니 중국 투자자가 ‘1억 3천만 명이 보는 걸 정부가 왜 셧다운 해?’라고 답하더라. 이게 그들의 반응이다. 핀테크 분야도 당연히 규제가 없다. LB인베스트먼트가 검토하는 회사 중 하나가 P2P로 자금을 모아주는 회사였다. 작년 연말에 이 회사가 P2P로 1조 원을 모으는데 아무런 관련 규정이 없고 규제도 없었다. 중국은 규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나라가 아니다.
다만 반체제적인 콘텐츠, 집회와 관련된 콘텐츠가 들어가는 순간 무조건 셧다운이다. 그래서 그런지 교육과 방송 분야에는 콘텐츠 내용과 관련된 제약이 많다. 혹시 모르게 발생할 무조건적 셧다운을 막기 위해 이런 서비스에 투자할 때는 보통 정부와 관련된 투자자를 하나씩 초대해서 공동 투자한다.

 

Q.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 역사가 길지 않은 편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미국 같은 분위기가 자리 잡았을까?

A. 초기에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투자 생태계를 이끌었던 모든 가이드가 실리콘밸리에서 왔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중국 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일찌감치 진출한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구조를 짰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미국과 같은 시스템이 자리 잡은 것 같다. 중국은 아주 아주 작은 회사를 만나도 텀시트부터 공개한다. 모든 관행이 실리콘밸리의 그것과 같다.

 

 

Q. 의사결정에서 투자를 철회한 적도 있는지.

A.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VC들의 관행은 전근대적이다. 투자 생태계의 모습에서 비합리적인 상황을 만날 때가 많다.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투자사와 벤처가 만나면 서로 텀시트를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리드 인베스터로 들어갈 주체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 모든 과정들의 기본은 투자 검토기간 중에 텀시트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텀시트 확인을 안 한다. VC가 자신의 텀시트를 보여주지 않으니 벤처는 불안하고 여기저기 다른 투자사와 투자를 논의한다. 그러다 보면 신뢰가 얕아진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관행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LB인베스트먼트는 가급적이면 처음부터 서로의 텀시트를 주고받는다. 텀시트를 바탕으로 기본 컨디션을 공유하고 합의사항을 정한다.
의사결정에서 투자를 철회한 적도 당연히 있다. L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심의위원회를 다 통과하고 나서 이 벤처가 다른 투자자와 더블 딜 한 사실을 알게 됐다. 굉장히 난처했다. 투자자 간 서로 처음부터 다시 조율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진행되던 딜을 중지했다. 이 사례는 과정의 투명성을 해친 사례라고 생각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상대방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만큼 우리도 투명하게 우리의 텀시트를 공개하고, 이 조건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합의해서 전달해주겠다고 사전에 확실하게 약속한다. 우리가 약속을 시켜야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고 그래야만 서로가 존중할 수 있는 투자 생태계가 자리 잡힌다.

 

Q. LB인베스트먼트가 집중하겠다고 밝힌 다섯 개의 분야 중 바이오와 헬스케어에 대해 궁금하다. 혹시 바이오와 헬스케어 중에서도 특별히 더 집중하려는 세부 분야가 있는지? 바이오 스타트업은 투자받을 때 IT 기업과 다른 측면을 장점으로 부각하여야 할 듯한데 팁을 주실 수 있는지?

A. LB인베스트먼트는 다른 VC들에 비해 바이오 투자를 먼저 시작한 편이다. 바이오는 신약개발 등의 분야를 투자하기 때문에 검증되는 임상 과정을 많이 거치는데 이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호흡을 길게 유지하며 이들을 지켜봐 주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신 바이오 분야는 주목할만한 M&A 가능성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기술이나 제품이 개발된 후의 M&A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를 진행한다.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바이오 분야 스타트 업보다 practical 하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더 빨리 나온다. 다른 IT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처럼 구체적으로 매출과 마일스톤, 경쟁력, 시장 잠재력 등을 고려한다.

 

 

Q. 마지막으로 LB인베스트먼트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지, 멤버들은 어떤 분들로 구성되어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A. LB인베스트먼트는 철저하게 산업 분야의 실제 경력이 있는 분들을 위주로 심사역을 뽑는다. 프런트 엔드에서 직접 상품을 기획했거나 마케팅을 했거나 기술을 개발했던 사람들이 심사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일단 딜을 발굴하고 나면 내부적으로 많은 토론을 거치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밸류 애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그렇다 보니 투자할 기업을 무조건 먼저 방문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내부적인 토론을 많이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의사결정을 빨리 하자는 게 LB인베스트먼트의 목표다. 투자가 결정된 후 펀드 내 진행과정으로 어쩔 수 없이 소요되는 시간들을 빼면 일단 투자 결정은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과 이야기한다.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이야기해야 하는 실질적인 투자 결정 과정은 전체 두 달 정도 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렇게 스타트업과 많이, 빨리 소통하기 위해 항상 열려있으며 콜드 콜도 늘 확인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국내 1위가 될 자신감이 있는 스타트업,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면 적어도 중국 스타트업과 경쟁했을 때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그래서 해외의 자본도 모두 함께 끌어들일 수 있는 스타트업을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