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열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알토스벤처스입니다. 행사는 김한준 대표의 알토스벤처스 소개, 김한준 대표와 박희은 심사역, 오문석 심사역,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알토스벤처스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Objectives

 

미국의 가장 큰 Top10 회사 리스트를 보면 테크 회사들이 순위권을 채우고 있다. 중국도 테크 회사가 1, 2위 기업 순위를 차지한다. 전부 다 20년 안에 시작한 회사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Top10은 여전히 그대로다. 바뀌지 않는다. 10년 안에 네이버 같은 IT 회사들이 한국에서 최고 가치를 달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IT 회사들이 등장하고 성장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세계의 흐름을 역행해 우리나라에서만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 때로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일들이 벌어지기 위해서 알토스벤처스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알토스 벤처스는 세 가지를 증명하고 싶었다.

국내 시장은 매우 크다는 것, 한국 회사도 해외 시장에서 잘 할 수 있다는 것, 이사회 중심으로도 충분히 깨끗한 경영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 시장의 크기에 비관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패배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이미 국내시장을 장악한 사람들이 이득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러니까 남들이 차마 도전하지 않도록 더 오버해서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못된 착각이 퍼져있다. 심지어 이 잘못된 생각을 퍼뜨리는 데도 활발하다(웃음)

국내 시장은 굉장히 크다. 국내 시장에 집착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라도 충분히 큰 회사가 될 수 있다.  또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잘 못한다, 그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알토스벤처스와 우리의 포트폴리오들은 그 인식도 깨버리자고 말했다. 한국 회사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주식 가치 등을 인정받지 못하는 큰 이유가 한국의 경영 방식이 외국에 비해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그것은 최소한, 앞으로, 우리가 투자해나가는 회사들의 사이에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좋은 이사회 위주로 깨끗하고 효과적인 경영을 분명히 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을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면 충분히 이사회만으로도 크고 좋은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것들을 증명하다 보면 분명히 국내 시장, 한국에 대한 낙관론도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의 처음 목표는 각 펀드에 최소 하나씩, 1조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목표를 높였다. 펀드 하나에 하나의 스타트업이 아니라 매년 한 개의 스타트업을 그 정도 볼륨까지 키워내자고 다짐한다. 이 스타트업들이 그 정도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만큼 투자하고 도와주자고 다짐한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은 정말 크게 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우리는 그 안목을 믿고 투자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서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려고 한다. 단순히 안정되게 자라서 좋은 엑싯을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나중에 은퇴하더라도, 몇 십 년 후에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을 길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스타트업들에 우리가 투자했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멋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

 

 


 

# Exploring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 중 O2O 회사들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알토스벤처스가 O2O, 또는 모바일 서비스에만 투자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분야도 천천히 투자 중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레디오픽, 인프라 시스템 모니터링 스타트업인 와탭, 메디컬 쪽에는 Synteka가 있다. 마켓플레이스 분야는 알토스벤처스가 잘 아는, 잘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 어웨어라는 하드웨어 디바이스 업체에도 투자했고 오프라인 서비스 쪽에도 두 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윗스팟이라는 스타트업과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다. 오늘 클로징한 크몽도 마켓 플레이스 관련 스타트업이며, 스푼이라는 개인 음성 방송 서비스에도 투자했다.

 


 

 

# Investments

 

2014년 박희은 심사역이 함께한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의 스타트업들에 활발하게 투자하기 시작했다. 오문석 심사역이 함께한 이후로는 투자액의 단위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총 41개의 회사에 약 1,500억 원을 투자했다(쿠팡은 너무 큰 숫자이자 변수여서 제외했다) 사실 알토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크게 자랑할만한 엑싯은 아직 없다. 코스닥에 하나, 코넥스에 하나 상장했고 두 개의 회사를 팔았다. 네 개의 회사는 문을 닫았다(화제가 되었던 리모택시와 비트패킹컴퍼니가 이곳에 속한다. 조용히 문 닫은 게임회사도 있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2017년 예상 매출은 최소한 7,500억 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투자사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트래픽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매출이 나중에는 이익으로 이어져야만 스타트업도, 투자사도 안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매출이 멈추게 되면 우리는 이 스타트업을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을 회사라고 단정 짓기 때문에 매출은 계속 커져야 한다. 매번 스타트업의 매출을 자세하게 트래킹 하는 것도 그 이유다. 지금 연 매출이 100억 원 넘어가는 회사는 11개, 1,000억 원 넘어가는 회사는 4개, 1조 원 넘어가는 회사가 두 개다. 스타트업이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서포트해주는 것이 알토스벤처스의 역할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크게 잘 할 수 있도록 늘 스타트업을 밀어준다.

어떤 분야가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지, 어떤 분야를 눈여겨 주목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알토스벤처스는 꼭 한 분야를 정해서 이 분야에 뛰어드는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정해놓지 않는다. 어떤 분야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도 안 한다.

 

 

“VC 비즈니스는 어떤 새가 날아갈까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날아가는 새들 중 하나를 정해서 그 새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VC들의 업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말에 깊이 공감한다. 알토스벤처스도 그 생각을 따르는 VC가 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비관적으로 보는 분야라도 우리가 보기에 좋은 회사는 투자를 진행하고, 최근 떠오르는 분야라도 우리와 핏이 맞지 않는다면 투자하지 않는다.

모든 VC들이 좋은 팀을 만나고 싶어 한다. 알토스벤처스가 생각하는 좋은 팀의 첫 번째 조건은 정직함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과 상황에 대해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팀을 만나고 싶다. 상황이 나쁘면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이것을 인정하는 순간 솔루션을 찾기 위해 정직하게 노력하는 팀을 만나고 싶다. 정직한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는 자신감이 있다. 반대로 상황이 좋아졌을 땐 또 좋아졌다고 인정하는 정직함도 필요하다. 이럴 땐 자신의 좋은 상황을 인정하고 더 적극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알토스벤처스가 생각하는 좋은 팀의 두 번째 조건은 절실함이다. 사실 스타트업이 성공에 너무 절실하면, 그러니까 성공에서 약간 멀게 느껴져서 성공을 절실하게 여기면 VC들이 불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알토스벤처스는 우리를 약간 긴장시키는 팀이 좋다(웃음) VC를 긴장시킬 정도로 절실해서 사업에 당면한 문제들을 정직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팀을 원한다.

 

 

알토스벤처스는 투자대상 스타트업을 고를 때 ‘왜 이 스타트업이 지금 이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알토스벤처스는 왜 지금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한다. 의외로 많은 서비스들이 지금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10년 후 비슷한 서비스가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 늦게 뛰어들어서 망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더 일찍 뛰어들어서 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성공과 실패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Why now?’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아주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부터 투자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트랙션과 지표가 의미 있게 느껴질 때부터 투자를 고려한다. 트랙션이란 스타트업이 내놓은 서비스와 제품이 있을 때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이 얼마나 그 서비스를 좋아하는가를 지표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이 두 지표가 굉장히, 눈에 띄게 잘하고 있으면 당장 매출이 나지 않더라도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바라보기 시작한다. 성장 속도가 무섭게 치고 올라가지 않더라도 깊게 관찰하며 그 후에 거래액과 매출 등을 살펴본다. 매출이 일어나기 전에 여러 가지 leading indicator가 무엇인지도 꼼꼼히 살펴본다. 이 요소들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만 스타트 업을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다. 심사역들과도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하며 투자를 결정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처음 투자할 때 주로 20억과 40억 사이로 투자를 진행한다. 그러나 가끔씩,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굉장히 적극적으로 큰 금액의 투자를 진행할 때가 있다. 특정 스타트업이 더 많은 금액을 투자 받고 더 빨리 뛰어올라야만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커진다고 느껴질 때는 최대한 많은 파트너나 LP, 다른 투자가들을 설득해 더 큰 금액을 투자하려 한다.

어떤 회사는 타이밍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금액을 투자 받아 실패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많은 투자금을 기반으로 더 치고 나가야 할 때 시기를 놓쳐서 투자 받지 못하고 주저앉아버리는 경우가 정말 많다. 알토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분명히 그런 일이 있었다. 이런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 사업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정말 필요하다고 여겨질 때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회사에 끌어들이며 더 빨리 가라고 밀어붙인다. VC에게는 이런 추진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스타트업들에게 무리해서 해외 진출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특정 스타트업이 속한 분야의 국내 시장이 크다면 무리해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 시장이 충분히 크다면 오히려 ‘여기서 집중해서 반드시 이기자’는 전략을 추구하는 게 옳다. 모든 시장과 모든 분야는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알토스벤처스에는 총 다섯 명의 멤버가 있다. 세 명의 멤버가 한국 오피스를 관리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조인하신 오문석 심사역은 골드만삭스 투자팀에 있었지만 알토스벤처스와 배달의민족에 투자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고, 직방까지 함께 투자하며 더 깊게 알아가게 되었다. 지금은 함께 투자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한국의 좋은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다른 투자사와 달리, 투자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다섯 명의 모든 심사역이 그 투자 건의 담당자가 된다. 이 다섯 명의 담당자가 자유롭게 질문과 대답을 진행하고 자신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끌어온다. 책임도 모두가 함께 진다. 두 명의 멤버가 1996년부터 알토스벤처스에 있었고 한 명은 2000년에 조인했다. 박희은 심사역은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했던 스타트업 이음의 대표로 있다가 알토스벤처스의 심사역이 됐다. 알토스벤처스는 한 번 같이 일하기 시작하면 영원히 떠날 수 없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알토스벤처스에 financial interest가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가장 높은 수익을 안겨다 주려 한다. 좋은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해서 그 회사를 많이 키우고, 그 기간이 짧건 길건 좋은 결과가 있으면 그 성과를 LP들에게 바로 공유하고 나눠가질 수 있도록 한다. 지금 알토스벤처스에는 각종 대학 연금과 Fund of Funds, Family Office가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관 투자자 중에는 GS샵과 네이버, SBS, 디캠프, 마루180의 아산나눔재단 등이 있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 박희은 심사역, 오문석 심사역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Q. (임정욱) 김한준 대표는 중학교에 진학하기도 전 미국으로 간 재미교포였다.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를 공부하셨어야 하는 분인거다(웃음) 교포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먼저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 특별히 그렇게 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A. (김한준) 알토스벤처스도 처음에는 실리콘밸리 위주의 투자를 진행했다. 그런데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 밸류에이션들도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하니, 투자사들도 그 시장 안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껴졌다. 투자가로서는 투자 대비 성과가 합리적이어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래서 더 많이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어떤 것이 있을까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고 그때 한국 시장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2012년 본엔젤스의 장병규 고문이나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와 같은 분들이 엔젤 투자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창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시간과 자기 돈을 쏟아부으며 투자를 하고 이익을 만들어내는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는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하는 것은 이와 같은 생태계 덕분이라는 생각을 매일같이 해왔다. 자연스럽게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 박희은 심사역은 다른 VC 들과 다르게 SNS도 열심히 하고 이를 통해 본인의 생각을 자주 밝힌다. 포트폴리오 홍보도 활발하게 한다. 알림 설정을 해놓으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알토스벤처스 포트폴리오 이야기가 타임라인에 올라오면 실시간으로 좋아요를 눌러주신다(웃음) 실제로 알토스벤처스의 모든 멤버들이 포트폴리오를 사랑한다는 게 느껴져서 정말 좋은 팀원들로 구성된 VC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A. (김한준) 박희은 심사역은 창업했던 이음을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앞으로 무엇을 하며 지낼지 가볍게 저녁을 먹다가 모셔왔다(웃음) 박희은 심사역이 모든 파트너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 정말 똑똑하고 열정 넘치는 사람이라는 점에 확신을 가졌다. 알토스벤처스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다.

A. (박희은) 알토스벤처스에서의 생활은 힐링 그 자체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정 넘치는 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분들과 계속 같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라는 곳 역시 남들과 다른 포지션에서 열심히, 합리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정말 행복하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나 김한준 대표는 벤처캐피털 업계에 많은 자극을 주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는 시각과 문화를 알려주고 실제로 이를 실행하며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지금까지 다른 VC보다도 유독 사람, 시장, 모험성 등을 강조했는데 이렇게 좋은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할 수 있었던 강점이 궁금하다.

A. (박희은) 좋은 사람을 많이 알고 있으며,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알기 위해 노력한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를 고민하는 스타트업의 90%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만난 스타트업들이다. 특히 알토스벤처스가 이전에 투자했던 스타트업 대표들이 소개해주고 추천해주는 회사를 더 신경 써서 만나는 편이다. 좋은 사람에게 추천받았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링크드인 등을 통해 그 사람의 레퍼런스 체크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보조적인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서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스타트업, 새로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늘 열심히 돌아다닌다. 지금까지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도 그런 식으로 만난 분들이 많다.

 

Q. (임정욱) 결국 실리콘밸리에서 말하듯 내가 투자해서 나를 성공하게 해준 사람이 소개한 스타트업을 만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다면 그런 링크가 없음에도 내가 정말 좋은 아이템이 있을 때, 어떻게든 알토스벤처스를 만나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박희은) 알토스벤처스에게도 콜드콜 메일이 많이 온다. 답장을 다 하지 못하더라도 모두 읽는다.

A. (김한준) 비바리퍼블리카는 소개받은 케이스가 아니다. 마루180에서 퀄컴벤처스와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 때 만났다. 그때 비바리퍼블리카가 사업 아이템을 발표했는데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가 굉장히 인상이 깊어서 바로 미팅을 잡고 투자를 진행했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비바리퍼블리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2014년 5월에 이승건 대표를 만났을 때 과연 토스가 투자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가?라고 고민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이런 작은 스타트업과 제휴해줄 리 없고 무료로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것도 수익모델 측면에서 맞지 않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한국의 금융업은 규제가 굉장히 심한 분야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2달 정도 뒤 알토스벤처스가 10억을 투자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 알토스벤처스가 초기 투자하지 않았다면 최근의 큰 투자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는지 비하인드스토리가 궁금하다.

A. (김한준) 이승건 대표를 만났을 때 토스의 서비스 진행 방식과 비바리퍼블리카의 비젼에 대해 굉장히 설명을 잘 해주었다. 그래서 투자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물론 우리도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다. 금융업 분야에서 전문가가 아니니 해당 산업의 원로 전문가를 불러서 이승건 대표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그때 그분이 미팅 시작 전 일찍 오셔서 우리에게 ‘이 모델에 투자하기로 모두 결정된 사안이냐? 해서는 안된다. 절대 안 될 거다. 내가 질문하는 내용을 잘 듣다 보면 이 회사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승건 대표와 인터뷰가 끝날 즈음 그분께서 ‘저도 투자에 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다. 이승건 대표는 정말 설득력 있는 사람이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은행권들도 설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졌으며, 혹여 규제에 부딪히더라도 국회에 나가서 핀테크 산업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일 거라고 믿었다. 
알토스벤처스는 투자를 체결하기 전 ‘나중에 이 투자가 실패했을 때 우리가 투자했다는 것을 후회할 것이냐 후회하지 않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초기 투자를 진행할 때 더더욱 그렇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앞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정말 엄청난 볼륨을 가진 회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서비스가 잘 돼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 위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이 얹힐 것이고 나중에는 우리나라에 있는 은행 규모에 걸맞은 스타트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투자해서 날리면 10억이지만 잘 된다면 정말 엄청난 숫자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했다.

(오문석) 한국에서 200억 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모집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여기저기 투자자들과 이야기해서 겨우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그 이후 500억 원, 600억 원 규모는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투자사를 해외에서 찾게 되는데 해외에서 어떤 투자자가 있고 국내에는 누가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늘 하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사들을 참여시킬 때는 현재 스타트업이 사업하고 있는 시장이 큰 규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인지가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그 시장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잘 구축했는가가 중요하다. 몇천억 원 정도의 규모를 뛰어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잘 실행할 수 있는 좋은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가 중요한 조건이다. 스타트업이 규모 있는 사업을 달성할 수 있는가, 이 규모를 달성할 수 있는 허들을 잘 넘고 있는가에 다들 주목하는 것 같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해외에서 관심을 많이 갖는다. 알토스벤처스가 소개하지 않더라도 이미 해외 투자사들에서 검토하고 있는 좋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다.

 

Q. (임정욱) 배달의민족도 이런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했는가?

A. (오문석) 당시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케이터링 회사를 인수했고, 투자를 진행 중이었다. 케이터링 서비스가 미국에서 상장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배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분야도 충분히 매력적인 BM을 수립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김한준 대표의 설득도 큰 영향을 끼쳤다. ‘배달업은 인구밀도와 인프라가 중요한 업종인데 한국은 이 두 가지가 잘 충족되어 있는 시장이다. 충분히 좋은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에 다들 공감했다.

 

 

Q. (임정욱) 말씀하시는 스타트업 투자 모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게임이다. 그렇게 투자했다가 실패한 후 후회한 경험은 없는가?

A. (김한준) 후회는 없다. 오히려 더 크게 투자하지 못해서 아쉬운 경우들이 있다. 리모택시의 예를 들어보겠다. 알토스벤처스가 10억 넘게 투자를 했는데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괜찮다. 그 정도 투자는 늘 할 수 있다. 그런데 비트패킹컴퍼니는 정말 아쉽고 후회된다. 몇 백만 명의 사용자를 빠른 시간 동안 만들었는데 알토스벤처스가 더 열심히 도와주지 못해서, 더 큰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해서 자신들이 가진 것을 다 증명하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많은 것을 증명하려면 200억 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이만큼의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간에 사업이 중단된 게 아닌가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런 기회가 있으면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비바리퍼블리카가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200억 원 또는 300억 원 규모 정도의 투자금을 필요로 할 때, 알토스벤처스가 오히려 나서서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해서 확실하게 보여줄 때까지 가자’라는 생각을 했다.

 

Q. (임정욱)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순수 테크 기반의 스타트업은 없어 보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김한준) 알토스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고객들과 소비생활에 다가간 서비스가 많아서 테크 기반 스타트업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스타트업들의 기술 부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술력이 풍부해서 정말 유명한, 그러니까 좋은 CTO와 개발자들이 포진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굉장히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기술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지금 당장 비즈니스 모델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투자하자고 결심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도 좋았다.
기술이 훌륭하면 당연히 좋다. 그렇지만 ‘우리는 기술을 갖고 있고 굉장히 똑똑한 사람들이니 투자해달라’라는 접근은 좋지 않다고 본다. 비즈니스 모델 없이, 비즈니스 감각 없이 똑똑한 기술만 갖고 있다고 해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토스벤처스는 창업자가 어떤 회사를 만들지 상상하고 그림을 그릴 때 그것을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지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기술로 우리가 회사의 그림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아니다.

 

Q. (임정욱) 알토스와 미팅을 한 후 거절당하더라도 계속 연락을 취하고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있는가?

A. (김한준) 처음 미팅 때 보완되었으면 하는 지표를 달성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셔도 좋다. 한 달이 되었건 일 년이 되었건 상관없다. 회사가 더 좋아졌을 때 눈에 띄는 지표가 있다면, 그리고 이것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연락 주셔도 좋다. 그런 스타트업은 또다시 만나게 되고 다시 대화하게 된다.

 

Q. (임정욱) 실패한 경험이 있는 창업자에게도 계속 투자하는가?

A. (박희은) 당연히 그렇다. 포트폴리오 사 대표들 중 신용불량자도 서너 분 있는 것 같다(웃음) 창업했던 경험이 있는 창업 가를 더 높이 사는 경험이 있다. 한 번 스타트 업을 경험하고 나면 이 사이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고난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생각들도 완벽하진 않지만 예측 불가능한 것들을 줄여주는 선택을 하게 되면서 보다 더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스타트업을 선호한다.

 

 

 

Q. (임정욱) 매년 애뉴얼 미팅을 진행하면서 미국의 LP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기존의 포트폴리오와 그 성과에 대해 설명한다. 이렇게 설명하는 과정 자체가 영향이 있는지, 그리고 미국의 LP들이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A. (김한준) 아직까지 한국을 접하지 못한 실리콘밸리 투자자가 많다. 물론 이런 사람들에게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소개하면 처음에는 놀라거나 두려워한다. 우선 달러가 아닌 원화로 모든 계산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끼고 회사의 정관도 너무나 달라 걱정한다. 스타트업이 파산하면 나의 권리가 어디까지 보호가 되는지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알토스벤처스가 잘 설명해주려고 한다. 무엇보다 한국이 어떤 곳이냐고 물으면 한국은 정말 좋은 곳이라며 일단 와보라고 한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여건들을 함께 설명해준다. 알토스벤처스의 LP 미팅과 애뉴얼 미팅을 통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회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 중 late stage financing을 받는 스타트업을 보면 LP들의 공동투자가 많다. 대부분 애뉴얼 미팅을 통해서 서로를, 스타트업을 더 알아가고 자신감과 확신을 가진 채로 투자에 임하는 경우다. 알토스벤처스가 여는 이벤트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이기도 하다.

Q. (임정욱) 이런 중요한 접점을 만들어주고 문호를 열어준다는 것 자체가 토종 한국 VC들이 하기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알토스같은 존재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A. (김한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꼭 한국 VC가 아니더라도 한국 시장을 해외에 소개하려는 VC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Q. (임정욱)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면서, 음식 배달하는 스타트업으로 무슨 4차 산업혁명을 하냐,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개발해야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다(웃음) 이런 질문을 생각보다 정말 자주 받는데 알토스벤처스의 생각은 다를 것 같다.

A. (박희은) 그런 의견을 정말 많이 듣는다. 알토스벤처스는 앱쪼가리에나 투자하고 왜 우리 같은 기술 회사에 투자하지 않냐고 따지는 분들도 계시고(웃음) 김한준 대표가 방금 말한 것처럼,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회사들은 소비자와 시장에 가까이 다가서 있어서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 사실 기술력이 정말 대단한 회사들이다. 서비스가 튼튼해서 기술력이 묻히는 스타트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A. (김한준) 미국의 가장 큰 기업은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이다. 중국의 가장 큰 기업은 알리바바와 텐센트다. 결국은 소비자에게 가까운 회사들이 자신들의 고객을 대상으로 굉장히 고도화된 기술을 펴내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창출해낸다. 결국 시장에서 쓸모가 있고 서비스에서 활용될 수 있어야만 값어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는 투자하려는 스타트업을 고려할 때 이 기술들이, 이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고 얼마나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를 고려한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가 한국 스타트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한지 5년 정도 된 것 같다. 한국은 스타트업하기에 어떤 나라인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A. (김한준) 무엇이든 안된다고 하는 정부의 태도를 바꿨으면 한다. 모든 스타트업의 바람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편하게 경쟁할 수 있게끔 좀 해주셨으면 한다. 최근 배달앱과 관련된 논란이 언론에 계속해서 등장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나와있는 배달 수수료 앱이 비싸게 느껴지면 언젠가는 배달 수수료가 저렴한 서비스가 나오게 된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시장 진입이 발생한다.

A. (오문석)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파산 절차가 너무 어렵다. 재창업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개개인이 창업에 실패했을 때 개인이 지게 되는 부담이 너무나 어마어마해서 쉽사리 창업에 도전하지 못하고 재창업은 더더욱 어렵다. 이 부분에서 지원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