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펀딩클럽-LB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여섯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LB인베스트먼트입니다. 행사는 박기호 대표의 LB인베스트먼트 소개, 박기호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격주간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테헤란로 펀딩클럽에서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권혁태 대표님을 모십니다. 참가신청은 여기(http://bit.ly/2oa1asU)서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LB인베스트먼트 소개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LG그룹이 설립한 투자사다. 2008년 Look Beyond라는 뜻을 가진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0년, 국내에서 베스트 벤처캐피털 회사로 선정이 되었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중국 내 외자계 투자사 중 Top 4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참고로 중국에는 외자계 투자사가 2천 개 정도 있으며 전체 20조의 투자를 집행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21년간 418개 기업에 1조 2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85개의 기업이 IPO, M&A에 성공했다. 벤처캐피털의 규모는 운용 자산, 즉 AUM을 척도로 측정하는데 현재 LB인베스트먼트의 AUM은 6,200억 원대, 국내에서 두 번째 의 AUM을 자랑하고 있다. 85개의 Exit 성공 기업 외에도 주목할만한 포트폴리오는 약 80여 개 정도이다. 다른 벤처캐피털리스트에 비해 포트폴리오 수가 적은 편인데 많은 벤처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투자를 집행하면 그 스타트업이 커나갈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고 그들에게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성과를 끌고 나가려고 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와 같은 전략으로 21년간 연 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한중 스타트업에 1,500억 원을 투자해 4,000억 원대 이상을 회수했다. 펀드의 성과와 퍼포먼스 기준으로는 이미 글로벌 VC 스탠더드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랜드마크가 될만한 벤처 투자에는 각 단계별로 참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밑바탕을 쌓아가고 있다.

 


 

# L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편이며,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이미 국내의 각 분야별로 선두권을 형성하는 기업들이다. 이 회사들이 모두 초기 단계일 때 투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에 투자할 때도 5억 원, 10억 원정도의 금액이 아니라 20억 원을 내외하는 수준에서 투자를 집행한다. 최근 네이버가 투자한 오픈갤러리와 아이엠컴퍼니의 경우, 매출이 없을 때 20억 원을 투자했다. TLX PASS도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 30억을 투자했고 스타일쉐어도 매출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 25억 원을 투자했다. 2016년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840억 원 중 55%가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 때 이루어진 투자였다.

LB인베스트먼트의 초기 투자는 다른 벤처캐피털의 초기 투자와 약간 다르게 후속 투자를 염두에 둔 초기 투자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금까지 투자한 초기 기업들에 후속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투자, 그리고 후속 투자를 염두에 둔 큰 금액의 초기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시리즈 A에서 시리즈 B 단계의 투자에 주로 참여하며 시리즈 C 투자는 가급적 지양하는 편이다. 시리즈 C 투자는 LB인베스트먼트가 지원할 수 있는 재원보다 더 큰 재원을 필요로 할 때가 많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성과가 나오기도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를 집행한 스타트업의 1/3에 후속 투자를 진행한다. 각 스타트업에 대한 평균 투자 규모는 10억 원에서 50억 원 사이를 유지하는데, 처음에 10억 원을 투자하는 케이스는 기본적으로 후속 투자 단계에서 최종 40억 원 정도의 투자 금액을 달성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한다. 10억 원만 단일로 들어가는 사례는 거의 없다. 단위 투자가 10억대인 케이스는 바로 다음에 후속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기본 전제가 깔린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사인 스탠다임을 예로 들면, 스탠다임에 처음 5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는데 스탠다임을 대상으로 한 후속 투자를 당장 올해 또는 내년에 집행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런 전략 안에서 평균적으로는 기업당 35억 원 규모 정도의 투자를 집행한다.

또한 LB인베스트먼트는 후속투자 단계에서도 다른 VC들의 투자를 따라 들어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선도하려고 하고 그에 맞는 밸류 애딩을 지원한다. LB인베스트먼트가 구축해놓은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해외와 중국 시장의 투자를 이끌어오며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최대한으로 도와준다.

 

 

2016년에 투자 집중 분야를 크게 다섯 개 분야로 나눴다. 모바일, 콘텐츠/미디어, B2C, 바이오/헬스케어, IT 컨버젼스 다섯 개 분야다. 전체 심사역은 시니어 그룹과 주니어 그룹을 나누어 운영 중이며 투자금액의 60%-70%는 한국에, 나머지 투자금액의 30%-40%는 해외(특히 중국)에 집행하고 있다. 전년도 투자금액인 840억 원 중 600억 원은 한국 벤처에, 240억 원은 중국 벤처에 투자했다. 투자 기간은 평균적으로 4년에서 5년을 목표로 하며 실제로는 5년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

밸류 애딩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자는 것이 기본 다짐이며, 이 과정에서 마케팅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조언을 드린다. 펀딩이나 해외 자금 연결, IPO와 M&A까지 스타트업의 옆에서 항상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려고 한다.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중국 스타트업의 Exit은 주로 인수합병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포트폴리오 내 상당수의 벤처들이 바이두에 인수되었다.

 


 

# LB인베스트먼트와 포트폴리오

 

LB인베스트먼트가 생각하는 좋은 딜의 조건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우선 리더십을 갖춘 key man들이 얼마나 잘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심사역들이 1차 리뷰를 거치고, 수정/보완된 가치나 예측에 따라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데 이 수가 처음 검토하는 기업들의 반도 안되는데 스타트업의 핵심 멤버들이 이 팀을 얼마나 잘 끌고 가느냐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트업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 LB인베스트먼트는 great people이 great company를 만든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great people에 더해지는 투자와 기타 다양한 지원들이 great company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또한 이 great people이 최대한의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투자 후 적극적으로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도움을 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시장 전체를 보면 유사한 규모의 VC에 비해 LB인베스트먼트는 포트폴리오 수가 적은 편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재원을 공급하면서 우리의 한정적인 리소스를 최대한 집중시키고, 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밸류 애딩에 전력을 더하자는 주의다. 그러기 위해 스타트업들이 어떤 관점을 갖고 움직이고 있는지 충분히 파악해야 하며 이들의 sensibility에 함께 맞추어 움직여야 한다. 21년간 VC로서의 믿음이 하나 있는데, 기계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사람들은 이런 미션과 호흡을 절대 따라오지 못하고,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성공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IPO를 했을 때 그 기업가치가 2,000억 원이 되지 않을만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의 잠재가치가 IPO 시 2,000억 원이 넘어야만 그것이 충분히 의미 있는 투자라고 생각하며, 그래야만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남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제로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약 17개 기업이 IPO 및 M&A에 성공했는데 평균 기업가치가 2,000억 원 후반대였다. 이 기업들은 물론 LB인베스트먼트가 초기 단계부터 넉넉한 자금을 투자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기업들이다. 이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면 펀드 조성이라는 과정에 유의미하게 이 성과가 작동하게 되고, 투자 업체들, 중국의 네트워크, 한국의 네트워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이 모든 과정이 LB인베스트먼트가 추구하고 있는 전략이다.

 

 

투자 사례를 6개 정도 뽑아보았다. PEARL ABYSS는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온라인 게임 회사이며 2010년 설립되었다. 당시에 모바일 게임만이 주류인 상태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지만 LB인베스트먼트는 이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고, 그 후에 LB인베스트먼트의 심사역이 이 회사의 대표로 스카우트가 되기도 했다. 심사역이 스톡옵션과 함께 스카우트가 되며 LB인베스트먼트와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초기에 투자에 참여한 사례다. 일정 단계가 지나고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중국의 레전드 캐피털을 LB인베스트먼트가 인바이트 했고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현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이 워낙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O2O 서비스인 직방은 late stage에 50억 원으로 참여했는데 이 단계가 시리즈 B에서 시리즈 C단계였다. 스타일쉐어나 오픈갤러리 역시 초기부터 큰 금액을 투자한 사례다. 스타일쉐어의 경우 여성 커뮤니티의 성장성과 이커머스로의 전환 가능성을 파악하고 초기에 25억 원을 투자했다. 오픈갤러리 역시 작년 9월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에 20억 원을 투자한 사례다. 지금은 작고 영세한 기업이지만 최소한 앞으로 대중화될 미술품 렌트, 경매 시장에 넘버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은 그 분야의 1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투자를 진행한다. 중국의 경우 5위 안에만 들어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LB인베스트먼트의 기준이다.

 


 

# 더 많은, 더 큰 유니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최대 기업 500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포춘 글로벌 500이라고도 불리는 순위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7개 기업이 포춘 500에 포함됐다.반면 중국의 경우 1993년에는 0개 였지만, 2015년에는 98개로 성장했다. 12년 만에 어마어마한 숫자로 성장한 것이다. 미국은 2003년 192개에서 2015년 128개로 오히려 줄었다. 유니콘 개수를 보면 중국이 153개, 미국이 328개, 우리나라는 오피셜 하게 3개다. 포츈 글로벌 500이 현재 글로벌 경제의 지도를 대변한다고 볼 때, 이 유니콘 숫자들은 미래의 글로벌 경제 지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포츈 500에서 보이는 숫자들과 각국의 유니콘 숫자, 각국의 GDP 사이즈, 각국의 경제성장률을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면 사실 참담한 심정이 들곤 한다.

 

 

한국의 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유니콘 기업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처음부터 강한 유니콘 스타트업이 아니라 초기부터 역경을 극복해나가며 성장하는 유니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VC 투자가 이루어지고 이 도전들을 든든하게 서포트해줄 수 있어야 한다. 든든하게 스타트업의 승부를 지원해줄 수 있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VC가 열정적으로 스타트업을 도와주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globally expandable business로 중무장된 스타트업과 함께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이들의 조합이 이렇게나 참담한 지형도(포츈 글로벌 500, 각국의 유니콘 상황)를 개선할 수 있고 그 경쟁력이 결국은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렇게 한국 경제의 경쟁력,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될만한 기업에 과감하게 몰아서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우리의 역량을 다 쏟아 붓자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10년간 약 20개의 중국 벤처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중국에서 LB인베스트먼트는 훌륭한 외자계 VC로 평가받으며 중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매주 월요일 아침 중국과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딜들에 대한 상황을 모든 구성원들이 다 공유한다. 아이템의 주제와 pre value, 현재의 status, market potential, valuation, 진행과정을 모두 공유한다. 이 스터디를 5년간 매일같이 한다. 이렇게 5년간 매일같이 공부하다 보니 중국의 변화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중국의 VC들을 만나다 보면 우리보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큰 사이즈에 항상 놀란다. 그들은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뛰어나서 네트워킹, 밸류애딩, 마케팅 지원 등이 우리의 시스템보다 훨씬 더 전문화되어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 진출에 관심있는 스타트업과 벤처를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과 연결해주면서 성장의 기회를 도모한다.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이 좋은 스타트업이라는 믿음,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을 중국 VC들과 연결해주고 이들에게 함께 투자해서 중국 시장으로의 판로를 열어주고 싶다. 그들의 좋은 자금과 시스템을 받아들여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돕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본적으로 올해도 800억 원에서 1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고 몇년 간 성과를 잘 내고 있기 때문에 신규 펀드 조성에도 큰 문제가 없다. 이 과정에서도 기본적으로 50% 이상은 시리즈A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다. 좋은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을 만나기 위해 비즈니스 인큐베이팅을 진행하는 좋은 국내외 플레이어들을 아주 자주 만나고 있으며 끊임없이 소개받는다.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Global VC의 기준이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2.5x 멀티플, IRR 15%를 달성하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미 그 스테이지에 포함이 되어있다. 그래서 LB인베스트먼트는 좋은 성과를 계속 유지해나가고 이를 더 발전시키며 스타트업들이 국내외의 좋은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도울 것이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중 유니콘으로 불리는 기업들은 어떤 기업이 있는지?

A. 아까 사례를 소개하며 언급했던 PEARL ABYSS가 상장하면서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예상하고 있다. 바디프렌드가 작년에 900억 원 대 이익을 달성했다. 옐로모바일, 네이쳐리퍼블릭도 공식적으로 유니콘에 포함이 되어 있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중 한국 기업을 이렇게 4개가 유니콘이라고 보시면 된다.

 

Q.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대개 VC라면 IT 분야에 투자하는 창투사만 생각하지 않나. 바이오나 화장품 브랜드, 심지어 연예기획사까지 투자하고 있는데, 연예기획사 같은 곳들도 나중에 scale-up이 가능한 스타트업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A. LB인베스트먼트가 원래 LG 배경이 있다 보니 LG가 잘하고 있는 가전이나 전자, 디스플레이 부분에 투자를 하기도 했었다. 장비나 전체적인 전자 생태계에 많은 투자를 집행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성과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Heavy industry가 legacy time을 지나며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분야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소위 우리나라의 기계를 만드는 중소 회사들이 굉장히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때 중국에서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중국은 우리보다 이미 먼저 공급 과잉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글로벌 트렌드의 변화에서 한국이 가장 경쟁 있는 분야가 뭘까 라는 고민을 내부적으로 정말 많이 했다.

결국 6년 전에 과감하게 투자 방향을 바꿨다. 메이저 VC 중엔 LB인베스트먼트가 가장 선도적으로 새로운 업종에 큰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했다. 그때 대표적으로 옐로모바일과 4시33분에 투자했고 이 기업들이 성과를 내며 펀드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 중국 시장에서 봤을 때 한국의 K-pop 시장은 약 1조 대의 시장이며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2조 원을 예측하고 있다. K-pop 시장은 굉장히 양극화가 심해서 소수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게임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잘하는 중소기업들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당시 LB인베스트먼트의 투자는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에 도전할 규모는 아니었기 때문에 기획능력과 트레이닝 능력이 있으면서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또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

 

 

Q.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딜 소싱은 주로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LB인베스트먼트를 만나고 싶은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팁을 나눠주시면 좋겠다.

A. L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에서 소개받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VC들의 네트워크나 Financial Agent의 소개보다는 산업에서 직접 뛰고 있는 사람들, 또는 전문화되어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회사들이 소개해주는 기업들을 만나고 싶다. 이런 스타트업에 투자했을 때 결과도 좋았다. LB인베스트먼트가 이미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함께 일을 진행하며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고 삼성이나 LG, 네이버 등 실제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다. 관심 있는 분야의 상황을 열심히 살펴보다가 실제로 활동하는 분들이 좋은 기업을 이야기하면 직접 접촉하고 대화도 나눠본다. 이렇게 소개받거나 산업 군에서 주목할만한 스타트업은 지금 당장 투자를 결정하지 않아도 오래오래 지켜보는 편이다. 
더파머스가 운영하는 마켓컬리라는 신선 식자재 공급 및 유통 스타트업을 예로 들어보겠다. LB인베스트먼트가 더파머스에게 투자를 하기까지 8개월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만 해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중국 스타트업에게 중국 VC와 함께 투자를 했었는데 마켓 사이즈나 배송 과정을 볼 때 한국 시장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무려 8개월을 지켜봤고 그 후에야 투자를 결정했다. 다만 계속해서 접촉하고 연락을 했고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마켓컬리 대표님도 여러 차례 만나며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당장 투자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관계를 맺고 이들을 지켜보겠다는 기본원칙을 고수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완되었으면 좋겠는 과정이 있고 이번 라운드에서 투자를 집행하지 않더라도 시리즈 B 라운드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가 다른 파트너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LB인베스트먼트에게 초기에 설명했던 마일스톤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도 살펴본다. 최근에 스크린 야구를 개발하는 클라우드게이트라는 회사에 투자했는데 이 기업의 경우 LB인베스트먼트가 첫 투자 단계에 참여하지 못해서 무려 7개월을 후속 투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다음 라운드가 왔을 때는 당연히 LB인베스트먼트가 리드 인베스터로 참여했다. LB인베스트먼트의 멤버들은 어떤 벤처 건 일단 만나서 커뮤니케이션해보고, 이들이 지속적인 관계를 어떻게 끌고나가는지 어떻게 자신의 단계를 증명해나가는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Q. ‘잘 될 것 같은’ 스타트업을 가려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지.

A. 축구를 할 때 공격수가 공을 정면에서 차면 골키퍼들이 상당수 그 공을 막아낸다. 자신의 능력이 탄탄한 좋은 선수들은 임기응변에 강해서 정면으로 공을 차기보다는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그러니까 허를 찌르는 슛을 날린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정면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좋지만 변화하는 힘을 담아 허를 찌르는 행동이 오히려 중요한 포인트를 해결하곤 한다. 그래서 좋은 팀, 그러니까 스타트업의 자체적인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BM은 얼마든지 바뀐다. 처음 투자 단계에서 논의했던 모델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상당히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바뀐다. 코어 역량을 가지고 있는 팀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업 수익 모델이 바뀌더라도 그 중심을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 강력한 코어를 기반으로 사업을 수행해나가고 시장에 대응하며 자신들의 중간 단계를 달성해내는 팀이 가장 잘 되는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Q. 압도적인 기술력에 반해 확신을 갖고 투자한 사례도 있었는가?

A.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한국 시장은 무엇보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빨랐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면서 그때그때 찾아오는 변화에 맞춰가는 사례가 많았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이나 벤처기업들이 2010년 이전에는 B2B 형태를 고수했다. 삼성이나 LG에서 제품을 공금하고 기술까지 검증하는 사업들이 많았는데 이제 이 과정들을 넘어서면서 새롭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는 벤처들이 많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진짜 자신들의 기술을 가진, 그래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릴지라도 자체적으로 승부수를 내밀 수 있는 그런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한다. 물론 해외의 시장 상황과 트렌드도 잘 반영한 기술이어야 한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Exit의 70%가 M&A여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꽤 가능성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투자할 때는 기술 지향성만 바라보진 않는 것 같다.

 

Q. 아까도 중국의 M&A 이야기가 나왔는데, 중국은 그렇게 M&A로 Exit을 많이 하는데 왜 한국은 안된다고 생각하나?

A. 중국은 바이어 세력이 굉장히 막강하다. 소위 BAT라고 불리는 인터넷 기업들과 징동이 어마어마한 아이피오 자금을 쌓아두고 있다. IT 기업뿐 아니라 매뉴팩처링 기업들도 많이 사들인다. 이렇게 바이어 세력이 강력하게 형성되어 많은 딜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이 벤처 기업을 인수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대기업이 아니면 PEF라도 진행해야 되는데 스타트업을 사서 성장시켜서 다른 이들에게 넘길 PEF도 없다. 구조적으로 바이어 세력이 취약한 게 가장 큰 문제다. 물론 최근에는 네이버를 포함한 많은 대기업들이 슬슬 바이어로서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조금 더 M&A를 활성화시키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M&A를 구동할 수 있는 대형 M&A 펀드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대기업들이 펀드 조성을 한다고 해도 이 운영을 대기업이나 정부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실제 M&A에 능통한 전문가들이 펀드 운영을 맡으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으로서의 강점에 집중해 잘할 수 있는 분야의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그 모습을 보며 다른 스타트업들이 도전하고 각자 글로벌로 성장해나가는 이런 과정을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

 

 

Q.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LB인베스트먼트의 상해 법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중국 시장은 방대하다. 한국에서는 작년에 2조 가량의 벤처 투자가 이루어졌다. 중국은 작년에 40조를 달성했다. 한국의 M&A 시장이 1조였는데 중국은 100조였다. 한국 M&A 시장의 딱 100배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1년에 300개에서 400개 사이의 벤처기업이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중국은 딜이 넘친다. 어느 딜에 어떻게 들어가느냐가 문제다. 중국의 투자, 또는 M&A 시장은 우리와 다르게 FA가 활성화되어있다. 시장이 너무 크다 보니 FA도 많다. FA는 Financial Agent의 줄임말인데, FA를 만나러 가면 시장의 딜 리스트가 정말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있다. 중국의 FA들은 어떤 투자사가, 또는 어떤 스타트업이 잘 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으며 때로는 평가도 직접 한다. 좋은 딜에 참여할지 안 할지 고민하고 FA의 도움 등을 받아 선택적으로 결정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늘 ‘선택과 집중’을 고수한다. 그래서 인터넷과 모바일, 미디어 포커스가 아닌 다른 것들은 보지 말자고 다잡으며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 전략이 북경 지역의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M&A로 좋은 결과들을 낳았다. 이 성과들이 본격적으로 상해 법인을 설립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만 해도 중국 VC들의 세계에 함께 어울리는 게 어려웠다. 그렇지만 LB인베스트먼트가 사명을 바꾸기 이전 ‘LG’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고, 초기 펀드에도 그룹명이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국 VC들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 같다.
상해 법인에는 중국의 투자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모든 멤버들이 VC네트워킹과 백그라운드 작업을 해내고 있다. 중국 VC들은 한국 VC보다 밸류 애딩에 대한 의지가 훨씬 더 강하다.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한다. 그런 점이 LB인베스트먼트의 적극적인 자세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LB인베스트먼트 역시 중국의 VC 투자를 유도하는 데 있어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밸류 애딩을 실현하려 한다. 공동 투자도 항상 준비하고 있다. 중국 VC들은 국외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해당 스타트업이 속한 국가의 로컬 VC와 함께 투자하기를 원한다. 로컬 VC가 적극적으로 백업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 역시 해외 VC들의 이런 니즈를 고려해 2,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이 한국으로 진출을 원할 경우에도 물론 LB인베스트먼트가 지원해준다. 포트폴리오 중 하나였던 피피스트림은 태양의 후예를 중국에서 서비스한 IPTV 기업이었다. 피피스트림에 처음 투자했을 때 그들은 여전히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나 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상태였다. 그때 LB인베스트먼트가 SBS와의 네트워크를 열어주고 채널을 확보해주었다. 중국의 신기술 기업들이 LG라는 그룹명을 기반으로 레퍼런스 확보를 요청할 때도 많다. 그럴 때는 그룹사와의 연결도 지원해준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경쟁력이 있어야 그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도 생긴다. 그래야만 밸류 애딩이 가능하고 서로 상호 교환할만한 이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이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가.

A. 한국 벤처가 중국에 가서 자력으로만 성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현지 기업과 긴밀한 제휴 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도 홍콩의 현지 기업과 함께 제휴 브랜드를 만들려고 논의 중이고, 이런 과정에서는 LB인베스트먼트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사드 이후의 정국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투자사가 중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중국의 투자사가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전부 막혀있다고 보면 된다. 모든 산업 분야의 디테일한 것들까지 전부 막혀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제재가 영속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단기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긴 한다.
사실 중국 VC들이 모든 분야의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VC에게 한국 스타트업은 수많은 국외 스타트업 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관심 있는 특정 분야는 분명히 존재한다. 반도체, 미디어, 콘텐츠, 헬스케어 등이 그 예다. 이 분야들에는 중국 VC들이 항상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는 중국과 함께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면 기회가 있다고 본다. 중국은 바이오 분야 자체에 아직 활발하게 투자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헬스케어 쪽의 투자가 더 활발하다. 아직 장기적인 호흡의 투자에는 익숙하지 않아 바이오까지 투자가 확대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한국 스타트업이 내놓는 헬스케어 모델들은 같은 동양인에게 검증된 모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고 늘 관심 있어한다.
중국에서 투자를 논의하다가 당황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사업을 시작할 때 항상 관련 규정을 먼저 따진다. 그런데 중국은 그 어떤 규정도 없다. 반사회적이지만 않으면 된다. 중국에서는 사업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되면 그때 돼서야 규제가 생긴다. 게다가 물론,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 IPTV를 예로 들어보겠다. 중국의 IPTV 서비스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그런데 중국 정부가 어느 날 갑자기 이걸 규제로 막으면 어떡해?’라고 물었더니 중국 투자자가 ‘1억 3천만 명이 보는 걸 정부가 왜 셧다운 해?’라고 답하더라. 이게 그들의 반응이다. 핀테크 분야도 당연히 규제가 없다. LB인베스트먼트가 검토하는 회사 중 하나가 P2P로 자금을 모아주는 회사였다. 작년 연말에 이 회사가 P2P로 1조 원을 모으는데 아무런 관련 규정이 없고 규제도 없었다. 중국은 규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나라가 아니다.
다만 반체제적인 콘텐츠, 집회와 관련된 콘텐츠가 들어가는 순간 무조건 셧다운이다. 그래서 그런지 교육과 방송 분야에는 콘텐츠 내용과 관련된 제약이 많다. 혹시 모르게 발생할 무조건적 셧다운을 막기 위해 이런 서비스에 투자할 때는 보통 정부와 관련된 투자자를 하나씩 초대해서 공동 투자한다.

 

Q.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 역사가 길지 않은 편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미국 같은 분위기가 자리 잡았을까?

A. 초기에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투자 생태계를 이끌었던 모든 가이드가 실리콘밸리에서 왔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중국 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일찌감치 진출한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구조를 짰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미국과 같은 시스템이 자리 잡은 것 같다. 중국은 아주 아주 작은 회사를 만나도 텀시트부터 공개한다. 모든 관행이 실리콘밸리의 그것과 같다.

 

 

Q. 의사결정에서 투자를 철회한 적도 있는지.

A.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VC들의 관행은 전근대적이다. 투자 생태계의 모습에서 비합리적인 상황을 만날 때가 많다.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투자사와 벤처가 만나면 서로 텀시트를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리드 인베스터로 들어갈 주체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 모든 과정들의 기본은 투자 검토기간 중에 텀시트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텀시트 확인을 안 한다. VC가 자신의 텀시트를 보여주지 않으니 벤처는 불안하고 여기저기 다른 투자사와 투자를 논의한다. 그러다 보면 신뢰가 얕아진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관행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LB인베스트먼트는 가급적이면 처음부터 서로의 텀시트를 주고받는다. 텀시트를 바탕으로 기본 컨디션을 공유하고 합의사항을 정한다.
의사결정에서 투자를 철회한 적도 당연히 있다. L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심의위원회를 다 통과하고 나서 이 벤처가 다른 투자자와 더블 딜 한 사실을 알게 됐다. 굉장히 난처했다. 투자자 간 서로 처음부터 다시 조율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진행되던 딜을 중지했다. 이 사례는 과정의 투명성을 해친 사례라고 생각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상대방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만큼 우리도 투명하게 우리의 텀시트를 공개하고, 이 조건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합의해서 전달해주겠다고 사전에 확실하게 약속한다. 우리가 약속을 시켜야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고 그래야만 서로가 존중할 수 있는 투자 생태계가 자리 잡힌다.

 

Q. LB인베스트먼트가 집중하겠다고 밝힌 다섯 개의 분야 중 바이오와 헬스케어에 대해 궁금하다. 혹시 바이오와 헬스케어 중에서도 특별히 더 집중하려는 세부 분야가 있는지? 바이오 스타트업은 투자받을 때 IT 기업과 다른 측면을 장점으로 부각하여야 할 듯한데 팁을 주실 수 있는지?

A. LB인베스트먼트는 다른 VC들에 비해 바이오 투자를 먼저 시작한 편이다. 바이오는 신약개발 등의 분야를 투자하기 때문에 검증되는 임상 과정을 많이 거치는데 이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호흡을 길게 유지하며 이들을 지켜봐 주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신 바이오 분야는 주목할만한 M&A 가능성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기술이나 제품이 개발된 후의 M&A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를 진행한다.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바이오 분야 스타트 업보다 practical 하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더 빨리 나온다. 다른 IT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처럼 구체적으로 매출과 마일스톤, 경쟁력, 시장 잠재력 등을 고려한다.

 

 

Q. 마지막으로 LB인베스트먼트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지, 멤버들은 어떤 분들로 구성되어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A. LB인베스트먼트는 철저하게 산업 분야의 실제 경력이 있는 분들을 위주로 심사역을 뽑는다. 프런트 엔드에서 직접 상품을 기획했거나 마케팅을 했거나 기술을 개발했던 사람들이 심사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일단 딜을 발굴하고 나면 내부적으로 많은 토론을 거치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밸류 애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그렇다 보니 투자할 기업을 무조건 먼저 방문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내부적인 토론을 많이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의사결정을 빨리 하자는 게 LB인베스트먼트의 목표다. 투자가 결정된 후 펀드 내 진행과정으로 어쩔 수 없이 소요되는 시간들을 빼면 일단 투자 결정은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과 이야기한다.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이야기해야 하는 실질적인 투자 결정 과정은 전체 두 달 정도 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렇게 스타트업과 많이, 빨리 소통하기 위해 항상 열려있으며 콜드 콜도 늘 확인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국내 1위가 될 자신감이 있는 스타트업,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면 적어도 중국 스타트업과 경쟁했을 때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그래서 해외의 자본도 모두 함께 끌어들일 수 있는 스타트업을 기다리고 있다.

May 5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

테헤란로 펀딩클럽-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여섯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입니다. 행사는 강석흔 대표의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소개, 강석흔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격주간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테헤란로 펀딩클럽에서는 LB인베스트먼트의 박기호 대표님을 모십니다. 참가신청은 여기(http://bit.ly/2oa1asU)서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이하 본엔젤스)는 이제 11년 차가 되어가는 VC이다. 지금까지 본엔젤스가 기자간담회를 두 번 했다. 첫 번째가 설립 전환 때 한 기자간담회였고 두번째가 첫 번째 펀드 출범할 때 개최한 기자간담회였다. 그 이후에는 종합적으로 본엔젤스에 대해 소개하는 자리가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당시의 기자간담회 이후 본엔젤스 자체적으로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다. 오늘 이 자리가 본엔젤스의 11년 역사를 총정리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늘 발표의 부제는본엔젤스의 도전이다. 우리는 본엔젤스도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본엔젤스는 투자하는 스타트업이기 때문에 매번 도전하고 있다.

본엔젤스는 처음 설립한 이후부터 지금까지 1억에서 5억 사이의 투자를 집행한다.실리콘밸리는 모든 스테이지별로 촘촘하게 투자자들이 기다리고 있지만 한국은 그렇지 않다. 물론 예전에 비해서야 초기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 VC들이 많아졌지만 여전히 해외 스타트업 생태계에 비하면 단계별 투자가 자리잡지는 못한 상황이다. 특히 본엔젤스가 출범하기 이전에는 초기 투자에만 집중하는 VC가 없었다.

왜 어떤 VC들은 건당 10억 원 이상의 투자액만 집행을 하려 했을까? 이들이 자금 공급자의 논리에만 집중하기 때문이다. 투자금의 수요자, 즉 창업자 입장에서는 내가 천만 원이 필요할 때도 있고 삼천만 원이 필요할 때도 있다. 그런데 펀드는 늘 150-200억 이상으로 조성된다.  VC가 펀드를 세팅할 때는 보통 몇 개 정도의 기업에 투자할지 조성 단계에서 미리 설정해둔다. 그런데 일정 금액 이하로 투자를 하면(적은 금액의 투자) 투자 기업수가 갑자기 늘어나게 되고, 관리가 번거로워진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펀드의 총 사이즈와 상관없이, 그리고 각 스타트업에게 투자하는 금액에 상관없이, 미팅을 하고 협상하고 계약서 쓰는 일의 업무 로드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스타트업 투자는 자금만 쥐어주는데서 끝나는 게 아니다. 투자한 스타트업마다 각자 관리가 필요한데 투자 개수가 많아지다 보면 이들의 관리가 너무 어려워진다.

본엔젤스는 설립자들이 곧 투자금의 수요자, 즉 창업자였다. 그러다보니 수요자의 입맛에 맞는 투자 스테이지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절실히 실감하게 되었고 이 상황을 타개하고자 자생적으로 본엔젤스를 설립했다. 그래서 본엔젤스는 늘, 수요자의 관점에 맞춘 최초 VC 사례라는 자부심이 있다. 남들이 보기엔 1, 2, 3억 애매한 금액대의 초기 투자가 사실 창업자들에겐 절실하다. 그래서 처음 설립한 후 5천만 원, 1, 2, 많아야 3억 이내의 투자를 집행했다. 본격적으로 펀드가 설립된 이후에는 4, 5억 정도의 투자도 진행하지만 여전히 1억 언저리의 투자들을 진행한다.

처음 출범할 때 정말 많은 분들이, 정말 다양한 걱정을 해주셨다(웃음) 투자 시장에서,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전통적인 명언이 있다. 이것 때문에 수직 계열화하는 VC들도 많은데, 같은 펀드 내에서 초기 투자와 중기 투자, 후기 투자 단계를 나눠 진행하면 리스크를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처음 초기 투자에만 집중하겠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듣도보도 못했던 초기 투자를 하겠다는 게 말이 되니? 먹고는 살겠니?’라는 말씀을 많이 하셨다. 일부는 장병규 파트너의 엑싯 자금에서 시작된 자선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자존심이 정말 정말 상했고, 본엔젤스가 자리 잡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와신상담했다.

오늘 본엔젤스를 세 가지의 키워드로 설명해보려고 한다. 페이스메이커, 원 펀드, 그리고 뉴 호라이즌이다. 페이스메이커는 본엔젤스의 조직운영이며 철학이고 비전이다. 본엔젤스는 단 하나의 펀드만을 운영한다. 본엔젤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는 VC가 되고 싶으며 그 발자취를 지평선에 남기고 싶다.

페이스메이커는 마라톤에서 30km까지 같이 뛰어주며 육상선수의 페이스를 함께 끌어올려주는 사람이다. 본엔젤스는 스타트업에게 페이스 메이커 VC가 되고 싶다.

VC는 투자금을 주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돈은 다른 사람들과 가장 차별화되지 않는 요소다. 돈 자체는 범용재인 것이다. 굉장히 아이러니한 말이지만 사실이다.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고들 하는데 시중 VC 펀드의 자금과 정부 출자금, 즉 돈은 몇 년 전부터 넘쳐난다. 흔하게 공급자들, 그중에서도 특히 대기업이나 자본이 많은 분들이 처음 VC를 만들 때 하는 말이, 돈이 있으면 다 되는거 아니냐는 말이다(웃음) 큰 펀드를 만들면 알아서 투자 잘 하고 스타트업들이 크는 거 아니야?라고 이야기하는데 사실 이건 가장 초보적인 착각이다.

물론 스타트업이라면, 우리 모두 돈이 아쉽다. 본엔젤스의 파트너들도 창업가였던 시절이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에게 돈이 얼마나 아쉬운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거시적인 산업으로 보면, 다시 이야기하지만, 특히 얼리 스테이지 투자시장에서 돈은 차별화되지 않는 범용재다. 그래서 오직 자금 지원보다는 그 과정을 만들어나가는 페이스 메이킹이 정말 중요하다. 본엔젤스의 파트너들은 IT, 소프트웨어의 백그라운드가 있다 보니 우리가 잘 알고 우리가 직접 페이스 메이킹할 수 있는 분야부터 페이스 메이킹과 투자를 시작했다.

그런데 이 페이스 메이킹이라는 게 정말 손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이다. 심사역은 노동집약적인 일이라서 정말 생각지도 못하는 순간까지 계속해서 노동을 투입해야 한다. 중기, 후기 투자일수록 계약서를 잘 쓰고 숫자만 관리하면 되지만 초기 스타트업들은 정말 손이 많이 간다. 하나의 초기 스타트업과 함께 가는 것도 어려운데 투자 개수까지 늘어나다 보면 운용력이 엄청나게 필요하다. 본엔젤스도 물론 이 과정을 거쳤고, 초기 스타트업 투자가 늘어가면서 본엔젤스의 노동력 투입을 위해 회사 자체의 확대 개편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그래서 본엔젤스 2.0이 탄생했다.

본엔젤스는 세 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아홉 명의 파트너가 있다. 대부분이 창업가 출신이다. 또한 모든 파트너가 창업경험과 개발경험이 있다. 이번 발표를 준비하며 이런 분류를 처음 해봤는데, 본엔젤스는 창업 이력 별로 파트너 분류도 가능하다(웃음) 우선 박지영, 윤종일, 강석흔 파트너가 대학 재학 시절 창업을, 장병규 파트너와 김길연 파트너가 대학원생 시절에 창업을 했다. 김창하 파트너와 전태연 파트너는 직장경험 후 창업을, 송인애 파트너는 본엔젤스 창업 후 창업을 경험했다. 마크 테토 파트너는 직접 창업을 하지는 않았지만 창업에 버금가는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기 때문에 이 부분으로 여러 가지 네트워크를 보완해주고 있다. 전공/직군 배경별로 분류를 하자면 장병규, 전태연, 박지영, 윤종일, 김길연 파트너는 CS전공과 SW 개발 출신이며 김창하 파트너는 NE전공에 SW 개발 출신, 송인애 파트너와 강석흔 대표, 마크 테토 파트너 역시 이공계 출신이다. 박은우 심사역과 이범규 심사역도 모두 소프트웨어 개발 출신이다.

놀랍게도 본엔젤스는 이 엄청난 사람들의 무임금 노동체계를 이끌어가고 있다(웃음) 실리콘밸리에는 많은 선배 창업가들이 벤처 파트너가 되어 후배 스타트업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이들의 페이스 메이킹을 돕는다. 그런데 한국에는 이런 게 없었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어려워 보였다. ‘왜 내가 거기서 월급도 받지 않고 일을 해야 돼?’라고 생각한다. 본엔젤스는 이런 성공한 창업가들의 노동을 끌어들이는 게 특징이자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다. 이 노동은 노동이 아니라 즐거움이며 인내도 포함한다. 초기 스타트업에 조언해주며 지켜본다는 것은 상당한 인내를 필요로 하는 일이다.경영하는 사람은 자기 마음대로 회사 내에서 결정할 수 있지만 투자자는 그게 안되기 때문에 인내심을 필수적으로 가져야 한다. 본엔젤스는 창업가였던 우리의 벤처 파트너들을 투자자로 변신시키고 투자자로서의 자질을 학습시켜드리려 한다. 본엔젤스의 파트너들은 모두 본엔젤스 펀드에 돈을 출자했기 때문에 본엔젤스 그 자체와 강력한 연결고리를 쥐고 있으며 단순한 자문위원이 아니다. 모든 파트너가 LP인 것이다.

은행에서 돈을 대출할 때는 창구에서 어떤 직원을 만나느냐에 따라 대출받을 수 있는 상품이 달라지지 않는다. 그러나 스타트업 투자라는 것은 스타트업 입장에서, 투자사의 어느 임원, 어느 심사역, 어느 담당자와 딜을 시작하느냐에 따라 투자의 운명이 바뀐다. 그러다보니 세 명의 파트너가 있을 때보다는 아홉 명의 파트너가 있을 때 당연히 여러 아이템이 나오고 여러 캐릭터를 논의할 수 있다. 강석흔 대표를 만날 때와 마크 테토를 만날 때 접근하는 방식이 다르고 진행하는 방식이 다르게 된다. 선호와 판단이 다르다. 각 파트너들이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에 확신이 들면 발제를 진행하기 때문에, 투자 담당자의 구성을 다양하게 함으로써 더 다양한 혁신을 담을 수 있었다.

이렇게 다양성을 흡수하기 위해 본엔젤스가 새롭게 시도하고 있는 여러 가지의 운영 시스템이 본엔젤스의 오픈 이노베이션이라고 생각한다. 펀드밖에 있는 사람에게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동등한 권한을 주고, 그들에게 LP로서의 관련성을 부여하고 끌어오는 것이다. 처음에는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할까 고민도 많이 했다. ‘투자의 세계로 굳이 창업자를 끌어와야 하나? 이렇게 귀찮은 일을?’ 하고 고민이 되는 것이다. 투자에 관해 이것저것 알려드렸는데 나중에, 고마웠어. 잘 배웠어, 안녕~’ 하고 개인 투자사를 설립하며 떠나버릴 수도 있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이 이별의 과정조차 다 우리가 해야 하는 역할이고 겪어야 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이 스타트업 생태계를 붐업시키기 위해 해야 하는 일인 것이다. 이 분들이 나중에 투자사를 차려서 본엔젤스와 함께 후속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영원한 안녕도 아니다.

파트너들이 각자의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에 본엔젤스 내부에서 일원화된 결정이 가능하냐고 질문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런데 파트너로 영입한 분들 중 대다수가 본엔젤스에서 실제로 투자를 겪으며 이전에 좋은 관계를 맺었던 분들이기 때문에 서로 일종의 코드를 공유하고 있고 의견이 척척 맞는다. 깊은 신뢰가 기본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VC 내의 조직문화라는 것도 정말 중요하다. 투자를 받을때 투심위원회의 구성과 조직문화를 확인해야 하는 것도 다 이런 이유 때문이다.

초기 스테이지의 투자는, 만약 천 개가 무산되었다면 왜 천 개가 무산되었는지, 안 되는 이유를 모두 설명할 수 있다. 그런데 어떤 일에 대해서 그 일이 안 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것은 너무나 쉬운 일이며, 많은 사람들이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진짜 어려운 것은 안 될 것 같은 일에 대해서도 왜 되는지 설명하고 그 이유를 굳게 끌고 나가는 힘이다. 이게 진짜 조직과 회사를 발전시키는 실력이라고 생각한다.

의외로 많은 VC들이, 무산되는 딜에 대해우리가 놓쳐서 대박 나는 건 그쪽 사정이야, 우리가 투자했을 때 사고만 안 나면 돼라고 말한다. 공공자본이 너무 많이 들어가서 그렇다. 국민의 세금이라는 딜레마가 있기 때문에 이 돈은 함부로 날리면 안 되는 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그런데 초기 기업 투자라는 것은 이 돈 날리는 걸 두려워하면 안 된다. 다른 분석보다도 그 마인드가 최우선 되어야 하는데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 투자 생태계는 지금 그런 마인드가 구조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에 처해있다. 실리콘밸리는 당연히 민간 자본으로 VC펀드가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다들 망할 거라는 걸 알고 있고 그것을 당연하게 여긴다.

본엔젤스는 담당 심사역, 파트너들의 역할을 일종의통역이라고 여긴다. 창업자들은 여러 캐릭터를 갖고 있으며 여러 분야에서 온 사람들이고 여러 혁신을 주장한다. 이들은 처음 보면 다 특이해 보인다. 원래 위대한 혁신일수록 처음에는 허구로 보이는 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함께 투자 딜을 논의하는 담당자의 역할이 크다. 투자 담당자가 창업가와 함께 이 아이디어에 꽂혀서, 하우스로 들어가 창업가들의 이 똘기를 객관적인 수치들로통역해서 소개해야 한다. 그런데 이통역을 아무리 잘한다고 해도 VC 내부의 문화가 통역을 받아들여주지 않는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통역이 잘 통하는 문화가 VC안에 있어야 하고 투자 담당자의 의지와 동기가 있어야 한다.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린다고 이 사람들을 이렇게까지 통역해주나라고 생각하면 안 되는 거다. 다시 한 번 이야기하지만, 이런 통역이 잘 통하려면 VC안의 문화가 서로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열려있어야 한다. 고압적인 문화에서는 절대 발생할 수 없는 일이다. 좋은 문화 안에서 좋은 통역이 통하고 나면 스타트업에 대해 투자 담당자의 애착이 피어난다. 애착이 생기면 투자 시작 이후에도 원활한 페이스 메이킹이 진행된다. 노동력, 업무 로드의 효율성 이런 것들은 다 뒤로 하고 밤에도 카톡 하고 전화하고 서로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서로 애착이 쌓여가는 것이다.

본엔젤스 2.0은 매주 수요 투자회의를 갖는데 이 시간마다 책을 한 권씩 읽는 기분이 든다. 파트너당 한 두 개, 많게는 서너 개까지의 주제에 대해 발제하기 때문에 서로가 서로에게 다양한 코멘트를 해줄 수 있고 여러 시각을 한 자리에서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이렇게 지속적인 스터디를 진행하기 때문에 사실 파트너들이 각자 담당분야가 있다고 해도 전반적인 진행상황을 모두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 와중에도 각 파트너들이 담당하는 전문적인 영역이 있으니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공통적으로 파트너들은 한국 내의 B2C, B2B 등 모든 투자에 관심이 있다. 그중에서도 전태연, 김길연, 김창하 파트너는 AI, VR, IoT, 드론, 헬스케어 등의 기술에 관심이 있으며 강석흔 파트너는 동남아시아(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인도는 송인애 파트너, 일본은 윤종일 파트너, 미국(실리콘밸리, LA )은 마크 테토 파트너, 제주는 박지영 파트너가 담당하고 있다. 그 외에도 로켓 집중 자문은 장병규 파트너가 담당하고 있다. 투자 후 급성장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어드바이스를 담당하고 계신다. 다른 파트너들도 물론 창업의 경험이 있지만 특히 장병규 파트너나 박지영 파트너가 큰 회사의 성장 과정과 그 안에서 겪어야 하는 성장통에 대 해 깊은 어드바이스를 해줄 수 있다. 그래서 그런지 시리즈 B, 시리즈 C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들도 계속해서 본엔젤스와 연락을 지속해가며 여러 가지 자문을 물으신다. 본엔젤스의 자금 투자가 초기 단계에서 끝났다고 하더라도 스타트업이 방문할 수 있는 마음의 고향처럼 남는 것이다.

본엔젤스에서는 창업 경험이 왕이다. 송인애 파트너의 경우 창업을 해보지 않고 전문직에 있다가 본엔젤스를 창업하게 됐다. 이분이 본엔젤스를 설립해본 이후 다른 투자 회사에 가서 절반 정도를 출근해가며 임원으로 활동을 했다. 그 이후 송인애 파트너가 말하길, 내부에서 투자 심사 등을 거칠 때 보면 창업가의 관점과 내공이 다르다는 것을 직접 느낀다는 것이다. 송인애 파트너께서 오히려 창업을 해 본 사람과 안 해 본 사람의 차이점을 더 열심히 말씀하신다(웃음) 이게 바로 우리의 철학이다. 창업자에 대한 마음 깊은 곳에서의 존중.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믿는다. 창업을 해본 사람과 안 해본 사람들은 다른 스타트업을 볼 때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는 깊이가 다르다고 확신한다.

본엔젤스는 평판을 정말 중요하게 여긴다. 본엔젤스가 아무리 잘해왔고 앞으로 잘할 것이라고 해도 창업자 커뮤니티에서의 평판을 지켜내는 것이 우리의 최고 가치다. 예를 들어보겠다. 본엔젤스의 투자를 받은 초기 스타트업들이 후속 투자를 받을 때, 본엔젤스는 본엔젤스가 자체적으로 판단한 시그널이 해당 스타트업의 후속 투자유치에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조심한다. 투자 팔로우온을 진행하는데 있어 본엔젤스가 자체적으로 판단하는게 아니라 해당 스타트업과 후속투자자를 고려한 판단을 내린다. 사소한 것처럼 보이지만 결코 사소하지 않은 이런 것들이 쌓이다보면 장기적인 평판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본엔젤스의 본데이, 다본데이에서는 지금까지 본엔젤스의 포트폴리오사들이 모두 모여 그들 간의 유대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돕는다. 본엔젤스 커뮤니티에 들어가면 좋다, 도움이 된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다. 스타트업 동네의 노하우는 책에 쓰여있지 않다. 직접 알음알음 발품을 팔며 뛰어야 서로 소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본엔젤스 펀드는 한국에서 가장 혁신적인 VC 펀드라고 확신한다. 가장 혁신적인 VC펀드란 스타트업의 혁신을 온전히 다 받아낼 수 있는 generous 한 펀드라고 생각한다. 똘기를 다 받아낼 수 있는 펀드인 것이다. 이노베이션이라는 것은 ‘똘끼’에서 온다. 제약조건이나 꼬리표가 있으면 똘끼를 담아낼 수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본엔젤스의 펀드는 늘 빈그릇이 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스타트업을 만난다. VC의 펀드가 빈 그릇일수록 스타트업의 혁신을 잘 담아낼 수 있다. 그래서 본엔젤스 내부에서는 투자자가 스타트업 사업에 꼬리표를 달만큼 너무 똑똑하면 안 된다는 말도 한다. 공부와는 별개의 똑똑함이지만(웃음) 스타트업들을 자꾸 평가하고 꼬리표를 붙이면 이들은 혁신적인 사업을 기획하고 실행하지 못한다. 정부나 투자사에서는 자꾸 평가를 할 게 아니라 담아낼지 안 담아낼지만 결정하면 된다.

엔젤스는 페이스 메이커 펀드 1을 소진하고, 그 후에 페이스 메이커 펀드 2를 소진중인데 이때 본엔젤스의 펀드는 백지장처럼 하얀 펀드. 아무런 꼬리표가 없다. AI펀드, 4차 산업혁명 펀드 같은 꼬리표를 붙이지 않는다. 이렇게 멋있게 이름을 붙이는 순간 이 키워드가 꼬리표가 되어 꼬리표 있는 똘끼를 지원하게 된다. 꼬리표 있는 똘끼는 이미 똘끼가 아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피보팅을 할 때도 있고 이것저것 타이틀을 바꾸면서 방향을 틀어야 하는데 꼬리표가 있으면 초점이 사업을 잘하는 방안으로 가는 게 아니라 꼬리표를 잘 따라가는데 맞추어진다. 모태펀드도 마찬가지다. 꼬리표가 너무 많다. 그래서 그걸 신경 쓰느라 정작 제대로 투자를 못하는데 정말 아쉽다.

본엔젤스는 테마도 없고 오로지 페이스 메이킹만 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래서 이름이 페이스 메이커 펀드다. 거의 대부분의 VC가 여러 개의 펀드를 운용한다. 이런저런 이름을 붙인 펀드들은 물론 시의성에 맞는 멋진 의미를 지니기도 하지만 본엔젤스에게는 펀드가 곧 VC VC가 곧 펀드이기 때문에 우리 투자철학과 시장 상황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펀드에 모두 투영할 수 있다VC 업은 스타트업을 평가하는 게 아니다. VC는 펀드를 소진하는 업이다. 파트너, 심사역은 펀드라는 규약과 목적 안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본엔젤스는 펀드가 곧 VC이기 때문에 펀드 하나의 규약과 목적 안에서 모든 본엔젤스의 활동이 규정되며, 이 하나의 펀드가 소진될 때까지 그 안에 모든 것을 녹여낸다. 그래서 원 펀드 원 팀이라는 규율로 움직인다.

본엔젤스는 VC가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트업이 VC를 선택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스타트업은 어떤 VC를 선택할까. 스타트업들은 자신의 혁신을 가장 잘 담아줄 수 있는, 그리고 가장 잘 도와줄 수 있는 VC를 선택한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돈은 따지고 보면 차별성이 없는 범용재다. 그렇기 때문에 본엔젤스는 우리가 제일 먼저, 우리가 가장 높은 선호도로 스타트업들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게끔 늘 노력하고 있다. 그 자세를 잃지 않기 위해 준비하는 것이다. 만반의 준비가 되어있다.

본엔젤스의 펀드는 100% 민간 펀드다. 본엔젤스의 펀드에는 단 1원의 정부자금, 단 한 번의 모태펀드 자금도 없었다. 이렇게 펀드를 운영하는 VC는 현재 대한민국에 본엔젤스밖에 없고 그 부분에 있어 큰 자부심과 사명감을 품고 있다. 우리는 정부의 돈을 받지 않고 운영하는, 한국 생태계 창업자들이 만든 VC라는 점을 정말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민간 자본이기 때문에 정부에서 VC로서의 최소 관리감독만 받고 있다는 것도 큰 강점이다.

본엔젤스의 펀드에 어떤 LP가 투자했는지를 일일이 공유할 수는 없지만 절반 정도의 LP가 큰 성공을 거둔 국내 창업자들이다. 큰 인수합병건이 발표되면 보통 본엔젤스 파트너가 직접 찾아간다(웃음) 본엔젤스에 펀드에 출자하기를 권해드리는 거다. 어차피 이분들은 언젠가 분명히 결국 엔젤 투자자, 멘토, 투자자가 된다. 그 교육을 본엔젤스라는 최고의 학교에서 가르쳐드린다. 단순한 파트너, 멘토가 아닌 투자 철학과 투자 노하우를 얻는 투자자가 된다.  이 신념을 퍼뜨리는 거다. 이게 모두 순환 생태계이자 긍정적인 리사이클링이라고 생각한다.

성공한 창업자들이 LP로 출자해주시니 파트너들이 혹시 자신의 범위를 벗어나는 어드바이스를 받아야 할 경우에는 LP들에게 도움과 조언을 청하기도 한다. 본엔젤스의 파트너 중 김길연 파트너와 전태연 파트너는 본엔젤스가 투자했던 가난하지만 열정 넘치는 창업자였고 이제 성공적으로 본엔젤스에 투자자로서 컴백했다. 펀드에 출자한 LP 7명은 본엔젤스의 포트폴리오였다가 성공적으로 엑싯 후 자산가가 되어 일부를 본엔젤스 펀드에 출자했다.

이 사이클링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VC가 계속해서 평판에 집착해야 한다. 총체적으로 본엔젤스와 부대꼈던 그 시절이 긍정적인 이미지로 남아야 LP로 다시 돌아오고 싶을 것이다. 스타트업으로서 본엔젤스와 함께 일 했는데 험한 꼴만 보고 이익만 챙기는 모습을 봤다면 결코 돌아오고 싶지 않을 것이다. 본엔젤스가 명료하고 명확하게, 매력 있게 제시한 비전에 공감하며 본엔젤스와 좋은 관계를 쌓아온 사람들이 투자자로 돌아오고 싶어 할 것이다. 또한 돌아오고 싶은 사람들 중에서도 충분히 많이 엑싯한 포트폴리오들이 본엔젤스의 LP가 된다. 본인이 큰 성과를 내보았으니 본엔젤스의 펀드가 좋은 수익률을 낼 것이라는 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이런 선순환이 돌아갈 때 진정으로 선배 창업자가 투자가가 되어 후배를 도와주는 생태계가 구축되는 것이라고 본다. 2010년 그리고 2009년에 본엔젤스는 이렇게 초기 투자를 하긴 하는데 대체 이게 무슨 의미가 있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20, 30년이 걸릴 거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었는데 선순환 구조가 우리가 생각하고 기대했던 것보다도 훨씬 빨리 자리 잡히게 되었다.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지금 실리콘밸리처럼 자리잡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대체 우리나라 창업 생태계에는 왜 이렇게 정부의 돈이 많이 투입되어 있을까? 벤처 펀드에 출자를 해줄 판이 너무 작기 때문이다. 자산가들은 벤처 투자에 대해서, 리스크가 크다는 것만 알고 나머지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 자산이 있으면 부동산을 사거나 다른 쪽으로만 돈을 쓰고 안정적인 채권만 구입한다. 사람들이 벤처에 대해 아는 게 없어서 벤처 펀드에 출자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다.

지금 본엔젤스는 이런 분들을 대상으로 LP 풀을 늘려가고 있다. 생전 벤처펀드가 뭔지도 몰랐고 투자도 해보지 않은 중견회사, 대기업이 점차 본엔젤스 펀드에 출자를 하기 시작했다. 본엔젤스는 이 사실이 정말 기쁘다. 이 분들은 이제 한번 벤처 투자를 해보았기 때문에 다른 벤처 투자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학습시켜 드린 것이다. 이 분들이 벤처 투자를 하는 이유는 뭘까? 당연히 펀드 수익률에 대한 니즈도 있지만, 이 분들 입장에서는 본엔젤스가 가장 얼리 스테이지에서 밑바닥을 훑고 있으니 무슨 혁신이 일어나는지 레이더망을 구축하게 되는 것이다. 투자한 것들을 보다가 성장하는 곳이 있으면 그 큰 회사들이 후속 투자를 진행할 수도 있다. 스타트업들을 자기 회사의 M&A 대상으로 고려할 수도 있다. 회사 혁신으로 이어질만한 성장동력, 수익원으로 스타트업을 고려하는 대기업과 중견기업들이 먼저 본엔젤스를 찾아오기 시작할 때 정말 큰 보람을 느낀다.

얼마 전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의 김태경 대표에게 투자를 진행했다. 투자 이후 김태경 대표가 인터뷰 중 다음과 같은 말을 했다. “원래는 VC 투자를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본엔젤스, 알토스벤처스 같은 투자사들은 성공하라고 닦달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장기적인 성장에 대한 니즈가 없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오래 기다려줄 수 있고 잘 공감해줄 수 있는 VC를 골라 투자받았다고 말했다. 본엔젤스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며 스타트업 투자의 지평을 넓혔다고 생각한다. 본엔젤스 파트너끼리도 이야기할 때, “다른 투자사에서는 분명통역이 안될 것이기 때문에 이 스타트업은 본엔젤스가 아니면 투자가 안될 것”이라고말할 때가 있는데 이럴 때도 기분이 정말 좋다. 본엔젤스이기 때문에 투자하고 본 엔젤스이기 때문에 투자를 받아준다는 이 생각들이 너무나도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이 외에도 본엔젤스는 새로운 활동 지평들을 열어가고 있다. 우선 카이스트 전산학과 학생들을 대상으로스타트업 몰입캠프라는 정규 과목을 진행 중이며 매드 캠프라는 이름 아래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교육하고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을 늘 진행 중이다. EIR 뿐만 아니라 PR 매니저, 법무 담당자가 본엔젤스 내부에 함께하며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전방위적으로 지원한다. 본엔젤스는 또한 글로벌 진출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지평을 열고 있는데, 이미 동남아시아 등에 투자하며 글로벌 투자사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이라는 지리적 이점, 그리고 한국시장의 가능성과 성장성, 한국계 인재를 허브로 10년의 역량 레버리지를 구축하려고 모든 파트너들이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본엔젤스는 매년 스스로 혁신한다. 다음번 펀딩을 잘 진행하려면 실제로 계속해서 발전하는 모습을 스타트업들에게 보여주어야 한다. 정책적인 니즈에 의해 공공기관에게 점수받는 것도 아닌, 광야의 VC. 우리 자신이 스스로 내용을 계속 발전시켜야 펀딩을 받을 수 있다. 본엔젤스는 10년간 114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는데, 처음 1년은 2,3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월평균 2개 정도의 스타트업에 꾸준히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본엔젤스의 포트폴리오 중 11개 스타트업이 M&A에 성공했다. 10개 중 1개 스타트업 꼴로 M&A를 했으니 한국 VC들 중 굉장히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사례들이 있고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 글로벌, 크로스보더 M&A 사례도 생겨나기 시작했다. 11개 중 5개 정도는 10배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뒀다. 114개 중 80여 개 정도의 스타트업은 분야가 거의 30여 개 분야이며, 백지장처럼 하얀 펀드 나에서 여러 투자를 해냈다.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수용하다 보니 이렇게 많은 분야에 투자를 할 수 있다.

창업자의 입장에서 좋은 VC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다음의 것들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VC의 평판을 직접 알아봐야 한다. 투자철학과 경영철학도 물론 중요하지만 직접 주변 스타트업들의 평판을 들어보라. 스타트업 커뮤니티에서 어떤 스타트업들을 흡수하고 이들에게 어떤 조언을 어떤 태도로 하고 있는지를 직접 알아보는 것이 중요하다. 투자는 전문적인 분야이기 때문에 각 투자사의 투자자들, 심사역들이 어떤 전문성으로 스타트업을 돕고 있는지 살펴보라. 다음으로 VC의 근속성도 살펴봐야 한다. 심사역이나 투자 파트너의 이직이 너무 잦은 VC는 정작 투자를 결정하고 나면 그다음부터가 골치 아파진다. 스타트업의 회사 가치나 현황을 VC 하우스 내에서 대변해줄 수 있는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투자 진행 이후의 지원이나 그 외 후속적인 활동들이 정말 어렵고 힘들어진다. 투자 이후에도 넥스트 라운드 투자 사항이나 계약 권한 등 남아있는 산들이 정말 많다. 그때마다 협조해줄 수 있는 VC가 바뀐다면 스타트업 입장에선 정말 많은 공수가 들어간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VC는 멤버들이 장기근속하는 VC.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좋은 VC ‘좋은 구조’를 가진 VC. VC는 펀드의 규약과 테마, 이해관계 속에서 움직이는 사람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펀드 내에 어떤 LP가 속해있는지, 이들의 의사결정권은 어떻게 되고 펀드가 어떤 의사결정 과정을 내재하고 있는지, 이들의 벤처캐피털 리워드는 어떻게 산정되는지 그 구조를 잘 알아보아야 한다. 펀드의 구조를 잘 살펴보는 것이다수직적인, 경직되어 있는, 그래서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 펀드와 VC들은 아무리 좋은 이야기를 밖에서 한다고 해도 안을 들여다보면 좋은 딜이 나올 수 없다. 구조가 좋아야 앞으로의 과정이 좋다. 장기적인 안목을 위해서 이 부분을 필수적이다. 돈이라는 조건을 빼놓고 봤을 때 내가 지금 운영하고 있는 스타트업과 나 자신, 그리고 이 VC가 과연 평생의 인연을 이어갈 만한 친구로 지낼 수 있는 사람들인지를 살펴보시기 바란다. 우리가 서로에게 얼마나 든든한 사람이 될 것인지를 생각하고 투자를 진행해야 한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강석흔 본엔젤스벤처파트너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투자를 위해 얼마나 많은 딜을 검토하는가?

A. 일 년에 천 개 정도의 미팅, 딜 이야기가 오간다. 그래도 스타트업 생태계가 성숙하며 스타트업들의 사업 내용이 이전에 비해 많이 다듬어진 추세다. 콜드 콜은 사실 관심도가 많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래도 지속적으로 체크한다. 최대한 다양한 루트로 스타트업들을 만나려고 한다.

 

Q. 천 개의 딜이라면 정말 어려운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건데, 어떻게 해야 본엔젤스와 컨택하고 본엔젤스의 레이더망에 들어가서 투자받을 수 있는 확률을 높일 수 있을까?

A. 본엔젤스가 투자한 회사, 또는 본엔젤스가 잘 알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 소개받는 게 당연히 가장 좋다. 소개해주는 사람이 이 스타트업과 이 대표님에 대해 소개해줄 수 있어야 된다는 말이다. 콜드 콜을 통해서도 물론 좋은 딜을 만날 수 있지만 처음 콜드 콜 메일을 보내면 본엔젤스는 이 사람들이 누군지 전혀 기본적인 정보가 없다. 그러다 보니 소개를 받는 게 당연히 가장 빠르고 확실한 방법이다. 이런 행사들에서 네트워킹을 하고 인사를 나눈 후 메일로 사업요약서를 보내는 그런 방법도 있을 듯하다.

 

Q.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발전하긴 했지만 사실 서울에 많이 중심이 몰려있다. 지방 스타트업에 관심을 갖거나 투자하는 경우도 있는지.

A. 물론이다. 제주도나 부산 스타트업과도 투자 이야기가 오갔다. 물론 본엔젤스와 본격적인 이야기가 진행되면 스타트업에서 가끔씩 서울을 올라와야 할 때도 있겠지만 스타트업의 소재지를 따지는 것은 절대 아니다. 전혀 상관없다.

 

Q. 파트너들이 굉장히 다양한 창업경험을 가지고 있다. 특히 대학생, 대학원생 때 창업한 파트너들도 있고 최근 정부에서도 이를 부추기는 추세인데 학생들이 창업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A. 본엔젤스가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대학생 캠프도 있고 본엔젤스 내부에서도 이런 고민을 자주 이야기 하곤 한다. 그런데 학생들이 창업을 직접 먼저 하는 것보다는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우선 이 분위기를 파악해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 역시 학생 때 창업을 했었는데 그때로 돌아가게 된다면 우선 스타트업에 들어가서 일해 볼 것 같다. 직원이건, 인턴이건 큰 성과를 달성하기 전, 막 성장을 시작하려는 시기에서의 스타트업 조직문화를 겪게 되면 도움이 될 만한 간접 체험을 많이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다음에 창업을 하면 당연히 시행착오가 적다. 학생들이 일해보기 좋은 스타트업은 물론 VC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다. 일단 한 번 선발을 거친 스타트업이니까 사기꾼에게 노동착취당하는 것과는 전혀 전혀 차원이 다른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무조건 창업하면 정말 고생을 많이 한다. 다른 루트를 통해서 깨닫고 체험할 수 있는, 굳이 안 해도 되는 고생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Q. 투자한 스타트업들을 얼마나 자주 만나는가?

A. 각 파트너들이 스타트업과 월례, 분기 회의 등 현황 공유를 정기적으로 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건 아주 기본적인 것이고 그 이외에는 카카오톡도 하고, 전화도 하고, 메일도 하고, 지나가다 들리기도 하고주기적으로 그때그때 캐주얼하게 만나서 편하게 매번 대화를 나누려고 한다.

 

Q. VC 투자를 받아야 하는 질문이 있었다. 지속적인 수입원을 만들어서 계속해서 내실 있게 회사를 꾸려가면 되는 것이지 투자만 많이 받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뜻인 듯하다. 어떤 스타트업은 굳이 VC 투자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데 본엔젤스가 투자를 해서 꼭 도움을 주고 싶을 때도 있지 않은가. 어떤 경우에 그런 생각을 하는가.

A. 투자를 받고 안 받고는 오직 성장이라는 키워드만 생각하면 된다. 내가 회사를 꾸려가는데 적당하게 먹고살 만큼만 벌고 싶다거나, 적당한 속도를 유지하고 싶다면 투자를 받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회사를 성장시키고 싶고 그 속도를 갈수록 더 빠르게 하고 싶다면, 정말 뚫고 가고 싶다면 자금을 투입하고 속도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필요 없으면 물론 안 받아도 된다.

 

Q. 안 받겠다고 하는데도 본엔젤스가 투자를 설득한 경우가 있는가?

A. 간혹 있긴 한데 그냥 그런 얘기를 해보는 것뿐이다. 이만큼의 투자금을 부으면 분명히 더 성장할 수 있는데 대표님들이 안분지족 하실 때도 있다. 이걸 우리가 더 크게 키울 수 있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신념이 너무 확고하면 투자를 거절할 때도 있다.

 

Q. 본엔젤스가 지금의 시점에서 가장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싶어 하는 분야가 있다면? 그런 스타트업이 있다면 어떤 스타트업인가?

A. 각종 AR, VR, IoT 등 차세대 기술 쪽에 당연히 관심이 많다. 그다음으로는 동남아시아 분야의 글로벌 스타트업들에 관심이 많다. 그런데 본엔젤스의 펀드는 기본적으로 Bottom-up 전략을 추구한다. 펀드를 만들 때 전략 사업을 정해놓고 시작하지도 않는다. 전체적인 동향을 살펴봤을 때 이 분야의 산업이 이슈가 있고 혁신적이라고 느껴지면 그곳에 투자한다.

Q. 본엔젤스 내에서 트렌드를 따라가기 위해서 특별히 공부하는 수단이나 방법이 있는가? 개인적으로나 회사 전체 차원으로나 그런 방법이 있다면 공유 부탁드린다.

A. 투자자들끼리 스터디 모임이나 해당 산업 분야 세미나를 많이 하고 자료 조사도 꾸준히 하는 편이다. 본엔젤스는 내부 세미나를 많이 한다. 심사역들이 발제해서 특정 테마에 대해 조사하고 스터디한다. 전문가를 초빙해서 본엔젤스 내에 강연회를 듣기도 한다.

 

Q. 투자하신 포트폴리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스타트업이 있다면.

A. 너무 많다(웃음) 아무래도 가장 많이 성장한 우아한 형제들이 역시 항상 기억에 남는다. 본엔젤스 하면 배달의 민족이 마치 대표선수처럼 거론되니 그 이야기를 한번 해보겠다. 김봉진 대표를 개인사업자 때 처음 만났다. 법인을 만드는 순간부터 함께 있었다. 김봉진 대표는 정말 스펀지 같은 분이다.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다양한 색깔 중 좋은 것들을 모두 받아들이고 흡수한다. 예를 들어, 배달의 민족이 이전에 배포한 포스터 중배달 정보기술로 배달산업을 혁신시키자라는 문구가 포함된 포스터가 있었다. 그 밑에 배달 업소 수, 리뷰수, 시스템 안정성이라는 세 가지의 단어가 작게 나와있는데 이런 문구도 그때 투자사였던 본엔젤스가 코멘트해드린 아주 작은 이야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좋다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사업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면 적재적소에 이런 것들을 모두 활용하는 능력을 갖고 계시다.

 

Q. 비슷한 규모의 다른 VC보다 오퍼레이션 등에 들어가는 비용이 적을 것 같다. 파트너들에게 월급을 주지 않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에서 운영 수수료가 확실하게 절감되는 것 아닌가. 이런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더 가벼운 VC로서 발 빠르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다. 성공적인 M&A로 좋은 성과를 낸 분들이 앞으로 선배로서, VC로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학교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씀하셨는데, 이 부분이 실리콘밸리 등 다른 곳에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본엔젤스의 미래도 계속해서 기대된다.
본엔젤스는 대한민국의 내로라하는 창업자들이 파트너가 되어 좋은 멘토링을 해주는 것이 가장 큰 강점 아니겠나. 실제로 본엔젤스의 파트너 같은 사람들이 스타트업의 멘토를 해야 하기도 하고. 그런데 현실에 그런 사람들은 굉장히 적은 편이고, 대기업 임원을 퇴직하신 분들이나 실제 스타트업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자꾸 정부 프로그램 등에 참여해서 멘토를 하려고 한다. 이런 분들에게 뭐라고 조언을 해 드려야 할까? 이런 사람들도 스타트업 투자자를 하고 좋은 멘토가 될 수 있을까?

A. 사실 그분들의 인생을 되돌려서 스타트업을 다시 경험하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웃음) 그런 분들이 진짜 민첩하게 움직이는 스타트업 펀드에 LP로 활동하며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 알아간다면 정말 좋을 것 같다. 실제로 본엔젤스의 LP 중에서도 스타트업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지금까지의 다른 회사 경험을 바탕으로, 스타트업 투자에 대해 배워보고 싶어서 찾아오시는 분들도 있다. 학습이란 이해관계가 얽혀야 팍팍 다가오는 것이다. 내 돈이 투입되어야 하고 내 돈을 날려봐야만 한다. 실제로 VC펀드에 연이 닿고 출자를 해보면 스타트업 투자를 배울 수 있고, 이런 가르침이 쌓이고 나면 좋은 멘토가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초기 스타트업들은 기업가치 산정이 어렵다. 어떤 근거로 밸류에이션 하는지, 이 과정에서 창업자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따로 있는지?

A. 본엔젤스는 백여 개에 투자를 하다 보니 우리 사례를 통해서 지금 이건 예전 사례와 비슷하니 서로 공정하다는 가치가 대략 나온다. 그 안에서 조율을 한다.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은 성적표가 아니다. 스타트업이 내고 있는 숫자를 부풀리거나 증가시켜서 어떤 딜을 성사시키기를 원하는 분들이 계신다. 보통 VC들은 자신의 투자 라운드에서 10% 정도의 지분을 갖기를 원한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은 스타트업이 필요로 하는 자금과 펀드에서 원하는 자금, VC가 원하는 자금 등을 산정하고 이 부분을 조율해서 원하는 지분율을 조정하는 것이다. 이 모든 조합의 결과가 밸류에이션이지 이것 자체가 스타트업의 성적표는 아니다. ‘우리 밸류가 얼마입니까?’ 그걸 아무도 확실하게 말할 수는 없다. 스타트업의 가치평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실리콘밸리의 유명한 저널을 보면 가장 마지막 문구가 ‘Startup Valuation is Art’이다(웃음) 허무하지만 정답은 없다는 말이다. 이런 관점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Q. M&A가 잘 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A.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중견기업, 대기업들이 벤처 투자와 생태계에 더 관심을 갖고 활발하게 투자해야 한다. 그래야 M&A도 일어난다. 또한 해외 M&A가 활발하게 일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내 대기업들은 국내 스타트업들을 인수하지 않는다. 해외 바이어들이 국내의 스타트업을 사는 등 시장 영역이 넓어져서 이 분야가 확장되고 크로스보더 M&A가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카카오처럼 스타트업에서 성공한 대기업들이 그나마 M&A 를 할 수 있는 DNA를 내재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이렇게 M&A 하는 것이 정말 힘들다.

 

Q. 정책관련 토론자리에 갔다가, 지금 퍼붓고 있는 2조의 창업지원 자금을 3조로 늘리겠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정부가 어떤 창업 지원을 할 때 스타트업 생태계가 가장 발전할 수 있을까?

A. 규제를 없애주는 것이다. 너무나 진부한 이야기지만(웃음) 핀테크를 예로 들어보겠다. 몇 년 전 금융, 부동산 정보 플랫폼, 숙박업 등은 스타트업, 벤처가 해서는 안 되는 분야였다. 지금 같은 융합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IT와 버무려지며 혁신이 탄생하는데 이걸 하나하나 파고들 때마다 정부의 규제에 부딪혀야 하는 거다. 본엔젤스의 포트폴리오 중 테라핀테크 역시 유권해석을 거쳐야 했다. 그런데 아까 말씀드렸다시피 본엔젤스 펀드에는 정부 돈이 전혀 포함되어있지 않다. 그러다 보니 투자를 시원하게 질렀고, 본엔젤스가 별 제재를 받지 않는 걸 보자 다른 VC들도 함께 들어오기 시작했다.
본엔젤스 펀드에 투자하고 싶어 하는 큰 VC가 있다고 가정해보자. 본엔젤스는 초기 기업에 투자를 하니 본엔젤스 펀드에 큰 VC가 출자하면 나중에 시리즈 B, 시리즈 C 단계에서 자연스럽게 단계별 딜 소싱이 성립된다. 단계별로 진행되는 하나의 생태계 연결고리가 자리 잡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VC가 다른 VC의 펀드에 출자하지 못한다. 더 놀라운 것은 VC가 해외 VC 펀드에는 출자할 수 있다. 엄연한 역차별이다. 도대체 왜 이런 제도를 만들어두었냐고 하니, VC들의 펀드 자금에 정부의 돈이 포함되다 보니 VC들이 자기들끼리 서로 펀드 자금을 돌려 막을까 봐 규제로 막아두었다는 거다. 할 말이 없었다. 아무리 모든 규제는 다 그 이유가 있다고는 하지만(웃음)

 

Q. 본엔젤스가 생각하는 좋은 스타트업이란? 좋은 CEO의 자질과 비전이란?

A. 본엔젤스의 파트너들은 모두 다 철학이 다르다. 그래서 나의 경우만 이야기해보겠다. 나는 우선 실행력과 근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아까 김봉진 대표(우아한 형제들)를 이야기했지만, 김봉진 대표가 배달의 민족 초창기 시절에 전단지들을 수집하기 위해 쓰레기통을 다 뒤졌다. 이렇게 쓰레기통을 뒤져서라도 하는 근성과 끈질김을 좋아한다. 고매한 사람들은 사업하는 광야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한정되어 있다. 근성과 끈질김으로 지속되는 실행력이 중요하다. 그다음은 큰 그릇이다. 꿈이 커야 한다. 적당한 자영업으로 투자금을 잃지 않게 해주겠다며 1억 투자 요청하는 사람들에겐 투자하지 않는다. 큰 꿈의 전제조건이 근성 있는 실행력이다. 실행력은 없는데 꿈만 있다면 그건 허망이고 허상이다. 다음으로, 좋은 CEO는 매력이 있어야 한다. 좋은 팀원, 좋은 임원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어야 좋은 CEO라고 할 수 있다. 실행력, 그릇, 매력이 중요하다.

 

April 17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

테헤란로 펀딩클럽-글로벌브레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다섯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일본의 대표적인 VC인 글로벌브레인입니다. 행사는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의 글로벌브레인 소개,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와 김정용 파트너,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글로벌브레인이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격주간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글로벌브레인은 1988년 유리모토 야스히코가 설립한 일본 벤처캐피털로 지금까지 103개의 글로벌 스타트업에 투자해왔다. 투자한 103개의 초기 스타트업 중 9개의 스타트업이 상장했고 26개의 스타트업은 성공적으로 인수-합병을 거치며 꾸준한 성과를 이어오고 있다. 글로벌브레인은 도쿄와 서울, 싱가포르, 실리콘밸리 등 세계 각지의 마켓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스타트업들과 지속적으로 만나기 위해 각 도시별 지부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브레인의 한국 지부에는 두 명이 근무하고 있다.

 

현재 운용되고 있는 펀드 세 가지는 KDDI-Open Innovation Fund, 31Ventures-Global Innovation Fund, GB-VI 펀드이다. KDDI-Open Innovation Fund는 NTT도코모, 소프트뱅크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이동통신사로 꼽히는 KDDI가 LP인 펀드다. CVC펀드이기 때문에 KDDI의 다양한 모바일 사업들과 연계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찾고 있다. 31Ventures-Global Innovation Fund도 CVC펀드이며 LP는 MITSUI FUDOSAN이라는 일본 기업이다. 이 펀드를 통해서는 일본과 미국, 아시아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한다. 마지막은 GB-VI 펀드로 작년 12월 발표되었고 일본 기업에 투자를 원하는 다양한 LP들(도쿄대학교, JTB, Mitsubishi, ISD 등)로 구성되어있다.

 

 

글로벌브레인은 ICT 분야를 기반으로 커머스, 게임, 미디어, 광고, 교육, HR, AI, 빅데이터, IoT 등 다양한 갈래의 산업군에 투자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맵을 보면 일본 기업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의 외국 기업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그중 주목받는 6개의 포트폴리오를 간략하게 설명드리려고 한다.

첫 번째 포트폴리오인 Mercari(https://www.mercari.com)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유니콘이 된 서비스로, 월별 거래 규모가 약 1,000억 원에 달하는 개인 간 중고거래 서비스 제공 모바일 마켓 서비스다. 일본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서비스를 제공하며 최근 일본에서 4,000만 다운로드를, 미국에서 2,000만 다운로드를 달성했다. 글로벌브레인의 투자 포트폴리오 중 가장 잘 알려진 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소개해드릴 두 번째 스타트업은 Araya Brain Imaging(http://www.araya.org)으로 역시 일본 스타트업이다. IT와 뇌과학 분야의 통합을 목표로 하며 뇌과학적 정보를 기반으로 더 똑똑한 AI를 만들기 위한 artificial consciousness를 개발하고 있다. Araya Brain Imaging은 최근 투자한 스타트업인데 벌써부터 굉장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AI는 누구나 그 위대함을 알지만 쉽게 도전하지 못하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Araya는 AI 알고리즘의 연구를 일본의 다른 스타트업들에 비해서도 빠르게 진행해나가고 있다.

다음은 Axelspace(https://www.axelspace.com)라는 일본 스타트업이다. 도쿄대학교의 스핀오프 스타트업으로 마이크로 인공위성을 개발 중에 있다. 이 외에도 건설 장소를 사전에 살펴보고 관리하는데 용이한 드론 관리 시스템을 개발하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Dronomy(https://www.dronomy.com)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스핀오프 한 후 Powerd Clothing을 개발 중에 있는 미국 스타트업 Superflex(http://www.superflextech.com) 등이 있다. 싱가포르와 인도의 스타트업인 near(https://near.co)은 세콰이어 캐피탈과 시스코의 투자도 유치한 스타트업으로, 위치 정보 프로파일링 기술을 바탕으로 여러 글로벌 대기업에 고객 정보 사전 파악 솔루션을 제공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한국의 8개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파이브락스, 캐시슬라이드, 직방, Fluenty, 레인보우닷, 봉봉, VCNC(비트윈), 아이데카에 투자했다.

글로벌브레인은 스타트업을 위한 많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으며 이 이벤트들은 오직 네트워크를 위해 준비된 이벤트이다. 특히 글로벌브레인의 메인이벤트인 ‘글로벌브레인 얼라이언스 포럼’의 경우 100% 초대제로 운영된다. 글로벌브레인은 이 이벤트를 일 년에 한 번, 12월에 개최하는데 한국과 일본, 아시아, 전 세계에서 약 600명의 창업가와 대기업 담당자들이 참가한다. 글로벌브레인은 글로벌브레인의 포트폴리오사에 관심이 있거나 관련이 있는 일본 대기업, 에이전시 등을 초대해 이들과의 네트워킹 자리를 마련해준다. 실제로 이 이벤트를 통해 전세계의 네트워크가 구축되고 있으며 실질적인 성과로도 이어지고 있어 누구나 관심갖는 역사 깊은 행사라고 볼 수 있다.

KDDI는 일본에서 두 번째로 큰 모바일 회사이며 다양한 분야의 산업과 IT를 엮어 여러 분야에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사이다. KDDI-Open Innovation Fund는 KDDI의 사업과 협력할 수 있는, 그리고 KDDI와 장기적인 관계를 구축했을 때 상호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KDDI-Open Innovation Fund는 무겐라보와도 연계되는데, 무겐라보는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중 하나로, KDDI가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지원할 때는 이 무겐라보 프로그램을 통해 각종 사업 멘토링을 지원한다. KDDI-Open Innovation Fund를 통해 자금을 지원받은 스타트업들은 KDDI의 무겐라보 프로그램의 인큐베이팅, 액셀러레이팅에 참여할 수 있으며 KDDI 뿐만 아니라 일본 내의 많은 파트너사들과 함께 스타트업의 문제를 고민할 수 있다. 대기업과의 협업 포인트를 높이고 일본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보다 더 실질적인 도움을 받는 셈이다.

 

 

글로벌브레인의 투자사이자 한국 스타트업인 파이브락스의 사례를 들며 글로벌브레인 소개를 마무리하려 한다. 파이브락스는 한국 스타트업으로 모바일 게임 고객 생애가치를 극대화하고 이를 분석해 마케팅 운영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을 제공했다. 파이브락스는 글로벌브레인이 투자한 첫 번째 한국 스타트업이었는데, 파이브락스의 기술력과 전문성이 큰 성과를 불러올 것이라 확신해서 투자하게 됐다. 파이브락스는 글로벌브레인의 투자 이후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으며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일본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그리고 모두들 다 아시겠지만 미국의 모바일 광고 기술 및 수익화 플랫폼 선도기업인 탭조이가 파이브락스를 인수했다. 이 사례는 글로벌브레인과 KDDI에게도 굉장히 고무적인 사례로 남게 되었다.

글로벌브레인은 기본적으로 웹에 기반한 독창적인 기술, 성공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찾고 있으며 IT 산업 분야에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 KDDI-Open Innovation Fund가 CVC 펀드인 만큼 비즈니스 모델이 KDDI와 연결이 있으면 더욱 좋다. 한국시장에만 집중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큰 포부를 갖고 있는 것도 중요하다. 국제 시장에서 커나갈 수 있다고 자신하는 서비스라면 꼭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글로벌브레인의 네트워크와 진출 범위는 꼭 일본과 한국, 아시아에만 국한되어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을 그로스 마켓이라고 생각하고 글로벌로 크게 뻗어나갈 수 있는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다. 장기적인 사업 방향에서 글로벌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언제든지 연락주셨으면 좋겠다.

일본 시장은 한국 시장과 비슷해 보이면서도 굉장히 다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일본 소비자들이 콘텐츠에 대한 소비를 아까워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일본은 전 세계의 사용자들과 비교해서도 굉장히 지불 의사가 높은 소비자들이다. 미국, 중국, 한국 등 다른 여러 콘텐츠 강국들과 비교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음악, 게임, 만화 같은 각종 문화산업 장르뿐만 아니라 서비스 분야에서도 소비욕구가 강한 편에 속한다 독창적이고 수준 높은 퀄리티를 끊임없이 생산해내는 한국의 콘텐츠 프로바이더들에게 일본은 황금시장이라고 볼 수도 있기 때문에,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이 진출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다만 일본 시장 진출을 위해 염두에 두어주셨으면 하는 것도 있다. 일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네트워크를 맺어야 하는데, 일본 사람들과 비즈니스 관계를 맺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 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다. 큰 회사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할 때는 명성과 시간이 함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 회사들은 일단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 그 관계를 굉장히 소중히 여겨 최대한 많은 도움을 주고자 노력한다. 그러니 시간을 갖고 좀 더 차분하게 접근해주시기를 바란다.

 


 

Q. 투자한 한국 스타트업과 일본 내 기업 간 협업이 이루어진 사례가 있는지 궁금하다.

A.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글로벌브레인이 투자한 해외 스타트업 중 많은 스타트업이 일본과 정기적인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글로벌브레인은 해외 스타트업에 투자를 하면 이들의 마켓 진출을 위해 최대한 많은 네트워크 지원을 해드리고자 한다. 파이브락스는 굉장히 좋은 케이스였고, 탭조이에 인수되기 전 KDDI와도 계속해서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다. 파이브락스의 성공은 글로벌브레인의 일본 투자자들에게도 많은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직방도 일본 투자자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글로벌브레인이 직방에 투자했을 때 직방은 이미 일본 진출의 꿈을 밝힌 상태였고, 한국 시장에서도 좋은 성과를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현재는 해당 산업분야의 일본 시장과 한국시장 상황이 많이 달라 일본 기업들과의 구체적인 협업방안을 계속해서 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워낙 활발하게,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계시기 때문에 곧 좋은 성과가 나오리라 기대한다.

A. (김정용 파트너) 현재 담당하고 있는 KDDI-Open Innovation Fund는 CVC펀드이기 때문에 이를 중심으로 말씀드리자면, 글로벌브레인이 현재 한국에서 투자하고자 하는 스타트업은 KDDI와 사업적 시너지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투자가 진행된다면 KDDI 쪽 사업부와 함께 연계해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거나 KDDI의 자회사와 협업하는 형태로도 일본 시장으로 진출이 가능할 것이다. 글로벌브레인의 투자를 받으면 자금 지원뿐만 아니라 KDDI, 그리고 글로벌브레인이 일본 시장에서 갖고 있는 좋은 네트워크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다.

 


  
 

Q. 해외의 B2B 기업이 일본으로 진출하는데 도움을 주어 성공으로 이어진 구체적인 사례가 있는지?

A.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글로벌브레인의 포트폴리오 중 위치 기반 기술을 제공하는 해외 스타트업(near)이 있었다. 글로벌브레인이 이 스타트업에 투자했을 때 이들은 일본 시장에 아무런 네트워크가 없었고 인지도도 없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로벌브레인이 이들에게 투자한 이유는 이들이 글로벌브레인에게 일본 시장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었으며 실제로 가능성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글로벌브레인은 이들에게 일본 시장에서의 활약할 수 있는 영업, 마케팅 인사 등을 추천해주었고 일본 진출에 필요한 것들을 다방면으로 지원해주었다. 일본 시장을 잘 아는 개발자 채용에도 도움을 주었다. 덴츠나 하쿠호도 같은 에이전트 회사들도 함께 연결해주며 여러 서포트를 제공했는데 이들이 일본에 와서 실제로 발걸음을 떼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Q. 스타트업 밸류에이션을 하는 글로벌브레인만의 특별한 기준이 있는가? 동종업계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의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 대상 기업의 매출 등을 고려하여 가치를 평가한다고 들었는데 혹시 중요하게 여기는 다른 기준이 있다면 어떤 기준인지?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특별한 밸류에이션 기준이 있는지?

A.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굉장히 좋은 질문이다. 글로벌브레인은 세 개의 펀드를 갖고 있다. CVC펀드와 일반 펀드이다. 기본적으로 CVC펀드는 비즈니스 연관도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생각한다. CVC펀드도 수익성이 중요하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금전적인 성과뿐만 아니라 이후의 비즈니스 관계다. 어떤 스타트업이 당장은 성과가 날 것 같지 않더라도 CVC펀드의 모태 그룹과 좋은 합을 갖고 있다면 기꺼이 그들에게 투자가 이루어질수도 있다. 같은 스타트업이라도 펀드의 성격마다 유연하게 가치 판단 기준이 달라지는 것이다. 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여되는 것이다. 다만 일반 펀드의 경우 CVC펀드와는 조금 다른, 보다 일반적인 머니 밸류에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보다 까다롭게 측정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도 시장의 상황과 잠재성, 다른 기준들을 많이 고려한다.
물론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스타트업의 프로덕트, 서비스 그 자체다. 펀드가 종료되는 회수 시기를 생각했을 때 이 회사가 얼마나 성장해있을지, 그리고 이 회사가 만들어가려고 하는 시장이 얼마나 확장되어 있을지를 염두에 두는 것이다. 투자를 고려함과 동시에 Exit 할 때의 밸류에이션을 함께 측정하려고 한다.

A. (김정용 파트너) KDDI의 CVC펀드인 만큼, 한국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글로벌 스타트업의 가치 평가를 진행할 때 나중에 KDDI와 얼마나 연관이 있을지를 고려하고 이에 따라 밸류에이션은 달라질 수 있다. KDDI와 얼마나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KDDI와 함께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를 판단하고 투자한다. 향후 인수-합병까지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과정의 첫 발걸음이 투자이기 때문이다.

 

Q.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듣고 싶다.

A.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처음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만난 게 2012년이다. 그때 beLAUNCH에 참석했는데 큰 감동을 받았다. 당시 스마트폰은 일본에도 있지만 시장이 한국처럼 크지는 않았다. 한국은 훨씬 더 깊고 넓게 발전해있는 느낌이었다. 그때 이미 고도화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서비스가 있다는 것에 굉장히 놀랐다. 일본 스타트업에 비해 한국 스타트업은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능력, 외국어 구사력이 좋은 것도 대단했다. 한국의 내수시장이 일본의 내수시장보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글로벌로 나가야 한다는 열정이 더 강했고, 그를 뒷받침할 능력도 충분하다고 느껴졌다. 글로벌에서 통용되는 서비스, 글로벌에서도 주목할만한 기술에 도전하는 것이 놀라웠다. 이 부분은 일본의 VC들도 동감하는 바라고 생각한다. 2012년만 해도 공식적인 한국 스타트업 행사에 일본인은 나 혼자였는데, 이후 매년 일본의 참석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한국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만약 한국 스타트업이 일본어를 잘한다면 물론 일본 시장 진출에 도움이 되긴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게 무조건 요구되는 필수적인 사항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본에 진출해서 현지 직원을 고용할 수도 있다. CEO가 꼭 일본어로 소통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스타트업과 투자 의사결정을 진행하다가 번복된 적이 있었는지? 어떤 사례였는지 궁금하다.

A.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한국에 와서 정말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고 매번 그들의 서비스와 잠재력에 놀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에서는 아직 해당 시장이 성숙하지 않았거나, 일본 시장의 상황에 비해 아이템의 성숙도가 낮은 경우도 있다. 굉장히 좋은 아이템임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과 비즈니스 시너지가 나지 않을 것 같아 고사할 때도 있다. 꼭 한국 스타트업과 투자 의사결정을 진행하다가 번복되는 특별한 이유가 있기보다는 스타트업과 투자사가 투자를 결정하기 어렵도록 만드는 많은 요인들이 똑같이 작용하는 것 같다.

 


 

Q. 일본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비교해서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갖는 특징,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A.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정부의 역할과 권한이 굉장히 크다. 한국 정부의 스타트업 투자 금액은 늘 놀랍다. 전반적인 투자 시장 크기도 마찬가지다. 한국은 작년에 2조 정도의 투자 시장이 형성되었지만 일본은 1.3조에 그쳤다. 일본은 사실 정부의 지원이 없는 편이다. 한국은 정부 지원이 규모도 크고 다양화되어 있다는 게 생태계의 가장 큰 차이점인 것 같다.

A. (김정용 파트너) 한국에서 창업하고 6년 정도 스타트업 운영을 했었는데 확실히 일본보다 한국 정부의 지원이 더 많은 편이다. 정부 에이전시도 많기 때문에 정부 지원책을 적극적으로 알아보는 것도 방법 중 하나일 것 같다. 일본은 그런 지원이 거의 전무하다고 보는 게 좋다. 최근에는 늘려가려는 추세이긴 하지만 그래도 한국에 비해서는 지원이 적은 편이다.

 

Q. 한국 IT서비스들이 일본 시장으로 진출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A. (노부다케 스즈키 파트너) 일본과 한국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은 시장이다. 다른 점을 얼마나 빨리 파악하고 어떻게 잘 극복하는가가 관건이다. 다른 점을 빠르게 인정하고 일본 소비자들에 맞게 optimize 해서 진출해야 한다. 글로벌브레인의 투자자 중 하나인 VCNC(비트윈)을 예로 들어보겠다. 커플을 위한 소셜 미디어인 비트윈의 DNA가 일본 시장에서도 분명히 통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투자를 결정했다. 처음에는 글로벌브레인도, VCNC도 한국의 서비스를 그대로 일본에서 제공하면 인기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한국 커플과 일본 커플이 다른 커뮤니케이션 형식을 포함하고 있었다. 일본 커플들은 대화에 집중하기보다는 서로 공유하고 깊게 이야기하는 채널로 비트윈을 사용하고 싶어 했다. VCNC는 이 다름을 빠르게 찾아내고 극복해서 일본 마켓에서 쉽게 적응할 수 있는 콘텐츠를 보완해냈다. 다름을 인정하고 빠르게 극복해야 한다.

A. (김정용 파트너) 일본에서 B2B 스타트업을 창업한 경험이 있다. 일본에서는 계약을 하나 체결하기까지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대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콜드 콜도 답변을 받기가 거의 불가능하다. 영업을 하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고 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러나 아까 스즈키 파트너가 이야기한 것처럼 한번 관계를 맺고 나면 이것이 굉장히 오래 지속되고, 지속적으로 서로를 챙긴다. 한국이나 중국, 미국에 비해 초반에는 네트워크 확장 속도가 조금 느릴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차근차근 일본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April 13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