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펀딩클럽-블루포인트파트너스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투자자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투자자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열한 번째로 소개하는 주인공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입니다. 행사는 이용관 대표의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소개, 이용관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소개

 

2000년에 플라즈마트를 창업하고 2012년에 매각했는데, 매각 이후 당시의 사업을 복기해보니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7년에서 8년 정도를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보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플라즈마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테크 스타트업들도 같은 문제를 10년 전, 20년 전과 똑같이 겪고 있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 생태계의 문제인 것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 문제를 해결할만한 필요, 해결해야만 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창업자들은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선택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선택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어본 자들이 그 경험을 후배들에게 나누어주면 좋을 텐데 다들 자기 사업, 자기 공부를 하다 보니 모두가 그런 엄두를 쉽사리 못 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자문을 구할 수 없었고 늘 갸웃거리며 사업을 진행했다. ‘이게 맞는 건가?’라고 고민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당연히 빚도 많아졌다(웃음) 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이 경험을 누군가에게 공유해주면 그 어떤 누군가의 사업을 잘 도와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한번 성공과 실패를 겪은 선배가, 현재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배에게 이 경험을 전해주는 문화에 뛰어들고 싶었다. 그렇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처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설립했을 때의 핵심은 초기 투자였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시는 것처럼,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설립할 초기에 벤처캐피털을 고려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렇지만 벤처캐피털이 운용하는 금액 대비 심사역 수보다 더 많은 지원 인력을 데려오고 싶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액셀러레이터라는 단어를 고려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사업 모델을 설계한 게 지금의 모습이었다.

VC는 펀드를 모은 다음 이 돈으로 투자를 하고, 회사들이 성공한 것을 토대로 정산해서 모두가 나눠가지는 시스템이다. 운용수수료와 인센티브 기반이다. VC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운용자산의 크기나 심사역의 수를 고려해봤을 때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하고 싶은 모델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껴서 부담이 크더라도 한번 액셀러레이터 모델을 시도해보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좋은 공대 형이 되고싶다

 

정말 좋은 공대 형들을 많이 데리고 오는 게 목표였다. 테크에 관심이 많은, 경험이 많은, 그리고 이 분야에 대한 비전을 알아볼 수 있는, 아무리 움직여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게 지식집약적 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노동집약적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팀원들이 모두 즐거워했다. 스타트업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팀원들이 서로 즐겁고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

 

 

 

사실 우리나라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서로 고마워하는, 고마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았다. 테크 기업들의 경우 많은 사업모델이 B2B를 지향하는데 그러다 보니 한 파트너는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서로 아무리 잘 해줘도 좋은 피드백이 남기는 어렵다. 이것은 우리들의 선배 창업가, 그리고 우리 자신도 힘들어했던 것이다. 테크 스타트업들은 돈 벌기도 힘들뿐더러 돈을 번다고 해도 자존심을 굉장히 희생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문화때문에 성공한 창업가들이 다시 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돌아오지 않는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내가 이것을 엑싯시키고 다시 돌아와서 창업을 한다는 건 일종의 미친 짓이었다. 선배가 돌아와서 다시 창업하고 후배들과 함께하는 연쇄 창업가가 얼마나 나오는가, 이것이 좋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인 건데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이런 사람이 정말 드물다. 그래서 우리가 해보자고 했다. 우리가 나서서 성공 경험담을 공유하고 미담을 만들다 보면 좋은 분위기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창업 경험이 있거나 스타트업에서 열심히 일했던 실무진들이다. 또는 테크 스타트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며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이들을 지켜봤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열여섯 명이 모았다. 일차적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한 곳에 많이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의의를 두고 있다. 스타트업을 함께 지원하는 모든 인력은 스물세 명이다. 2,000억 정도의 펀딩을 굴리는 VC와 사람 수는 같지만 어떻게든 이렇게 수익을 내보려고 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집중하는 분야는 딥테크다. 서비스에 있어서 인터페이스나 UI/UX, 디바이스, 즉 유저 환경과 비슷한 단에 있는 것을 스킨테크라고 한다. 딥테크는 그 아래에 있는 엔진, 소재, 센서 등 기반 기술을 말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물론 완성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 아래에 있는 기반기술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각종 기술 기업들은 딥 테크 분야에서 나온 기업들이다. 그런데 지금 이런 회사들, 그러니까 기존 제조업의 평균 수익률이 최근 6% 밖에 안된다. 새로운 사업모델의 수익성을 못 찾고 있다. 국제적인 경쟁력은 계속해서 키워가야 하는데 산업이 너무 오래된 형태로 멈춰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붙고, 새롭고 깊은 기술들이 더해져야 국가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이 다시 탄생할 수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스타트업에게는 좋은 중견기업의 새로운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중견기업들은 좋은 스타트업을 만나고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대전이라는 도시에서 시작했다. 대전은 마치 금광 같은 곳이다. 그 좁은 동네에 박사만 만 오천 명 정도가 산다(웃음) 국가에서 주는 R&D 비용이 2조 원이다. 민간 비용까지 합치면 약 6.6조 원이 그 좁은 동네에 몰려있다. 이를 기반으로 당연히 여러 기술들이 탄생한다. 한 지역에서 테크 스타트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자본, 인력이 필요하다. 대전은 자본과 인력이 좋기 때문에 오히려 기술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오해를 했는데 아니었다. 자본도 많다. 오히려 인력이 부족했다. 기술 인력이 아니라 그 외 제반 사항들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서비스 스타트업들은 테크 이해도와 마케팅, 사업 감각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들에 대해 과락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테크 스타트업은 이 밸런스가 붕괴되어 있다. 기술의 수준은 세계 최강인데 자신의 기술이 어떤 밸류를 갖고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모른다. 그래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들 기술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창업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스타트업에 하듯이 진행되는 멘토링과 코칭은 이들에게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항상 밀착형 지원을 기반으로 한다. 어느 정도 일정 부분은 실제로 붙어서 업무를 처리해준다. 코파운더 역할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5년, 10년이 흘러서 이런 연속 창업가들이 테크 생태계에 많이 생기고 나면 그들이 어드바이저 역할이나 투자 역할도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 이들에게는 같이 붙어서 밀착형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전민동 스타일 그리고 테크 스타트업 투자

 

창업하는 스타트업들 중 보통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패하는 수가 40% 정도라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대전 지역에서 일어나는 창업은 90% 넘게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실패한다. 대전에서는 ‘전민동 스타일’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대전의 연구원들이 항상 체크남방에 청바지를 입고 다니신다(웃음) 그게 전민동 스타일이다. 문제는 사업계획서도 너무 전민동 스타일로만 쓴다는 것이다.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하다(웃음) 50장 정도의 사업계획서에 이 기술로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 이 기술이 얼마나 위대한 기술인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해준다. 시장에 대한 이해는 하나도 없다. 어떤 문제에 대해 쓰겠다는 것도 없고 설사 있다고 해도 구글링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이해도에서 창업하는 테크 스타트업은 첫 발자국을 떼는 순간 죽는다. 안 죽으면 ‘좀 괜찮은 기술이 있네?’라는 외부 평가에 의해 지원을 받아 좀비 모드가 된다. 죽지는 않았지만 과제로 연명하며 어디로 돈을 써야 하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약 7년을 개발에 실패해본 적 없는 좀비 모드의 테크 스타트업으로 살았다. 각종 미션들을 성공하며 개발하라는 것은 다 했는데 시장에서는 좀 더 나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이 없었다.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었기 때문다. 이게 바로 테크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이자 어려움이다. 전민동 사업계획서 스타일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사업의 본질이자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작성해야 하는데 이것을 오로지 화장 정도만 시켜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사업의 내용을 1분에서 3분 내에 정리하지 못하면 잘못된 것이다. 본질을 압축할 수 있는 순간 많은 것들이 변하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사들도 같은 것을 겪었다. 시장의 니즈가 부족한 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하나의 스타트업이 창업한 지 몇 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으면 창업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모든 활동을 다 정지시키고 방향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숙성이라고 부르는데, 프로덕트를 마켓에 맞추는 오랜 과정을 통해 진짜 창업을 만들어낸다.

테크와 일반 프로덕트는 정말 다르다. 스타트업들은 테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프로덕트까지 만들어내야한다. 이것을 같게 생각하면 안 된다. 테크는 말 그대로 기술인데 프로덕트는 프로토콜이다. 프로토콜은 고객이 이 사업에 어떻게 관심을 갖고 어떻게 접촉하고 어떤 방법으로 구매하고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유통되고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를 모두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프로토콜이다. 그게 없이, 이것을 어떤 펑션으로 접근할지만 생각하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가 없다. 시장에서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문제 분석을 명확히 해야 프로토콜이 완성된다. 시장에 대해서 바닥까지 알아야 하고 이에 맞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하며 방향성 있는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이 부분들을 같이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이런 가치를 서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항상 테크 스타트업 투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벤처캐피탈들도 늘 이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익률이나 펀드의 실적이라는 꼬리표가 있기 때문에 테크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는 정말 쉽지 않다. 이런 초기 스텝을 넘어서려면 엔젤 투자도 있어야 하지만 액수가 너무 적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해외 벤처캐피탈들이 많이 열려 있는 편이다. 해외 테크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런 벤처캐피탈을 조사하고 발굴하고 함께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것들에 중시한다. 해외 벤처캐피탈들과 이야기해서 이들이 원하는 글로벌 기업을 거꾸로 찾아서 육성하는 경우도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항상 수요 기반의 발굴에 초점을 두고 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표의 전공이 플라즈마다 보니 플라즈마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많이 찾아온다. 처음에 찾아온 이 스타트업은 플라즈마 중에서도 대기압 플라즈마를 다루는 스타트업이었다.

이들은 대기압 상태에서 플라즈마를 켜는데 이 기술을 통해 소세지를 염지 하는 과정을 개선하려고 했다. 밤마다 돼지고기를 사 오고 갈아와서 귀곡산장처럼 플라즈마 처리를 했다. 이건 정말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는데 사업모델이 너무 장기적이었다. 장기적이라는 것은, 이런 아이템은 한번 구입하면 한 번에 끝난다. 좋은 장비는 이 장비에 소모품이 포함되어 있어서 계속 지속적인 수입을 나게 만든다. 아이템이 너무 장기적이다 보니 이 사업모델이 아니라 다른 사업모델을 더했다. 나중에 이 기술을 통해 스마트 패키지라는 봉지를 만들어와서 패턴을 입혔다. 여기에 전원이 닿으면 전원 봉지 안에 플라즈마가 생기는 기술이다. 처음에는 이 봉지를 편의점에 도입했다. 편의점 음식의 유효기간이 길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맛이 변했다. 이번에도 역시 실패였다.

수요가 있는 시장이 어딜지 고민해보니 의료기기 시장이 떠올랐다. 시장의 대상을 의료기기 시장으로 바궜다. 패키지를 의료기기 살균에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료기기 살균은 몇 억 원 정도의 멸균 장치를 구입해야만 했다. 물론 A/S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것을 플라즈마로 활용하고 이들의 기술로 장비를 만들면 700원짜리 봉지를 만들어서 그 봉지 안에서 멸균이 가능하다. 게다가 5분 내에 끝난다. 여기까지 생각한다면 일반 테크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것이고 이대로 제품을 만들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여기서 창업하고 멈춘다.

처음 소비자 반응 조사를 하기 위해 스무 명의 의사들에게 이 제품을 보냈는데 오로지 두 명만 쓰겠다고 했다. 정말 좋은 제품인데 왜 두 명밖에 수요가 없는지 궁금해서 더 깊게 알아보는 작업을 하자고 했다. 각 병원에 공문을 보내서 ‘우리가 당신들 병원의 의료장비 멸균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모두 해 주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실제로 병원에서 일을 하고 멸균 작업을 하면서 알아낸 <어떤 것>이 있었는데, 이 <어떤 것>을 더하고 나자 스무 명 중 열여덟 명이 당장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중 세 명은 오밤중에 찾아와서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주장했다.

공문을 보내고 직접 멸균 작업을 하기 전에는 모두가 이 기술이 편하고 좋은 것은 알지만 economic buyer가 진짜 궁금해하는 내용이 사업계획서에 담기지 않았다. 프로덕트가 거래되려면 사용자와 구매자, 그리고 이것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따지는 economic buyer가 있다. 이들은 오로지 효용을 따진다. 그래서 우리는 엔드유저 바이어, 이코노믹 바이어, 테크니컬 바이어라는 이름으로 고객의 이해관계도를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들의 문제점을 따로 분석하고 솔루션을 찾아서 사업계획서에 반영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같이 멸균한 기록들을 더했다. 이코노믹 바이어의 관점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의 제품이 급속 살균을 해주는데 보통은 네 시간 걸리는 멸균 작업을 최대 7분 안에 끝낼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줄어드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는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이전에는 환자 100명이 오면 환자 치료용 핸드피스 세트를 100개 준비해두어야 했다. 그래서 다 쓰고 쌓아놓고 밤에 씻어서 멸균하면 다음날 또 쓴다. 이 세트가 하나에 120만 원이다. 100명을 치료하려면 1억 2천만 원이라는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초기 투자비가 확 줄어들게 되어 20개만 쓸 수 있는 것이다. 병원 입장에서 감가상각비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운영비가 엄청나게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maintenance비가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기기는 부피가 너무 컸지만 이제는 부피도 작기 때문에 환자용 침대를 하나 더 둘 수가 있었다. 이런 계산들을 다 해갔고 병원장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테크 창업자들은 기능에 집중한다. 그러나 기능 다음의 가치, 고객의 가치는 쉽사리 상상하지 못한다. 깊게 들어간 자만이 안다. 그런데 이걸 찾아내고 나면 굉장히 많은 점이 바뀐다. 세상의 많은 것이 내 중심으로 돌기 시작한다.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던 친구들이, 그리고 계속해서 비난하던 VC들이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다. 돈과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고 생명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게 프로덕트 마켓 피팅의 힘이다. 테크 스타트업은 그 기술의 핵심과 본질, 그리고 시장에서의 생명력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잡아내야 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개발, 기술 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걸 좋아하고 그에 애정이 많은 사람들을 모아둔다. 아직은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가 너무나도 숙성되어 있지 않아서 우리도 힘들고 스타트업도 힘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너희 이래서 밥 먹고 살겠니’라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테크 스타트업이 뭘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테크 스타트업이 훨씬 더 글로벌하게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많이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분야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도전 정신을 갖고 뛰어들었으면 한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다른 액셀러레이터 모델과 다른 것으로도 많이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훌륭하고 몸값 비싼 분들을 심사역으로 모셔와서, 그것도 풀타임으로(웃음) 운영이 되고 있는지, 펀드를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이 수익모델이 지속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지 궁금하다.

A. 많이들 걱정해주신다. 심지어 이번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친구도 물어보더라(웃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주식회사다. 벤처캐피탈은 펀드라는 바구니 안에 돈을 모아서 투자하고 재분배 하지만 우리는 주식을 발행하고 투자를 받는다. 지금까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받은 금액은 60억 원 정도 된다. 이번에 펀드레이징을 했는데 150억 원 정도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주주들도 우리의 이런 뜻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2015년에는 적자가 났지만 작년에는 이익이 났고 올해는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4번의 스타트업이 엑싯을 했고 이게 당연히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주 수입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IPO는 평균 12년 정도가 걸리고 M&A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그래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마일스톤 엑싯이라는 전략을 쓴다. 우리가 한 회사에 투자하면 이 회사의 고유 지분을 VC가 A 라운드에 들어온 다음 30% 정도, B라운드에 들어온 다음 30% 정도, 그리고 파이널 엑싯에서 40% 정도를 매각한다. 지금까지 4번 정도 이런 식으로 엑싯했고 18억 저도의 엑싯도 있었다. 수익모델은 계속해서 플러스로 나아가고 있는 상태다.

 

 

Q. 굉장히 현실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이용관 대표 본인이 창업한 후 엑싯한 경험이 굉장히 소중했던 것 같다. 회사는 어떤 회사였는가.

A. 그 당시 주성 엔지니어링의 홍철주 회장이 롤모델이 되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또는 솔라셀 LED 같은 마이크로 패터닝의 기술에 플라즈마를 활용했고 그런 장비에 들어가는 플라즈마 발생, 제어 장치 등을 만들었다. 특허도 많이 만들고 7-8년 동안 플라즈마 발생장치를 만들어왔는데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 기술을 가지고 직접 더 큰 상품을 만들어냈을 것 같다. 그 당시 우리가 만들었던 기기는 자동차로 말하면 엔진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기술로 사업을 한다면 엔진이 아니라 퍼포먼스가 잘 날 수 있는 자동차를 직접 만들었을 것 같다. 반도체 장비를 만들었어야 하는 거다. 그럼 밸류가 훨씬 더 컸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사업모델을 잘 구상하지 못했다. 테크 하시는 분들이 우리 같은 생각을 많이 한다(웃음)
정부 과제나 기업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면 그들이 원하는 개발만 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개발을 하다 보면 다음 사업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개발비 정도, license fee정도만 받고 나면 과제가 끝난다. 그다음으로는 성장할만한 사업모델을 찾기가 힘들다. 벤처캐피탈이나 액셀러레이터도 물론 만났다. 엔젤투자도 받았다. 그런데 그게 다였다. 더 발전하지 못했다.
시장에 제품을 내자마자 글로벌 업체들이 M&A 제안을 하긴 했다. 그때는 2년간 무시했다. 그런데 2012년에 후배가 조언을 했다. 이제는 팔아야 한다는 강력한 충고였다(웃음) 그래서 두 선두주자에게 정식으로 비딩을 붙이고 하나를 선택해서 매각을 진행했다 반도체는 위너가 평정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좋은 기술, 장비가 나오면 글로벌 업체들이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시장 구조 자체가 많이 표준화되어있어서 삼성 같은 곳에서도 성과가 나오면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

 

Q. 대전의 장점과 단점이 궁금하다.

A. 대전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같은 회사들이 10개가 있어도 되는 곳이다. 카이스트 랩만 해도 600개다. 민간 연구소도 엄청나다. 각각이 굉장히 여러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가 와도 오히려 좋은 시장이다. 지금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처럼 멘토링 해줄 수 있는 인력이 너무 적어서, 그리고 이런 생태계가 자리잡지 않아서 창업을 할 때 여자 친구에게 뭐라고 해야 하는지, 부모님에게 뭐라고 해야 하는지 까지 설명해주어야 한다(웃음)

 

Q. 좋은 인력이 많고 가능성도 많은 회사에 도대체 왜 이렇게 투자자들이 안 오는 걸까

A. 2000년 초반에 VC가 정말 많이 왔다. 그런데 일반 벤처캐피탈이 보기에는 이 테크놀로지와 프로덕트의 갭이 너무나 큰 것이다. 그래서 기술은 좋으나 회사가 아직 덜 성숙된 것은 오히려 벤처캐피탈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소개해줄 때도 있다. 이런 것들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역할이 나눠지고 안정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Q. 좋은 스타트업은 어떻게 소싱하고 있는가

A. 처음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브랜드가 부족하다 보니 사설 네트워크를 많이 이용했다. 교수님을 통해 개개인 멤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왔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알려지면서 콜드콜도 많이 오고 건너 건너오는 경우도 많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만나고 싶은 팀은 우리를 공대 형이라고 생각하고 언제든 편하게 메일로 연락 주시면 좋겠다. 설령 당장 투자가 진행되지 않고 드롭되더라도 절대로 연을 끊지 않는다. 지금 당장 투자하지 못하는 거지 몇 개월 내에도 당장 가능할 수 있다. 숙성 프로세스를 거치고 에너지를 살펴본다.
테크 스타트업들은 본인들이 물론 배우는 작업, 파고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전문가를 반드시 만나 이들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꼭 만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웃음) 기술 창업을 해보았거나 테크 스타트업에 있었던 사람들, 이들이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전문성과 창업 경험을 갖고 있다.

 

Q. 대전에 있다보니 분명 단점도 있을 텐데.

A. 전민동 스타일은 보다 보면 중독된다는 매력이 있다(웃음) 보다 보면 오기도 생긴다. 이것만 다듬으면 좋아질 텐데, 이런 것만 보완된다면 완벽할 텐데 생각되는 기술들이 있다. 교수님이나 연구원 분들 중 유아독존 성격을 만나면 다시는 이런 사람들과 일하지 말아야지 싶다가도 천상 우리도 공대 형이기 때문에 좋은 기술들을 보면 매력이 생긴다. 좋은 멤버가 있는 팀, 기술이 좋은 팀 중 둘 다 좋은 팀은 열에 하나도 찾기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편이다.

 

Q. 투자 결정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가.

A.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투자가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긴 하다. 투자 프로세스는 사람이 적을 때는 5-6명이 만장일치해야 집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이상한 구조라는 것을 깨달았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는 스타크래프트 종족 이름을 따서 세 가지의 투자팀이 있는데(웃음) 테란은 로봇, 센서, 반도체를 다루고 저그는 메디컬, 바이오 헬스케어, 프로토스는 AR, VR, 핀테크, AI를 다룬다(웃음) 그 각자의 팀이 한 표씩, 대표가 한 표를 갖고 있는데 네 표를 행사해서 3/4이 찬성하면 투자를 진행한다.

 

 

Q.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자체적으로 린스타트업 캠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A.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기본적으로 밀착형 액셀러레이터를 꿈꾼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각 스타트업들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공유해야 하는 내용들이 있다. 그런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서 린스타트업 캠프를 개최했다. 린스타트업이라는, 일종의 표준화된 방법론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Q.문송이라는 말이 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웃음)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보기에 앞으로 문과생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A. 생태계 전체에 각자가 지켜가야 하는 역할이 따로 있다. 이게 커지다 보면 여러 가지 중심이 잡힌다. 이과생들이 못 보는 것이 분명히 있다. 문과 건 이과 건 자신이 일하는 산업에서 전문성, 그러니까 그게 인사 일이건, 마케팅 일이건 자신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만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과생들이 할 수 없는 부분에 있어서 분명히 문과생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엄청난 기술 테크 기업이어도 마찬가지다.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계속해서 따라가고 접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Q. 가끔 내가 가진 기술은 너무 특별하고 대단한데 한국의 투자자들이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해서 계속 딴소리를 한다, 이걸로 실리콘밸리 가면 성공할 텐데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해주는가.

A. 투자는 자기의 사업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이건 오히려 반에 불과하다. 투자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기 모델의 검증이다. 까이고 까이고 깐 데를 또 까여도 계속 다듬어서 들이대야 한다. 그래야 사업모델이 건강해진다. 그리고 내가 저들을 반드시 설득시킬 것이라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 보통 억울한 사람들의 99%가 사업모델의 결함이 많은 경우다. 가끔 창업팀과 시리즈 A를 받으러 벤처캐피털 투심위에 가면 우리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엄청 까인다. 그런데 이 소리들을 흘려듣거나 기분 나빠하면 안 되고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당연히, 벤처캐피탈이 모르고 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투자란 그런 것이다. 이게 바로 현실적인 투자다.

 

 

Q. 많은 대기업 담당자들, 또는 벤처캐피탈이 한국에 투자할만한 테크 스타트업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국내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세돌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웃음) 인공지능에 대해 산업계나 학계에서 큰 관심을 안 갖고 있었는데 이게 이세돌 이후로 우리나라에 갑자기 들어오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면 인공지능을 생각하지만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은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블루포인트 파트너스가 투자한 행사 중 내화벽돌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포스코 같은 제련하는 곳에 쇳물을 녹인 다음 호일이나 강판을 만든다. 이 녹인 쇳물을 흐르게 하는 통로가 모두 세라믹 내화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 내화벽돌이 원래는 소모품이었다. 문제는 이 내화벽돌이 언제 소모되는지를 아무도 모른다. 수명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충 쓴 다음 버린다. 그리고 다시 싹 갈아버린다. 이 비용이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0조 원 정도가 든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한 회사는 벽돌 안에 특수 와이어로 센서를 달았다. 그래서 내화벽돌의 어느 부분이 닳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제련소마다 가장 약하고 오래된 부위만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룩셈부르크에 있는 제련소 설계 회사에서 인더스트리 4.0 대상을 받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사례가 생각보다 정말 많다.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이 커머스에 도움을 주고,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사업군에서 적용되는 기술이 정말 정말 많다. 이게 다 기회이자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Q. 실제로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많고 팁스 운영사이기도 하니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정부의 역할에 대해 많은 소회가 있을 것 같다.

A. 처음 팁스 이야기를 듣고 충격받았다. 아니 대체 이런 좋은 생각을 누가 한 거야 하고(웃음) 팁스는 결국 정부가 해왔던 역할을 민간에게 조금씩 이양하려고 하는 움직임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와 R&D 예산,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보완될 점이 많다.
아이를 하나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피어나려면 일단 스타트업, 그러니까 아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은 창업자 자체가 없다.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본다. 수도권이 아닌 도시에 창업자가 있다고 해도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같은 액셀러레이터와 투자금을 조달할 사람들, 지원기관이 없다.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는 여전히 이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 그래도 최근에는 서울이 아닌 도시 중 부산과 울산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울산은 생태계적인 이슈가 있다. 조선업이나 자동차, 철강 산업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해왔는데 이런 산업분야들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중견기업들이 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신산업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오히려 대구와 광주 같은 지역에서 창업이 활발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

September 11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

테헤란로 펀딩클럽-알토스벤처스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열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알토스벤처스입니다. 행사는 김한준 대표의 알토스벤처스 소개, 김한준 대표와 박희은 심사역, 오문석 심사역,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알토스벤처스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Objectives

 

미국의 가장 큰 Top10 회사 리스트를 보면 테크 회사들이 순위권을 채우고 있다. 중국도 테크 회사가 1, 2위 기업 순위를 차지한다. 전부 다 20년 안에 시작한 회사들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Top10은 여전히 그대로다. 바뀌지 않는다. 10년 안에 네이버 같은 IT 회사들이 한국에서 최고 가치를 달성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흐름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더 많은 IT 회사들이 등장하고 성장해야 하는 것도 당연하다. 세계의 흐름을 역행해 우리나라에서만 이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는 것이 때로는 안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와 같은, 시대의 흐름에 맞는 일들이 벌어지기 위해서 알토스벤처스는 무엇을 해야 할까. 알토스 벤처스는 세 가지를 증명하고 싶었다.

국내 시장은 매우 크다는 것, 한국 회사도 해외 시장에서 잘 할 수 있다는 것, 이사회 중심으로도 충분히 깨끗한 경영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국내 시장의 크기에 비관적인 시각을 견지한다.  패배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지금 이미 국내시장을 장악한 사람들이 이득을 지키기 위해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러니까 남들이 차마 도전하지 않도록 더 오버해서 말하고 있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잘못된 착각이 퍼져있다. 심지어 이 잘못된 생각을 퍼뜨리는 데도 활발하다(웃음)

국내 시장은 굉장히 크다. 국내 시장에 집착하는 것으로 시작하더라도 충분히 큰 회사가 될 수 있다.  또 한국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잘 못한다, 그 시장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오해가 있는데 알토스벤처스와 우리의 포트폴리오들은 그 인식도 깨버리자고 말했다. 한국 회사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주식 가치 등을 인정받지 못하는 큰 이유가 한국의 경영 방식이 외국에 비해 깨끗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런데 그것은 최소한, 앞으로, 우리가 투자해나가는 회사들의 사이에서는 벌어지지 않을 일일 것이라고 확신한다. 좋은 이사회 위주로 깨끗하고 효과적인 경영을 분명히 할 수 있고 그런 것들을 투자자들에게 투명하게 공유한다면 충분히 이사회만으로도 크고 좋은 회사를 운영할 수 있다. 이 세 가지 것들을 증명하다 보면 분명히 국내 시장, 한국에 대한 낙관론도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의 처음 목표는 각 펀드에 최소 하나씩, 1조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목표를 높였다. 펀드 하나에 하나의 스타트업이 아니라 매년 한 개의 스타트업을 그 정도 볼륨까지 키워내자고 다짐한다. 이 스타트업들이 그 정도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을 만큼 투자하고 도와주자고 다짐한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은 정말 크게 될 가능성이 있는 스타트업들이다. 우리는 그 안목을 믿고 투자했기 때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여서 스타트업을 성장시키려고 한다. 단순히 안정되게 자라서 좋은 엑싯을 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나중에 은퇴하더라도, 몇 십 년 후에 우리가 투자한 스타트업들을 길에서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었으면 한다. ‘이 스타트업들에 우리가 투자했어’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도록 멋진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싶다.

 

 


 

# Exploring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 중 O2O 회사들이 잘 알려져 있기 때문에 알토스벤처스가 O2O, 또는 모바일 서비스에만 투자하는 회사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그렇지 않다. 물론 모바일 서비스 분야에 집중하고 있긴 하지만 다른 분야도 천천히 투자 중이다.

 

 

소프트웨어 분야에서는 레디오픽, 인프라 시스템 모니터링 스타트업인 와탭, 메디컬 쪽에는 Synteka가 있다. 마켓플레이스 분야는 알토스벤처스가 잘 아는, 잘 하는 분야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많은 투자를 진행했다. 어웨어라는 하드웨어 디바이스 업체에도 투자했고 오프라인 서비스 쪽에도 두 개의 스타트업에 투자했다. 공간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스윗스팟이라는 스타트업과 어메이징 브루잉 컴퍼니다. 오늘 클로징한 크몽도 마켓 플레이스 관련 스타트업이며, 스푼이라는 개인 음성 방송 서비스에도 투자했다.

 


 

 

# Investments

 

2014년 박희은 심사역이 함께한 이후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의 스타트업들에 활발하게 투자하기 시작했다. 오문석 심사역이 함께한 이후로는 투자액의 단위가 커지고 있다. 지금까지 총 41개의 회사에 약 1,500억 원을 투자했다(쿠팡은 너무 큰 숫자이자 변수여서 제외했다) 사실 알토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크게 자랑할만한 엑싯은 아직 없다. 코스닥에 하나, 코넥스에 하나 상장했고 두 개의 회사를 팔았다. 네 개의 회사는 문을 닫았다(화제가 되었던 리모택시와 비트패킹컴퍼니가 이곳에 속한다. 조용히 문 닫은 게임회사도 있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포트폴리오의 2017년 예상 매출은 최소한 7,500억 원 정도가 되지 않을까 예상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성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투자사기 때문에 스타트업의 트래픽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 매출이 나중에는 이익으로 이어져야만 스타트업도, 투자사도 안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매출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다. 매출이 멈추게 되면 우리는 이 스타트업을 더 이상 성장하지 않을 회사라고 단정 짓기 때문에 매출은 계속 커져야 한다. 매번 스타트업의 매출을 자세하게 트래킹 하는 것도 그 이유다. 지금 연 매출이 100억 원 넘어가는 회사는 11개, 1,000억 원 넘어가는 회사는 4개, 1조 원 넘어가는 회사가 두 개다. 스타트업이 매출과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충분히 서포트해주는 것이 알토스벤처스의 역할이다. 더 빨리, 더 많이, 더 크게 잘 할 수 있도록 늘 스타트업을 밀어준다.

어떤 분야가 최근에 떠오르고 있는지, 어떤 분야를 눈여겨 주목하고 있는지에 대해 질문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알토스벤처스는 꼭 한 분야를 정해서 이 분야에 뛰어드는 스타트업 투자를 진행하겠다고 정해놓지 않는다. 어떤 분야는 절대 하지 말아야지라는 생각도 안 한다.

 

 

“VC 비즈니스는 어떤 새가 날아갈까 예측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날아가는 새들 중 하나를 정해서 그 새를 꾸준히 관찰하는 것이 VC들의 업이다”라는 이야기가 있다. 그 말에 깊이 공감한다. 알토스벤처스도 그 생각을 따르는 VC가 되고 싶다. 그렇기 때문에 남들이 비관적으로 보는 분야라도 우리가 보기에 좋은 회사는 투자를 진행하고, 최근 떠오르는 분야라도 우리와 핏이 맞지 않는다면 투자하지 않는다.

모든 VC들이 좋은 팀을 만나고 싶어 한다. 알토스벤처스가 생각하는 좋은 팀의 첫 번째 조건은 정직함이다. 자신이 처한 현실과 상황에 대해 정직하게 말할 수 있는 팀을 만나고 싶다. 상황이 나쁘면 나쁘다고 이야기하고 이것을 인정하는 순간 솔루션을 찾기 위해 정직하게 노력하는 팀을 만나고 싶다. 정직한 사람들은 자신의 상황을 인정하는 자신감이 있다. 반대로 상황이 좋아졌을 땐 또 좋아졌다고 인정하는 정직함도 필요하다. 이럴 땐 자신의 좋은 상황을 인정하고 더 적극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알토스벤처스가 생각하는 좋은 팀의 두 번째 조건은 절실함이다. 사실 스타트업이 성공에 너무 절실하면, 그러니까 성공에서 약간 멀게 느껴져서 성공을 절실하게 여기면 VC들이 불안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알토스벤처스는 우리를 약간 긴장시키는 팀이 좋다(웃음) VC를 긴장시킬 정도로 절실해서 사업에 당면한 문제들을 정직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팀을 원한다.

 

 

알토스벤처스는 투자대상 스타트업을 고를 때 ‘왜 이 스타트업이 지금 이 사업을 하고 있는지, 알토스벤처스는 왜 지금 투자해야 하는지’에 대해 굉장히 많이 고민한다. 의외로 많은 서비스들이 지금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는데 10년 후 비슷한 서비스가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시장에 늦게 뛰어들어서 망하는 경우보다 오히려 더 일찍 뛰어들어서 망하는 경우가 더 많다. 이런 성공과 실패를 많이 보아왔기 때문에 ‘Why now?’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아주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부터 투자하기보다는 어느 정도 트랙션과 지표가 의미 있게 느껴질 때부터 투자를 고려한다. 트랙션이란 스타트업이 내놓은 서비스와 제품이 있을 때 사용자가 이 서비스를 얼마나 빨리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서비스나 제품을 사용한 사람들이 얼마나 그 서비스를 좋아하는가를 지표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이 두 지표가 굉장히, 눈에 띄게 잘하고 있으면 당장 매출이 나지 않더라도 굉장히 큰 관심을 갖고 바라보기 시작한다. 성장 속도가 무섭게 치고 올라가지 않더라도 깊게 관찰하며 그 후에 거래액과 매출 등을 살펴본다. 매출이 일어나기 전에 여러 가지 leading indicator가 무엇인지도 꼼꼼히 살펴본다. 이 요소들에 대해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어야만 스타트 업을 이해하고 투자할 수 있다. 심사역들과도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하며 투자를 결정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처음 투자할 때 주로 20억과 40억 사이로 투자를 진행한다. 그러나 가끔씩, 후속 투자를 유치할 때 굉장히 적극적으로 큰 금액의 투자를 진행할 때가 있다. 특정 스타트업이 더 많은 금액을 투자 받고 더 빨리 뛰어올라야만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이 커진다고 느껴질 때는 최대한 많은 파트너나 LP, 다른 투자가들을 설득해 더 큰 금액을 투자하려 한다.

어떤 회사는 타이밍에 맞지 않게 너무 많은 금액을 투자 받아 실패할 때도 있다. 그렇지만 많은 투자금을 기반으로 더 치고 나가야 할 때 시기를 놓쳐서 투자 받지 못하고 주저앉아버리는 경우가 정말 많다. 알토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에서도 분명히 그런 일이 있었다. 이런 일은 만들고 싶지 않다. 사업자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정말 필요하다고 여겨질 때는 스타트업 입장에서 상상할 수 없는 금액을 회사에 끌어들이며 더 빨리 가라고 밀어붙인다. VC에게는 이런 추진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스타트업들에게 무리해서 해외 진출을 강요하지도 않는다. 특정 스타트업이 속한 분야의 국내 시장이 크다면 무리해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국내 시장이 충분히 크다면 오히려 ‘여기서 집중해서 반드시 이기자’는 전략을 추구하는 게 옳다. 모든 시장과 모든 분야는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두었으면 좋겠다.

알토스벤처스에는 총 다섯 명의 멤버가 있다. 세 명의 멤버가 한국 오피스를 관리하고 있다. 가장 최근에 조인하신 오문석 심사역은 골드만삭스 투자팀에 있었지만 알토스벤처스와 배달의민족에 투자하게 되면서 인연을 맺게 되었고, 직방까지 함께 투자하며 더 깊게 알아가게 되었다. 지금은 함께 투자 심사역으로 일하면서 한국의 좋은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다른 투자사와 달리, 투자 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다섯 명의 모든 심사역이 그 투자 건의 담당자가 된다. 이 다섯 명의 담당자가 자유롭게 질문과 대답을 진행하고 자신이 줄 수 있는 최대한의 지원을 끌어온다. 책임도 모두가 함께 진다. 두 명의 멤버가 1996년부터 알토스벤처스에 있었고 한 명은 2000년에 조인했다. 박희은 심사역은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했던 스타트업 이음의 대표로 있다가 알토스벤처스의 심사역이 됐다. 알토스벤처스는 한 번 같이 일하기 시작하면 영원히 떠날 수 없는 직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한다.

 

 

알토스벤처스는 알토스벤처스에 financial interest가 있는 사람들에게 최선을 다해 가장 높은 수익을 안겨다 주려 한다. 좋은 회사를 발굴하고 투자해서 그 회사를 많이 키우고, 그 기간이 짧건 길건 좋은 결과가 있으면 그 성과를 LP들에게 바로 공유하고 나눠가질 수 있도록 한다. 지금 알토스벤처스에는 각종 대학 연금과 Fund of Funds, Family Office가 참여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기관 투자자 중에는 GS샵과 네이버, SBS, 디캠프, 마루180의 아산나눔재단 등이 있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알토스벤처스 김한준 대표, 박희은 심사역, 오문석 심사역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임정욱 센터장

 

 

Q. (임정욱) 김한준 대표는 중학교에 진학하기도 전 미국으로 간 재미교포였다. 영어가 아니라 한국어를 공부하셨어야 하는 분인거다(웃음) 교포들이 한국에 관심을 갖고 먼저 투자를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데 특별히 그렇게 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궁금하다.

A. (김한준) 알토스벤처스도 처음에는 실리콘밸리 위주의 투자를 진행했다. 그런데 실리콘밸리에 있는 회사 밸류에이션들도 높아지고 경쟁도 치열하니, 투자사들도 그 시장 안에서 살아남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고 느껴졌다. 투자가로서는 투자 대비 성과가 합리적이어야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 그래서 더 많이 돈 벌 수 있는 기회가 어떤 것이 있을까 적극적으로 찾기 시작했고 그때 한국 시장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 2012년 본엔젤스의 장병규 고문이나 프라이머의 권도균 대표와 같은 분들이 엔젤 투자를 시작하며 본격적으로 창업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자기 시간과 자기 돈을 쏟아부으며 투자를 하고 이익을 만들어내는 생태계가 형성되기 시작한 것이다. 혁신의 아이콘으로 거듭나는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하는 것은 이와 같은 생태계 덕분이라는 생각을 매일같이 해왔다. 자연스럽게 한국 시장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의 김한준 대표, 박희은 심사역은 다른 VC 들과 다르게 SNS도 열심히 하고 이를 통해 본인의 생각을 자주 밝힌다. 포트폴리오 홍보도 활발하게 한다. 알림 설정을 해놓으신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알토스벤처스 포트폴리오 이야기가 타임라인에 올라오면 실시간으로 좋아요를 눌러주신다(웃음) 실제로 알토스벤처스의 모든 멤버들이 포트폴리오를 사랑한다는 게 느껴져서 정말 좋은 팀원들로 구성된 VC라는 생각을 자주 한다.

A. (김한준) 박희은 심사역은 창업했던 이음을 그만두기로 결정하고 앞으로 무엇을 하며 지낼지 가볍게 저녁을 먹다가 모셔왔다(웃음) 박희은 심사역이 모든 파트너들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 정말 똑똑하고 열정 넘치는 사람이라는 점에 확신을 가졌다. 알토스벤처스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도 했다.

A. (박희은) 알토스벤처스에서의 생활은 힐링 그 자체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열정 넘치는 분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분들과 계속 같이 지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라는 곳 역시 남들과 다른 포지션에서 열심히, 합리적으로 일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의 생활이 정말 행복하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나 김한준 대표는 벤처캐피털 업계에 많은 자극을 주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혀 있는 시각과 문화를 알려주고 실제로 이를 실행하며 성공적인 포트폴리오들을 만들어가고 있다. 알토스벤처스는 지금까지 다른 VC보다도 유독 사람, 시장, 모험성 등을 강조했는데 이렇게 좋은 스타트업을 초기에 발굴할 수 있었던 강점이 궁금하다.

A. (박희은) 좋은 사람을 많이 알고 있으며, 좋은 사람들을 더 많이 알기 위해 노력한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를 고민하는 스타트업의 90%는 누군가의 추천으로 만난 스타트업들이다. 특히 알토스벤처스가 이전에 투자했던 스타트업 대표들이 소개해주고 추천해주는 회사를 더 신경 써서 만나는 편이다. 좋은 사람에게 추천받았기 때문에 좋은 사람이라 생각하는 것이다. 요즘은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링크드인 등을 통해 그 사람의 레퍼런스 체크도 쉽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보조적인 수단을 최대한 활용해서 새로운 서비스, 새로운 스타트업, 새로운 좋은 사람을 만나기 위해 늘 열심히 돌아다닌다. 지금까지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도 그런 식으로 만난 분들이 많다.

 

Q. (임정욱) 결국 실리콘밸리에서 말하듯 내가 투자해서 나를 성공하게 해준 사람이 소개한 스타트업을 만난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그렇다면 그런 링크가 없음에도 내가 정말 좋은 아이템이 있을 때, 어떻게든 알토스벤처스를 만나고 싶을 땐 어떻게 해야 하는가.

A. (박희은) 알토스벤처스에게도 콜드콜 메일이 많이 온다. 답장을 다 하지 못하더라도 모두 읽는다.

A. (김한준) 비바리퍼블리카는 소개받은 케이스가 아니다. 마루180에서 퀄컴벤처스와 관련된 이벤트가 있을 때 만났다. 그때 비바리퍼블리카가 사업 아이템을 발표했는데 심사위원으로 참석했다가 굉장히 인상이 깊어서 바로 미팅을 잡고 투자를 진행했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의 포트폴리오 중 비바리퍼블리카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2014년 5월에 이승건 대표를 만났을 때 과연 토스가 투자 받을 수 있는 서비스인가?라고 고민했다. 우리나라 은행들이 이런 작은 스타트업과 제휴해줄 리 없고 무료로 서비스를 진행한다는 것도 수익모델 측면에서 맞지 않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특히 한국의 금융업은 규제가 굉장히 심한 분야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2달 정도 뒤 알토스벤처스가 10억을 투자했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그때 알토스벤처스가 초기 투자하지 않았다면 최근의 큰 투자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어떻게 그런 결정을 할 수 있었는지 비하인드스토리가 궁금하다.

A. (김한준) 이승건 대표를 만났을 때 토스의 서비스 진행 방식과 비바리퍼블리카의 비젼에 대해 굉장히 설명을 잘 해주었다. 그래서 투자하겠다는 결심을 했다. 물론 우리도 비바리퍼블리카에 투자하기 전 많은 고민을 했다. 금융업 분야에서 전문가가 아니니 해당 산업의 원로 전문가를 불러서 이승건 대표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했다. 에피소드가 하나 있다. 그때 그분이 미팅 시작 전 일찍 오셔서 우리에게 ‘이 모델에 투자하기로 모두 결정된 사안이냐? 해서는 안된다. 절대 안 될 거다. 내가 질문하는 내용을 잘 듣다 보면 이 회사에 투자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승건 대표와 인터뷰가 끝날 즈음 그분께서 ‘저도 투자에 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말했다. 이승건 대표는 정말 설득력 있는 사람이다. 이 정도면 우리나라의 은행권들도 설득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졌으며, 혹여 규제에 부딪히더라도 국회에 나가서 핀테크 산업에 대해 차근차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일 거라고 믿었다. 
알토스벤처스는 투자를 체결하기 전 ‘나중에 이 투자가 실패했을 때 우리가 투자했다는 것을 후회할 것이냐 후회하지 않을 것이냐’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한다. 초기 투자를 진행할 때 더더욱 그렇다. 비바리퍼블리카의 경우, 앞으로 성장하게 된다면 정말 엄청난 볼륨을 가진 회사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서비스가 잘 돼서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 이 위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들이 얹힐 것이고 나중에는 우리나라에 있는 은행 규모에 걸맞은 스타트업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투자해서 날리면 10억이지만 잘 된다면 정말 엄청난 숫자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과감하게 투자를 진행했다.

(오문석) 한국에서 200억 원 이상 규모의 투자를 모집하는 일은 정말 쉽지 않다. 여기저기 투자자들과 이야기해서 겨우 200억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더라도 그 이후 500억 원, 600억 원 규모는 불가능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다. 그러다 보니 투자사를 해외에서 찾게 되는데 해외에서 어떤 투자자가 있고 국내에는 누가 참여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늘 하고 있다. 특히 해외 투자사들을 참여시킬 때는 현재 스타트업이 사업하고 있는 시장이 큰 규모를 만들어낼 수 있는 시장인지가 중요하고 그다음으로는 그 시장에 적합한 비즈니스 모델을 잘 구축했는가가 중요하다. 몇천억 원 정도의 규모를 뛰어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이 비즈니스 모델을 잘 실행할 수 있는 좋은 팀으로 구성되어 있는가? 가 중요한 조건이다. 스타트업이 규모 있는 사업을 달성할 수 있는가, 이 규모를 달성할 수 있는 허들을 잘 넘고 있는가에 다들 주목하는 것 같다. 이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해외에서 관심을 많이 갖는다. 알토스벤처스가 소개하지 않더라도 이미 해외 투자사들에서 검토하고 있는 좋은 한국 스타트업들이 많다.

 

Q. (임정욱) 배달의민족도 이런 관점에서 투자를 진행했는가?

A. (오문석) 당시 골드만삭스가 미국의 케이터링 회사를 인수했고, 투자를 진행 중이었다. 케이터링 서비스가 미국에서 상장하는 케이스도 있었다. 배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이 분야도 충분히 매력적인 BM을 수립할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 과정에서 김한준 대표의 설득도 큰 영향을 끼쳤다. ‘배달업은 인구밀도와 인프라가 중요한 업종인데 한국은 이 두 가지가 잘 충족되어 있는 시장이다. 충분히 좋은 투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말에 다들 공감했다.

 

 

Q. (임정욱) 말씀하시는 스타트업 투자 모두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 게임이다. 그렇게 투자했다가 실패한 후 후회한 경험은 없는가?

A. (김한준) 후회는 없다. 오히려 더 크게 투자하지 못해서 아쉬운 경우들이 있다. 리모택시의 예를 들어보겠다. 알토스벤처스가 10억 넘게 투자를 했는데 좋은 성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괜찮다. 그 정도 투자는 늘 할 수 있다. 그런데 비트패킹컴퍼니는 정말 아쉽고 후회된다. 몇 백만 명의 사용자를 빠른 시간 동안 만들었는데 알토스벤처스가 더 열심히 도와주지 못해서, 더 큰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해서 자신들이 가진 것을 다 증명하지 못한 게 아닐까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더 많은 것을 증명하려면 200억 원 정도가 필요했는데 이만큼의 투자금을 유치하지 못했기 때문에 중간에 사업이 중단된 게 아닌가 아쉬운 마음이 있다. 그런 기회가 있으면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비바리퍼블리카가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200억 원 또는 300억 원 규모 정도의 투자금을 필요로 할 때, 알토스벤처스가 오히려 나서서 ‘더 많은 투자금을 유치해서 확실하게 보여줄 때까지 가자’라는 생각을 했다.

 

Q. (임정욱) 투자한 포트폴리오 중 순수 테크 기반의 스타트업은 없어 보인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김한준) 알토스벤처스의 투자 포트폴리오가 고객들과 소비생활에 다가간 서비스가 많아서 테크 기반 스타트업이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런데 이런 스타트업들의 기술 부문을 자세히 살펴보면 기술력이 풍부해서 정말 유명한, 그러니까 좋은 CTO와 개발자들이 포진해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이퍼커넥트는 굉장히 뛰어난 기술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기술력을 갖고 있는 스타트업이라면 지금 당장 비즈니스 모델이 완벽하지 않더라도 일단 투자하자고 결심했다. 그러나 비즈니스 모델도 좋았다.
기술이 훌륭하면 당연히 좋다. 그렇지만 ‘우리는 기술을 갖고 있고 굉장히 똑똑한 사람들이니 투자해달라’라는 접근은 좋지 않다고 본다. 비즈니스 모델 없이, 비즈니스 감각 없이 똑똑한 기술만 갖고 있다고 해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알토스벤처스는 창업자가 어떤 회사를 만들지 상상하고 그림을 그릴 때 그것을 옆에서 도와주는 사람들이지 스타트업이 갖고 있는 기술로 우리가 회사의 그림을 만들어주는 사람들이 아니다.

 

Q. (임정욱) 알토스와 미팅을 한 후 거절당하더라도 계속 연락을 취하고 도전하는 스타트업이 있는가?

A. (김한준) 처음 미팅 때 보완되었으면 하는 지표를 달성한다면 언제든지 연락 주셔도 좋다. 한 달이 되었건 일 년이 되었건 상관없다. 회사가 더 좋아졌을 때 눈에 띄는 지표가 있다면, 그리고 이것을 증명할 수만 있다면 언제든지 다시 연락 주셔도 좋다. 그런 스타트업은 또다시 만나게 되고 다시 대화하게 된다.

 

Q. (임정욱) 실패한 경험이 있는 창업자에게도 계속 투자하는가?

A. (박희은) 당연히 그렇다. 포트폴리오 사 대표들 중 신용불량자도 서너 분 있는 것 같다(웃음) 창업했던 경험이 있는 창업 가를 더 높이 사는 경험이 있다. 한 번 스타트 업을 경험하고 나면 이 사이클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고난을 유연하게 대처하는 방법은 어떤 것인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생각들도 완벽하진 않지만 예측 불가능한 것들을 줄여주는 선택을 하게 되면서 보다 더 성공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스타트업을 선호한다.

 

 

 

Q. (임정욱) 매년 애뉴얼 미팅을 진행하면서 미국의 LP들을 한국으로 초청해서 기존의 포트폴리오와 그 성과에 대해 설명한다. 이렇게 설명하는 과정 자체가 영향이 있는지, 그리고 미국의 LP들이 한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에 대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지가 궁금하다.

A. (김한준) 아직까지 한국을 접하지 못한 실리콘밸리 투자자가 많다. 물론 이런 사람들에게 한국의 스타트업들을 소개하면 처음에는 놀라거나 두려워한다. 우선 달러가 아닌 원화로 모든 계산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에서부터 거부감을 느끼고 회사의 정관도 너무나 달라 걱정한다. 스타트업이 파산하면 나의 권리가 어디까지 보호가 되는지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를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이런 것들을 알토스벤처스가 잘 설명해주려고 한다. 무엇보다 한국이 어떤 곳이냐고 물으면 한국은 정말 좋은 곳이라며 일단 와보라고 한다.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좋은 여건들을 함께 설명해준다. 알토스벤처스의 LP 미팅과 애뉴얼 미팅을 통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한국을 방문하고, 이를 통해 또 다른 회사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게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스타트업들 중 late stage financing을 받는 스타트업을 보면 LP들의 공동투자가 많다. 대부분 애뉴얼 미팅을 통해서 서로를, 스타트업을 더 알아가고 자신감과 확신을 가진 채로 투자에 임하는 경우다. 알토스벤처스가 여는 이벤트 중 가장 중요한 이벤트이기도 하다.

Q. (임정욱) 이런 중요한 접점을 만들어주고 문호를 열어준다는 것 자체가 토종 한국 VC들이 하기엔 어려운 것이 아닐까 싶다. 알토스같은 존재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A. (김한준)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꼭 한국 VC가 아니더라도 한국 시장을 해외에 소개하려는 VC들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고 앞으로 더 늘어날 것이라고 확신한다.

 

 

Q. (임정욱)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화제가 되면서, 음식 배달하는 스타트업으로 무슨 4차 산업혁명을 하냐, 인공지능 같은 기술을 개발해야지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많다(웃음) 이런 질문을 생각보다 정말 자주 받는데 알토스벤처스의 생각은 다를 것 같다.

A. (박희은) 그런 의견을 정말 많이 듣는다. 알토스벤처스는 앱쪼가리에나 투자하고 왜 우리 같은 기술 회사에 투자하지 않냐고 따지는 분들도 계시고(웃음) 김한준 대표가 방금 말한 것처럼, 알토스벤처스가 투자한 회사들은 소비자와 시장에 가까이 다가서 있어서 느끼지 못하는 것이지 사실 기술력이 정말 대단한 회사들이다. 서비스가 튼튼해서 기술력이 묻히는 스타트업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A. (김한준) 미국의 가장 큰 기업은 애플, 페이스북, 구글, 아마존이다. 중국의 가장 큰 기업은 알리바바와 텐센트다. 결국은 소비자에게 가까운 회사들이 자신들의 고객을 대상으로 굉장히 고도화된 기술을 펴내고 이 과정에서 데이터를 창출해낸다. 결국 시장에서 쓸모가 있고 서비스에서 활용될 수 있어야만 값어치 있는 기술이라고 생각한다. 알토스벤처스는 투자하려는 스타트업을 고려할 때 이 기술들이, 이 서비스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고 얼마나 가치를 더할 수 있을까를 고려한다.

 

Q. (임정욱) 알토스벤처스가 한국 스타트업에 본격적으로 투자한지 5년 정도 된 것 같다. 한국은 스타트업하기에 어떤 나라인가.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는지.

A. (김한준) 무엇이든 안된다고 하는 정부의 태도를 바꿨으면 한다. 모든 스타트업의 바람이다. 많은 스타트업들이 편하게 경쟁할 수 있게끔 좀 해주셨으면 한다. 최근 배달앱과 관련된 논란이 언론에 계속해서 등장했다. 많은 플레이어들이 시장에 나와있는 배달 수수료 앱이 비싸게 느껴지면 언젠가는 배달 수수료가 저렴한 서비스가 나오게 된다. 그렇게 자연스러운 시장 진입이 발생한다.

A. (오문석)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파산 절차가 너무 어렵다. 재창업하기 어려운 시스템이다. 개개인이 창업에 실패했을 때 개인이 지게 되는 부담이 너무나 어마어마해서 쉽사리 창업에 도전하지 못하고 재창업은 더더욱 어렵다. 이 부분에서 지원이 보완되었으면 좋겠다.

July 11th, 2017|Categories: Archive|

테헤란로 펀딩클럽-스톤브릿지캐피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아홉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스톤브릿지캐피털입니다. 행사는 김일환 대표의 스톤브릿지캐피털 소개, 김일환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이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격주간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Intro

 

스톤브릿지캐피털은 2017년 5월 말,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스톤브릿지벤처캐피털로 분할이 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벤처투자와 벤처투자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하는 부서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이제 각자 서로의 방향성을 다지게 되었고 나름대로 자생할 수 있는 구조가 수립되었다고 판단해 분리를 결정했다. 스톤브릿지벤처캐피털은 앞으로 벤처캐피털이라는 특성, 업의 개념에 가장 부합되게 운영하고 싶다.

 

 

벤처라는 의미는 2000년대에 사실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의 용어가 아니었다. 당시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믿을 수 없는 성장을 일궈낸 기업들을 벤처라고 했는데, 이 벤처라는 것이 모험을 뜻하기 때문에 ‘위험한’ 또는 ‘무모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제대로 된 용어처럼 여겨지곤 했다. 벤처캐피털도 마찬가지다. 벤처캐피털은 모험자본이다. 벤처캐피털은 위험을 수반하지 않으면 사실 이 투자업 자체에서 그 위치와 의미가 모호해질 수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캐피털은 앞으로도 이 ‘벤처캐피털’에 부합하는 투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Scalable, Sustainable, Speed, Partnership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 그리고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싶은 스타트업은 SSSP를 내재한 스타트업이다. Scalable, Sustainable, Speed, Partnership의 약자다.

우선 Scalable한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 처음 스타트업들과 시장에 대해 논의를 할 때,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나 예측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자신이 진출하고자 하는 마켓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가진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이 마켓이 Scalable해야 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모험 자본을 관리하는 벤처캐피털이고 위험을 부담해야 하므로 당연히 스타트업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했을 때, 그리고 그 위험을 극복하고 성과가 나왔을 때 큰 규모의 투자가 나올 수 있는 시장을 만나고 싶다.

 

 

다음은 Sustainable한 제품을 가진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지금까지 플랫폼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플랫폼 서비스라고 부르는데, 이런 플랫폼 서비스들을 검토 하다보면 뜻밖에 많은 서비스가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까지는 있지만, 그 물건을 장기적으로 납품하는 전략은 부족할 때가 많다.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단기적으로 흥행을 불러오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큰 규모를 만들어내고 이 고객들을 계속 잡아두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고 이것을 끌고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다음은 Speed다. 인터넷, 모바일, 소프트웨어 투자를 하다 보면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 분야의 서비스들을 투자하기 위해서 투자심의를 진행하다 보면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질문이 ‘이 제품을 네이버나 다음에서 만들면 어떻게 되냐’는 것이다.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무기는 ‘속도’밖에 없다. 과연 스타트업의 몇 안 되는 인력이 몇천 명의 카카오 인력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을까?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거액을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네이버, 카카오 또는 삼성이나 다른 대기업이 이미 보유한 자본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은 숫자다. 결국 스타트업이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이라는 제약조건을 극복할 방법은 ‘속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속도’와 관련된 부분은 스타트업의 팀원들을 바라볼 때도 적용되는 관점이다. 지금 이 스타트업의 이런 멤버들이 위의 조건들을 스피드있게 실행할 수 있는 팀원들인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은 Partnership과 관련된 이야기다.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은 파트너십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 파트너십에 대한 이해가 뿌리 깊게 박혀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파트너십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장점과 부족함을 동시에 이해하고 믿음과 자신감, 상호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이 가능한지,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잘 어울리는 스타트업일지를 늘 검토하고 이 부분을 중시한다. 이 네 가지가 스톤브릿지캐피털이 가장 유심히 점검하는 부분들이다.

 


 

Capital and Stonebridge Capital

 

스톤브릿지캐피털은 과거 8년의 기록을 돌아봤을 때 자신 있게, 유사한 규모에서 꽤 모험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명칭에 붙어있는 ‘캐피털’의 속성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캐피털이란 자본을 뜻한다. 캐피털 회사들은 또한 자본의 ‘리턴’을 필요로 하는 속성이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털 역시 스톤브릿지캐피털만의 고유 자금으로 벤처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를 통해 벤처들에게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회사이고 당연히 ‘이 자본은 리턴되어야 한다’는 규정과 제약들을 품고 있다. 이 규정은 기간도 포함한다. 그러므로 스타트업들이 VC에게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이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합의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뜻밖에 많은 스타트업 분들이 VC의 이런 속성을 생각하지 못하시는 것 같다.

 

 

VC가 품는 이런 속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펀드에 대한 인지가 필요한데 많은 스타트업들이 VC가 운용하는 펀드, 펀드의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투자를 위해 VC를 만날 때는 과연 VC가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가 어떤 펀드인지, 주로 어떤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해왔고 얼마나 많은 기한이 남아있는지 등에 대한 세세한 것들을 알아야 스타트업에게 맞는 자금을 적정하게 받을 수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10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운용자산 3,000억원 중 2,000억 원 정도를 79개의 회사에 투자했으며 평균 25억의 투자를 집행한다. 이 중 초기 투자에 해당하는 비율은 54% 정도라고 보면 된다. 스톤브릿지캐피털과 비슷한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VC들 중 이처럼 초기 투자 비율이 높은 VC는 많지 않다. 전체 투자의 83%는 IT 분야에 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9개의 Exit 사례가 있으며 그 중 42%는 M&A로 Exit을 달성했다. 실패 사례와 Exit 사례까지 포함한 역대 포트폴리오들의 평균 IRR은 20%였다. 20%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이 LP들에게 제안하는 목표 수익이자 지금까지 일궈내 온 성과다.

 

 


 

Who is Stonebridge Capital?

 

스톤브릿지캐피털은 Singularity를 가진 벤처캐피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벤처캐피털과 다른 지향점을 갖자고 항상 서로 이야기하고 다짐한다. 우리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가능한 한 이와 같은 Singularity를 유지하려고 하고 이를 가진 스타트업들과 관계를 맺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스톤브릿지캐피털이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들도 초기에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고 개척해나가는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았다.

두 번째는 Underdog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향후 높은 리턴을 기대하기 때문에 이미 잘 알려진, 이미 잘하고 있는 회사보다는 남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이 부분을 보완하면 폭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려 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팀원들은 모두, 상위 20%가 나머지 80%를 메꿀 수 있다는 파레토 법칙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큰 성공사례를 통해 나머지 실패를 모두 보완하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물론 이런 부분들이 모든 스타트업에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정말 많은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며 우리와 맞는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이런 부분들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어야만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좋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또한 후속투자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한다. 한 번 투자한 스타트업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이들에게 후속 투자하는 것을 VC의 좋은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후속 투자는 리턴을 높이는 방법이며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므로, 지금까지 스톤브릿지캐피털이 첫 투자를 집행한 스타트업의 48%는 다시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한 번 초기 투자를 받고 두 번의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기업도 많다.

 


 

Stonebridge Capital’s Partner

 

스톤브릿지캐피털에는 여섯 명의 팀원이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VC처럼 한 명의 심사역이 하나의 딜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심사역이 여러 가지 딜을 한번에 담당한다. 특히 한 스타트업을 적어도 두 명의 심사역이 주, 부 형태로 담당해 공통으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공유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지원방법을 찾는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투자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투자이지 각자의 심사역이 달성한 딜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고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팀 내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필수적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팀 멤버들 간의 상호 존중과 배려를 굉장히 중요시하며 모두가 최고를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 펀드 레이징 파트너의 73%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전략적 파트너이기도 하다. 국내 VC 중에서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전략적 파트너 리스트가 감히 넘버원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 SK플래닛 등 3대 포털을 LP로 두고 있으며 기존 산업군의 대기업들도 굉장히 다양하게 파트너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스톤브릿지캐피털의 LP이면서도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한,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인연을 맺은 파트너들이 어떻게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파트너들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고관여를 좋아하는 VC다. 모든 투자 건마다 이사회 보드석에 참여하고 옵저버로서의 권리를 가져가는 편이다. 내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에 함께 참여해서 최대한 많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드리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큰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경영진의 선택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것이다.

앤서즈를 첫 번째 예로 들어보겠다. 앤서즈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첫 M&A, 첫 Exit 사례였다. 앤서즈의 경우 KT와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그리고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 주주사로 들어와 있었다. 당시 KT에서 인수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기업이 KT보다 25%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인사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도 앤서즈의 경영진이 KT와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혀 모든 투자자의 찬성으로 KT에 인수되었다. 만약 이 결정에서 투자사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했다면 분명 다른 대기업에 인수되기를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톤브릿지캐피털은 KT로 인수되는 것을 최대한 배려했고 이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 예는 티켓몬스터였다. 티켓몬스터는 주변에서 이 마켓, 그리고 티켓몬스터의 성장에 한계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항상 있었다. 그런데도 더 크게 사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는 의지가 경영진과 스톤브릿지캐피털 모두에게 있었고 그 당시에 소셜 커머스라고 명명했던 서비스 시장, 그루폰에서 인수 제안이 발생했다. 다른 곳들도 인수를 제안했지만 리빙소셜에 인수가 되었는데 이 역시 경영진의 뜻이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입장에서는 그루폰이 훨씬 더 안전한 선택지이자 파트너였지만 경영진의 선택을 최대한 따르면서도 이들이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조화로운 과정을 준비하고 지원했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김일환 스톤브릿지캐피털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스톤브릿지캐피털이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하다.

A. 말그대로 돌다리다. 돌다리 벤처캐피털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웃음)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의 관계, 스타트업이 발전하기 위해 만나야 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네트워크 관계를 잘 이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Q. 스톤브릿지캐피털의 대표 선수, 대표 포트폴리오 소개를 한다면 어떤 스타트업이 있는가.

A. 아무래도 서비스 쪽에 있는 회사들을 익숙하게 여기실 것 같다. 티켓몬스터, 우아한형제들, 직방 등이 대표 선수 격으로 꼽히지 않을까 싶으며 주로 IT 플랫폼 서비스 회사들이 자주 언급된다. 광고, 모바일 관련된 서비스에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인공지능, 챗봇 등에 대해서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캐쥬얼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지금까지 플랫폼, 서비스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에 매우 많은 투자를 진행해왔다. 굵직한 인더스트리에 이미 많은 투자를 해왔고 그를 통해 노하우를 습득했다. 왓슨, 알파고 등 엄청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도 좋지만 사실 국내 현실에서는 좀 더 캐쥬얼한 접근으로 인공지능이라는 툴을 서비스에 도입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의 효율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정도라면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많은 데이터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광고의 비효율성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테크를 기반으로 한 이런 광고회사들에 많이 투자하려고 하는 편이다.

 

Q. 스타트업이 꼭 VC의 투자를 받아야만 하는 걸까 라는 질문이 있다. 이전에 실리콘밸리에서 ‘뜻밖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남들이 투자를 받기 때문에 자신들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다. 스타트업들이 VC에 투자를 받는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는가.

A. 스타트업과 VC는 결국 일종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것이다. 그러므로 VC에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어떻게든 그 돈을 VC가 회수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이 노력하겠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전제로 한다. 이와 같은 암묵적인 동의에 공감할 수 없는 스타트업, 그리고 굳이 VC의 투자를 받지 않더라도 현재 매출로 자신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스타트업은 당연히 VC의 투자를 받지 않는 것이 많다. 이러한 이해와 동의가 모자란 투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스타트업과 VC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Q. 스톤브릿지캐피털과 투자 생태계를 소개하시면서, 펀드의 속성을 이해하고 미팅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이 적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VC의 펀드를 일일이 알아보고 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스타트업이 각 VC와 그들의 펀드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

A. 투자자를 고르고 그들에게 투자받는 것은 일종의 매치메이킹이다. 파트너와 어떤 계약을 맺을 땐 당연히 그 상대방에 대한 조사와 공부가 필수다. 스톤브릿지캐피털 이전 벤처캐피털은 외국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를 진행했다. 그때 만났던 모든 스타트업들은 우리가 받는 펀드가 어떤 펀드인지, 그 펀드의 LP들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들도 VC가 제공해주는 자금뿐만 아니라 그 외의 것들도 조사하고 공부하고 자세히 물어주었으면 좋겠다. VC는 자금만 지원해주는 파트너가 아니다. 각 스타트업에게는 맞는 VC가 있다. VC 전반에 대한 특성, 각 VC와 그들의 펀드에 대한 특성을 공부하고 VC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도움을 정확히 알아야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매치메이킹을 이끌어낼 수 있다.

 

Q. 아까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의 조건을 SSSP라고 소개해주셨다. 그런데 이 조건들은 사실 스타트업을 몇 번 보고 나서 판단할 수가 없지 않나(특히 Speed) 혹시 이 기준들을 살펴보는 스톤브릿지캐피털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A.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하는 상당히 많은 회사가, 스톤브릿지캐피털이 과거에서부터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을 유지하다가 어떤 특정 타이밍에 투자를 진행하는 회사들이다. 한 번 만난 이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사업 모델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 사업 방식이 스톤브릿지캐피털과 핏이 맞는지 등을 살펴보며 투자를 한다.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거다. 또한 스톤브릿지캐피털에서 내부적으로 후속 투자를 늘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트랙션을 살펴보며 네 가지 조건을 중점으로 보는 편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처음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예 연을 끊어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몇 번이어도 좋으니 계속해서 변화하는 프로세스가 있으면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지속적인 연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트업의 업데이트에 늘 귀를 기울이려 한다.
속도라는 기준에 대해 많은 분이 질문하시는데, 이 부분에서는 티몬이 정말 인상적인 스타트업이었다. 티몬을 처음 만났을 때는 그 성장 가능성과 속도에 확신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딱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일주일간 지켜보기로 했는데, 서비스 론칭 일주일 만에 엄청난 성장성을 보여줬다. 신현성 대표와 팀원들의 속도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처음 투자한 이후 6개월 이후 바로 두 번째 투자를 하는데 기업가치가 처음에는 50억이었다. 그런데 6개월 후 800억 밸류에서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티몬이 1위였고 쿠팡이 2위인 상태였고 3위 업체가 있었는데, 3위 사업자를 인수하는 인수금융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이커머스 시장은 크기도 크지만 그만큼 플레이어도 많아서, 치킨게임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고 결국은 이 기업들의 옆에 어떤 파트너가 동참하고 돕느냐에 따라 승부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비슷한 속도를 내는 기업은 직방이다. 안성호 대표도 사업을 추진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이런 회사들은 스타트업이 두려워하는 대기업이 시장에 참여하더라도 속도로 맞설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많은 회사와 미팅을 갖지는 않는다. 유망할 것 같은 몇몇 분야를 사전에 설정하고 그 분야의 스타트업들에게 투자하기 때문에 몇 개의 유망 분야를 집중적으로 만나보는 편이다. 매주 회의를 할 때마다 20개에서 30개 정도의 딜 리스트를 작성하긴 한다.

 

 

Q. 그렇다면 스톤브릿지캐피털과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스타트업이라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A. 다른 VC들이 그렇듯 보내주시는 이메일도 다 확인하긴 한다. 그렇지만 스톤브릿지캐피털은 기본적으로 적극적인 창업가를 좋아하는 편이다. 속도있는 엑싯도 다 이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도 이런 저런 행사를 많이 다니며 많은 창업자를 만나려고 하므로, 기본적으로 다양한 행사에서 이들과 인사하고 짧은 시간이더라도 자기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듯하다.
VC마다 보는 관점, 좋아하는 요소들이 다르다. 어떤 회사는 이 회사가 얼마나 계획대로, 세운 목표대로 단계를 달성해나가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숫자가 들어가 있는 사업계획서를 좋아할 때도 있다. 그러나 스톤브릿지캐피털은 미래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덜어내는 편이다. 미래는 가능성만 바라본다. 오히려 미래의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현재 하는 일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더 집중한다. 이미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진행되고 있다면 그 현실적인 액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Q.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면 자금을 제외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

A. 우선 시장 파악이나 인력 모집 등에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돕는 편이다.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임원들도 늘 함께 찾는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전략적 파트너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단계를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구체적으로 특정 파트너와 코워킹 할 수 있는 경우 개별적인 채널까지 만들어가며 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 특히 스타트업이 초반에 어떤 시점까지 성장하는 궤도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아까 후속투자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 시리즈 A 다음 단계에서 더 큰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다른 VC 파트너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이들과 함께 투자하려고 한다. 이런 다양한 과정들과 VC의 지원이 합쳐져야만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이 매순간 마주하는 수많은 도전들에 함께하려고 항상 준비하고 있다.

 

Q.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집중해야 하는 요소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 경우마다 다르므로 확실하게 어떤 요소를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시장 크기라는 것은 스타트업이 쉽사리 검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본인의 역량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우리 스타트업이 가진 장점, 강점, 그리고 타겟할 수 있는 부분을 명쾌하게 정의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내 경쟁력을 어떤 부문에서 가져갈지를 확실하게 정의하고 이것에 맞는 팀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이것을 전달하기에 가장 좋은 조합은 어떤 조합인지를 잘 찾아내고 실행해내야 한다.

 

 

Q.셧다운하는 스타트업의 징조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A.사실 셧다운하는 징조는 스타트업에 있는 본인들이 가장 잘 안다. 특정 이유 없이 핵심 멤버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셧다운하는 징조가 온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본의 소진 정도나 속도를 보다 보면 셧다운하는 스타트업의 징조가 보인다. 자본은 적절한 시기에 투입되어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자금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소요되기 시작하고 이 규모가 커지면 의심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도전하고 있는 시장 자체가 작아지거나 조용해질 때도 분명 스타트업의 셧다운을 조심해야 하는데, 이 경우 창업자분들이 스타트업을 포기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애착이 가는 거다. 그럴 때는 내부에서 의사 결정하기가 어려우므로 제삼자가 갖는 시각을 알려주곤 한다.

 

Q.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큰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정부가 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A. 정부의 관여도가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야만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으로 스타트업 지원을 늘리고 생태계를 조성하지 말고 지금 생태계를 계속, 꾸준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유롭게 키워낼 수 있는 여유를 사회가 가졌으면 한다. 미국은 순수한 시장 논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VC도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나라 VC들도 그렇게 리스크가 있어야만 리스크 테이킹을 할 수 있을 것이다.

 

 

June 27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