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펀딩클럽-블루포인트파트너스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투자자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투자자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열한 번째로 소개하는 주인공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입니다. 행사는 이용관 대표의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소개, 이용관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블루포인트파트너스 소개

 

2000년에 플라즈마트를 창업하고 2012년에 매각했는데, 매각 이후 당시의 사업을 복기해보니 처음 사업을 시작하고 7년에서 8년 정도를 너무나 비효율적으로 보낸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다. 주변을 둘러보니 플라즈마트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다른 테크 스타트업들도 같은 문제를 10년 전, 20년 전과 똑같이 겪고 있었다.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 생태계의 문제인 것이다.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이 문제를 해결할만한 필요, 해결해야만 하는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다.

창업자들은 열심히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좋은 선택을 하는 게 더 중요하다. 선택의 과정에서 시행착오를 겪어본 자들이 그 경험을 후배들에게 나누어주면 좋을 텐데 다들 자기 사업, 자기 공부를 하다 보니 모두가 그런 엄두를 쉽사리 못 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모든 것이 새로웠고, 처음이었기 때문에 사업을 진행하면서도 누군가에게 자문을 구할 수 없었고 늘 갸웃거리며 사업을 진행했다. ‘이게 맞는 건가?’라고 고민하며 시간을 흘려보냈다. 당연히 빚도 많아졌다(웃음) 망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던 시간들을 보내고 나니 이 경험을 누군가에게 공유해주면 그 어떤 누군가의 사업을 잘 도와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한번 성공과 실패를 겪은 선배가, 현재 고군분투하고 있는 후배에게 이 경험을 전해주는 문화에 뛰어들고 싶었다. 그렇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설립했다.

 

 

처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설립했을 때의 핵심은 초기 투자였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시는 것처럼,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설립할 초기에 벤처캐피털을 고려하지 않았던 건 아니다. 그렇지만 벤처캐피털이 운용하는 금액 대비 심사역 수보다 더 많은 지원 인력을 데려오고 싶었다. 우리가 하고 싶은 일은 돈이 아니라 사람이 하는 일이었다. 그래서 액셀러레이터라는 단어를 고려하지 않고 나름대로의 사업 모델을 설계한 게 지금의 모습이었다.

VC는 펀드를 모은 다음 이 돈으로 투자를 하고, 회사들이 성공한 것을 토대로 정산해서 모두가 나눠가지는 시스템이다. 운용수수료와 인센티브 기반이다. VC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가는 운용자산의 크기나 심사역의 수를 고려해봤을 때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하고 싶은 모델과 맞지 않는다는 것을 느껴서 부담이 크더라도 한번 액셀러레이터 모델을 시도해보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좋은 공대 형이 되고싶다

 

정말 좋은 공대 형들을 많이 데리고 오는 게 목표였다. 테크에 관심이 많은, 경험이 많은, 그리고 이 분야에 대한 비전을 알아볼 수 있는, 아무리 움직여도 지치지 않을 것 같은 사람을 데려오는 것이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이게 지식집약적 사업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노동집약적 사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께하는 팀원들이 모두 즐거워했다. 스타트업과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팀원들이 서로 즐겁고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며 기분이 좋았다.

 

 

 

사실 우리나라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서로 고마워하는, 고마워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화가 정착되어 있지 않았다. 테크 기업들의 경우 많은 사업모델이 B2B를 지향하는데 그러다 보니 한 파트너는 우월적 지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서로 아무리 잘 해줘도 좋은 피드백이 남기는 어렵다. 이것은 우리들의 선배 창업가, 그리고 우리 자신도 힘들어했던 것이다. 테크 스타트업들은 돈 벌기도 힘들뿐더러 돈을 번다고 해도 자존심을 굉장히 희생해야 한다. 그런데 이런 문화때문에 성공한 창업가들이 다시 이 스타트업 생태계로 돌아오지 않는다.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이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에 내가 이것을 엑싯시키고 다시 돌아와서 창업을 한다는 건 일종의 미친 짓이었다. 선배가 돌아와서 다시 창업하고 후배들과 함께하는 연쇄 창업가가 얼마나 나오는가, 이것이 좋은 스타트업 생태계를 알아볼 수 있는 지표인 건데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이런 사람이 정말 드물다. 그래서 우리가 해보자고 했다. 우리가 나서서 성공 경험담을 공유하고 미담을 만들다 보면 좋은 분위기가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일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창업 경험이 있거나 스타트업에서 열심히 일했던 실무진들이다. 또는 테크 스타트업과 관련된 업무를 하며 누구보다도 가까이서 이들을 지켜봤던 사람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열여섯 명이 모았다. 일차적으로는 이런 사람들을 한 곳에 많이 모았다는 것만으로도 의의를 두고 있다. 스타트업을 함께 지원하는 모든 인력은 스물세 명이다. 2,000억 정도의 펀딩을 굴리는 VC와 사람 수는 같지만 어떻게든 이렇게 수익을 내보려고 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집중하는 분야는 딥테크다. 서비스에 있어서 인터페이스나 UI/UX, 디바이스, 즉 유저 환경과 비슷한 단에 있는 것을 스킨테크라고 한다. 딥테크는 그 아래에 있는 엔진, 소재, 센서 등 기반 기술을 말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물론 완성품을 중요하게 생각하지만 지금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그 아래에 있는 기반기술들이다.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각종 기술 기업들은 딥 테크 분야에서 나온 기업들이다. 그런데 지금 이런 회사들, 그러니까 기존 제조업의 평균 수익률이 최근 6% 밖에 안된다. 새로운 사업모델의 수익성을 못 찾고 있다. 국제적인 경쟁력은 계속해서 키워가야 하는데 산업이 너무 오래된 형태로 멈춰있다. 글로벌 네트워크가 붙고, 새롭고 깊은 기술들이 더해져야 국가적으로 그리고 세계적으로 경쟁력 있는 기술이 다시 탄생할 수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스타트업에게는 좋은 중견기업의 새로운 엔진이 될 수 있도록, 중견기업들은 좋은 스타트업을 만나고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대전이라는 도시에서 시작했다. 대전은 마치 금광 같은 곳이다. 그 좁은 동네에 박사만 만 오천 명 정도가 산다(웃음) 국가에서 주는 R&D 비용이 2조 원이다. 민간 비용까지 합치면 약 6.6조 원이 그 좁은 동네에 몰려있다. 이를 기반으로 당연히 여러 기술들이 탄생한다. 한 지역에서 테크 스타트업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기술과 자본, 인력이 필요하다. 대전은 자본과 인력이 좋기 때문에 오히려 기술이 좀 떨어지지 않을까?라는 오해를 했는데 아니었다. 자본도 많다. 오히려 인력이 부족했다. 기술 인력이 아니라 그 외 제반 사항들을 함께 고민할 수 있는 인력이 부족한 것이다. 서비스 스타트업들은 테크 이해도와 마케팅, 사업 감각에 대한 전반적인 부분들에 대해 과락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렇지만 테크 스타트업은 이 밸런스가 붕괴되어 있다. 기술의 수준은 세계 최강인데 자신의 기술이 어떤 밸류를 갖고 있는지조차도 모르고 이것을 극복해야 한다는 것도 모른다. 그래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들 기술에 대한 지식은 있지만 창업에 대한 지식이 없기 때문에 서비스 스타트업에 하듯이 진행되는 멘토링과 코칭은 이들에게 부족하다. 그렇기 때문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항상 밀착형 지원을 기반으로 한다. 어느 정도 일정 부분은 실제로 붙어서 업무를 처리해준다. 코파운더 역할이 되는 것이다. 나중에 5년, 10년이 흘러서 이런 연속 창업가들이 테크 생태계에 많이 생기고 나면 그들이 어드바이저 역할이나 투자 역할도 하겠지만 지금은 그런 단계가 아니다. 이들에게는 같이 붙어서 밀착형으로 지원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 전민동 스타일 그리고 테크 스타트업 투자

 

창업하는 스타트업들 중 보통 시장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실패하는 수가 40% 정도라고들 이야기한다. 그러나 대전 지역에서 일어나는 창업은 90% 넘게 시장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실패한다. 대전에서는 ‘전민동 스타일’이라는 단어를 쓰는데, 대전의 연구원들이 항상 체크남방에 청바지를 입고 다니신다(웃음) 그게 전민동 스타일이다. 문제는 사업계획서도 너무 전민동 스타일로만 쓴다는 것이다.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변한다고 생각하셔도 무방하다(웃음) 50장 정도의 사업계획서에 이 기술로 얼마나 많은 것을 할 수 있는지, 이 기술이 얼마나 위대한 기술인지를 끊임없이 이야기해준다. 시장에 대한 이해는 하나도 없다. 어떤 문제에 대해 쓰겠다는 것도 없고 설사 있다고 해도 구글링을 벗어나지 않는다. 이런 이해도에서 창업하는 테크 스타트업은 첫 발자국을 떼는 순간 죽는다. 안 죽으면 ‘좀 괜찮은 기술이 있네?’라는 외부 평가에 의해 지원을 받아 좀비 모드가 된다. 죽지는 않았지만 과제로 연명하며 어디로 돈을 써야 하는지도 모른다.

 

 

나 역시 약 7년을 개발에 실패해본 적 없는 좀비 모드의 테크 스타트업으로 살았다. 각종 미션들을 성공하며 개발하라는 것은 다 했는데 시장에서는 좀 더 나아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느낌이 없었다. 시장에서 원하는 것을 만드는 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었기 때문다. 이게 바로 테크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이자 어려움이다. 전민동 사업계획서 스타일을 버리지 못한다는 것. 사업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사업의 본질이자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작성해야 하는데 이것을 오로지 화장 정도만 시켜준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있다. 사업의 내용을 1분에서 3분 내에 정리하지 못하면 잘못된 것이다. 본질을 압축할 수 있는 순간 많은 것들이 변하고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포트폴리오사들도 같은 것을 겪었다. 시장의 니즈가 부족한 것을 해결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하나의 스타트업이 창업한 지 몇 년이 지났다고 하더라도 그들이 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으면 창업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초반에는 모든 활동을 다 정지시키고 방향을 찾는 것에 집중한다. 우리는 이 과정을 숙성이라고 부르는데, 프로덕트를 마켓에 맞추는 오랜 과정을 통해 진짜 창업을 만들어낸다.

테크와 일반 프로덕트는 정말 다르다. 스타트업들은 테크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프로덕트까지 만들어내야한다. 이것을 같게 생각하면 안 된다. 테크는 말 그대로 기술인데 프로덕트는 프로토콜이다. 프로토콜은 고객이 이 사업에 어떻게 관심을 갖고 어떻게 접촉하고 어떤 방법으로 구매하고 어떻게 사용하고 어떻게 유통되고 어떻게 처리하는지까지를 모두 정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프로토콜이다. 그게 없이, 이것을 어떤 펑션으로 접근할지만 생각하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가 없다. 시장에서의 이해관계자에 대한 문제 분석을 명확히 해야 프로토콜이 완성된다. 시장에 대해서 바닥까지 알아야 하고 이에 맞는 프로덕트를 만들어야 하며 방향성 있는 기술을 완성해야 한다. 이 부분들을 같이 찾을 수 있도록 하고 그들이 이런 가치를 서로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

항상 테크 스타트업 투자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벤처캐피탈들도 늘 이해하고 있다. 그렇지만 수익률이나 펀드의 실적이라는 꼬리표가 있기 때문에 테크 기업에 대한 초기 투자는 정말 쉽지 않다. 이런 초기 스텝을 넘어서려면 엔젤 투자도 있어야 하지만 액수가 너무 적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는 오히려 해외 벤처캐피탈들이 많이 열려 있는 편이다. 해외 테크 스타트업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이런 벤처캐피탈을 조사하고 발굴하고 함께 네트워크를 쌓아가는 것들에 중시한다. 해외 벤처캐피탈들과 이야기해서 이들이 원하는 글로벌 기업을 거꾸로 찾아서 육성하는 경우도 있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항상 수요 기반의 발굴에 초점을 두고 이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대표의 전공이 플라즈마다 보니 플라즈마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이 많이 찾아온다. 처음에 찾아온 이 스타트업은 플라즈마 중에서도 대기압 플라즈마를 다루는 스타트업이었다.

이들은 대기압 상태에서 플라즈마를 켜는데 이 기술을 통해 소세지를 염지 하는 과정을 개선하려고 했다. 밤마다 돼지고기를 사 오고 갈아와서 귀곡산장처럼 플라즈마 처리를 했다. 이건 정말 매력적인 아이템이었는데 사업모델이 너무 장기적이었다. 장기적이라는 것은, 이런 아이템은 한번 구입하면 한 번에 끝난다. 좋은 장비는 이 장비에 소모품이 포함되어 있어서 계속 지속적인 수입을 나게 만든다. 아이템이 너무 장기적이다 보니 이 사업모델이 아니라 다른 사업모델을 더했다. 나중에 이 기술을 통해 스마트 패키지라는 봉지를 만들어와서 패턴을 입혔다. 여기에 전원이 닿으면 전원 봉지 안에 플라즈마가 생기는 기술이다. 처음에는 이 봉지를 편의점에 도입했다. 편의점 음식의 유효기간이 길어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맛이 변했다. 이번에도 역시 실패였다.

수요가 있는 시장이 어딜지 고민해보니 의료기기 시장이 떠올랐다. 시장의 대상을 의료기기 시장으로 바궜다. 패키지를 의료기기 살균에 도입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의료기기 살균은 몇 억 원 정도의 멸균 장치를 구입해야만 했다. 물론 A/S도 쉽지 않다. 그런데 이것을 플라즈마로 활용하고 이들의 기술로 장비를 만들면 700원짜리 봉지를 만들어서 그 봉지 안에서 멸균이 가능하다. 게다가 5분 내에 끝난다. 여기까지 생각한다면 일반 테크 엔지니어가 생각하는 것이고 이대로 제품을 만들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여기서 창업하고 멈춘다.

처음 소비자 반응 조사를 하기 위해 스무 명의 의사들에게 이 제품을 보냈는데 오로지 두 명만 쓰겠다고 했다. 정말 좋은 제품인데 왜 두 명밖에 수요가 없는지 궁금해서 더 깊게 알아보는 작업을 하자고 했다. 각 병원에 공문을 보내서 ‘우리가 당신들 병원의 의료장비 멸균을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모두 해 주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실제로 병원에서 일을 하고 멸균 작업을 하면서 알아낸 <어떤 것>이 있었는데, 이 <어떤 것>을 더하고 나자 스무 명 중 열여덟 명이 당장 제품을 구입하겠다고 이야기했다. 그중 세 명은 오밤중에 찾아와서 회사에 투자하겠다고 주장했다.

공문을 보내고 직접 멸균 작업을 하기 전에는 모두가 이 기술이 편하고 좋은 것은 알지만 economic buyer가 진짜 궁금해하는 내용이 사업계획서에 담기지 않았다. 프로덕트가 거래되려면 사용자와 구매자, 그리고 이것에 대한 경제적 이익을 따지는 economic buyer가 있다. 이들은 오로지 효용을 따진다. 그래서 우리는 엔드유저 바이어, 이코노믹 바이어, 테크니컬 바이어라는 이름으로 고객의 이해관계도를 세 그룹으로 나눴다. 그들의 문제점을 따로 분석하고 솔루션을 찾아서 사업계획서에 반영하고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매일같이 멸균한 기록들을 더했다. 이코노믹 바이어의 관점이란 이런 것이다. 우리의 제품이 급속 살균을 해주는데 보통은 네 시간 걸리는 멸균 작업을 최대 7분 안에 끝낼 수 있다. 그런데 이 과정이 줄어드는 것이 병원 입장에서는 어떤 가치를 줄 수 있을까. 이전에는 환자 100명이 오면 환자 치료용 핸드피스 세트를 100개 준비해두어야 했다. 그래서 다 쓰고 쌓아놓고 밤에 씻어서 멸균하면 다음날 또 쓴다. 이 세트가 하나에 120만 원이다. 100명을 치료하려면 1억 2천만 원이라는 초기 투자가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제품을 사용하면 초기 투자비가 확 줄어들게 되어 20개만 쓸 수 있는 것이다. 병원 입장에서 감가상각비가 현저하게 줄어든다. 운영비가 엄청나게 줄어든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maintenance비가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지금까지의 기기는 부피가 너무 컸지만 이제는 부피도 작기 때문에 환자용 침대를 하나 더 둘 수가 있었다. 이런 계산들을 다 해갔고 병원장들이 열광할 수밖에 없었다.

 

 

테크 창업자들은 기능에 집중한다. 그러나 기능 다음의 가치, 고객의 가치는 쉽사리 상상하지 못한다. 깊게 들어간 자만이 안다. 그런데 이걸 찾아내고 나면 굉장히 많은 점이 바뀐다. 세상의 많은 것이 내 중심으로 돌기 시작한다.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던 친구들이, 그리고 계속해서 비난하던 VC들이 투자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한다. 돈과 사람이 모이기 시작하고 생명력이 생기는 것이다. 이게 프로덕트 마켓 피팅의 힘이다. 테크 스타트업은 그 기술의 핵심과 본질, 그리고 시장에서의 생명력을 끝까지 물고 늘어져서 잡아내야 한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세계 최초로 시도되는 개발, 기술 들을 좋아한다. 그래서 그걸 좋아하고 그에 애정이 많은 사람들을 모아둔다. 아직은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가 너무나도 숙성되어 있지 않아서 우리도 힘들고 스타트업도 힘들지만 그래도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너희 이래서 밥 먹고 살겠니’라는 걱정을 하시는 분들도 많다. 테크 스타트업이 뭘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그렇지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테크 스타트업이 훨씬 더 글로벌하게 나아갈 수 있는 잠재력을 많이 갖고 있다고 믿는다. 그래서 이 분야에도 많은 스타트업들이 도전 정신을 갖고 뛰어들었으면 한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이용관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다른 액셀러레이터 모델과 다른 것으로도 많이 주목받고 있다. 이렇게 훌륭하고 몸값 비싼 분들을 심사역으로 모셔와서, 그것도 풀타임으로(웃음) 운영이 되고 있는지, 펀드를 운영하지 않으면서도 이 수익모델이 지속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지 궁금하다.

A. 많이들 걱정해주신다. 심지어 이번에 신입사원으로 지원한 친구도 물어보더라(웃음) 블루포인트파트너스도 주식회사다. 벤처캐피탈은 펀드라는 바구니 안에 돈을 모아서 투자하고 재분배 하지만 우리는 주식을 발행하고 투자를 받는다. 지금까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받은 금액은 60억 원 정도 된다. 이번에 펀드레이징을 했는데 150억 원 정도를 추가로 받기로 했다. 주주들도 우리의 이런 뜻에 동참하고 있는 것이다. 2014년, 2015년에는 적자가 났지만 작년에는 이익이 났고 올해는 계속해서 좋아지고 있다. 지금까지 4번의 스타트업이 엑싯을 했고 이게 당연히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주 수입이다. 우리나라 스타트업의 IPO는 평균 12년 정도가 걸리고 M&A는 10년 이상이 걸린다. 그래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마일스톤 엑싯이라는 전략을 쓴다. 우리가 한 회사에 투자하면 이 회사의 고유 지분을 VC가 A 라운드에 들어온 다음 30% 정도, B라운드에 들어온 다음 30% 정도, 그리고 파이널 엑싯에서 40% 정도를 매각한다. 지금까지 4번 정도 이런 식으로 엑싯했고 18억 저도의 엑싯도 있었다. 수익모델은 계속해서 플러스로 나아가고 있는 상태다.

 

 

Q. 굉장히 현실적인 전략으로 보인다. 이용관 대표 본인이 창업한 후 엑싯한 경험이 굉장히 소중했던 것 같다. 회사는 어떤 회사였는가.

A. 그 당시 주성 엔지니어링의 홍철주 회장이 롤모델이 되었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또는 솔라셀 LED 같은 마이크로 패터닝의 기술에 플라즈마를 활용했고 그런 장비에 들어가는 플라즈마 발생, 제어 장치 등을 만들었다. 특허도 많이 만들고 7-8년 동안 플라즈마 발생장치를 만들어왔는데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 기술을 가지고 직접 더 큰 상품을 만들어냈을 것 같다. 그 당시 우리가 만들었던 기기는 자동차로 말하면 엔진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기술로 사업을 한다면 엔진이 아니라 퍼포먼스가 잘 날 수 있는 자동차를 직접 만들었을 것 같다. 반도체 장비를 만들었어야 하는 거다. 그럼 밸류가 훨씬 더 컸을 텐데 그렇게 하지 못해서 사업모델을 잘 구상하지 못했다. 테크 하시는 분들이 우리 같은 생각을 많이 한다(웃음)
정부 과제나 기업 프로젝트를 많이 했다. 그러다 보면 그들이 원하는 개발만 하게 된다. 문제는 이 개발을 하다 보면 다음 사업으로 이어질 거라고 생각은 하는데 개발비 정도, license fee정도만 받고 나면 과제가 끝난다. 그다음으로는 성장할만한 사업모델을 찾기가 힘들다. 벤처캐피탈이나 액셀러레이터도 물론 만났다. 엔젤투자도 받았다. 그런데 그게 다였다. 더 발전하지 못했다.
시장에 제품을 내자마자 글로벌 업체들이 M&A 제안을 하긴 했다. 그때는 2년간 무시했다. 그런데 2012년에 후배가 조언을 했다. 이제는 팔아야 한다는 강력한 충고였다(웃음) 그래서 두 선두주자에게 정식으로 비딩을 붙이고 하나를 선택해서 매각을 진행했다 반도체는 위너가 평정하는 세상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좋은 기술, 장비가 나오면 글로벌 업체들이 바로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시장 구조 자체가 많이 표준화되어있어서 삼성 같은 곳에서도 성과가 나오면 바로 파악이 가능하다.

 

Q. 대전의 장점과 단점이 궁금하다.

A. 대전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같은 회사들이 10개가 있어도 되는 곳이다. 카이스트 랩만 해도 600개다. 민간 연구소도 엄청나다. 각각이 굉장히 여러 기술들을 개발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경쟁자가 와도 오히려 좋은 시장이다. 지금은 블루포인트파트너스처럼 멘토링 해줄 수 있는 인력이 너무 적어서, 그리고 이런 생태계가 자리잡지 않아서 창업을 할 때 여자 친구에게 뭐라고 해야 하는지, 부모님에게 뭐라고 해야 하는지 까지 설명해주어야 한다(웃음)

 

Q. 좋은 인력이 많고 가능성도 많은 회사에 도대체 왜 이렇게 투자자들이 안 오는 걸까

A. 2000년 초반에 VC가 정말 많이 왔다. 그런데 일반 벤처캐피탈이 보기에는 이 테크놀로지와 프로덕트의 갭이 너무나 큰 것이다. 그래서 기술은 좋으나 회사가 아직 덜 성숙된 것은 오히려 벤처캐피탈이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소개해줄 때도 있다. 이런 것들도 스타트업 생태계의 역할이 나눠지고 안정되어가는 과정인 것 같다.

 

 

 

Q. 좋은 스타트업은 어떻게 소싱하고 있는가

A. 처음에는 블루포인트파트너스의 브랜드가 부족하다 보니 사설 네트워크를 많이 이용했다. 교수님을 통해 개개인 멤버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이 왔다. 그런데 이제 조금씩 알려지면서 콜드콜도 많이 오고 건너 건너오는 경우도 많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만나고 싶은 팀은 우리를 공대 형이라고 생각하고 언제든 편하게 메일로 연락 주시면 좋겠다. 설령 당장 투자가 진행되지 않고 드롭되더라도 절대로 연을 끊지 않는다. 지금 당장 투자하지 못하는 거지 몇 개월 내에도 당장 가능할 수 있다. 숙성 프로세스를 거치고 에너지를 살펴본다.
테크 스타트업들은 본인들이 물론 배우는 작업, 파고드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전문가를 반드시 만나 이들과 이야기해보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서 블루포인트파트너스를 꼭 만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웃음) 기술 창업을 해보았거나 테크 스타트업에 있었던 사람들, 이들이 기술적인 내용에 대한 전문성과 창업 경험을 갖고 있다.

 

Q. 대전에 있다보니 분명 단점도 있을 텐데.

A. 전민동 스타일은 보다 보면 중독된다는 매력이 있다(웃음) 보다 보면 오기도 생긴다. 이것만 다듬으면 좋아질 텐데, 이런 것만 보완된다면 완벽할 텐데 생각되는 기술들이 있다. 교수님이나 연구원 분들 중 유아독존 성격을 만나면 다시는 이런 사람들과 일하지 말아야지 싶다가도 천상 우리도 공대 형이기 때문에 좋은 기술들을 보면 매력이 생긴다. 좋은 멤버가 있는 팀, 기술이 좋은 팀 중 둘 다 좋은 팀은 열에 하나도 찾기 어렵다. 현실적으로는 둘 중 하나를 고르는 편이다.

 

Q. 투자 결정 프로세스는 어떻게 되는가.

A.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투자가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피팅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편이긴 하다. 투자 프로세스는 사람이 적을 때는 5-6명이 만장일치해야 집행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이게 이상한 구조라는 것을 깨달았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는 스타크래프트 종족 이름을 따서 세 가지의 투자팀이 있는데(웃음) 테란은 로봇, 센서, 반도체를 다루고 저그는 메디컬, 바이오 헬스케어, 프로토스는 AR, VR, 핀테크, AI를 다룬다(웃음) 그 각자의 팀이 한 표씩, 대표가 한 표를 갖고 있는데 네 표를 행사해서 3/4이 찬성하면 투자를 진행한다.

 

 

Q.블루포인트파트너스에서 자체적으로 린스타트업 캠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A.블루포인트파트너스는 기본적으로 밀착형 액셀러레이터를 꿈꾼다. 그러다 보면 당연히 각 스타트업들에 특화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공유해야 하는 내용들이 있다. 그런 고민을 해소하기 위해서 린스타트업 캠프를 개최했다. 린스타트업이라는, 일종의 표준화된 방법론을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다.

 

 

 

Q.문송이라는 말이 있다. 문과라서 죄송합니다(웃음)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보기에 앞으로 문과생의 역할은 어떤 것이어야 할까

A. 생태계 전체에 각자가 지켜가야 하는 역할이 따로 있다. 이게 커지다 보면 여러 가지 중심이 잡힌다. 이과생들이 못 보는 것이 분명히 있다. 문과 건 이과 건 자신이 일하는 산업에서 전문성, 그러니까 그게 인사 일이건, 마케팅 일이건 자신의 직무에 대한 전문성만 있으면 어디서든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과생들이 할 수 없는 부분에 있어서 분명히 문과생들이 도움을 줄 수 있다. 엄청난 기술 테크 기업이어도 마찬가지다.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에 대한 이야기를 간접적으로나마 계속해서 따라가고 접하는 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Q. 가끔 내가 가진 기술은 너무 특별하고 대단한데 한국의 투자자들이 이런 것들을 이해하지 못해서 계속 딴소리를 한다, 이걸로 실리콘밸리 가면 성공할 텐데 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이야기해주는가.

A. 투자는 자기의 사업에 필요한 돈을 조달하는 것만이 목적이 아니다. 이건 오히려 반에 불과하다. 투자 프로세스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자기 모델의 검증이다. 까이고 까이고 깐 데를 또 까여도 계속 다듬어서 들이대야 한다. 그래야 사업모델이 건강해진다. 그리고 내가 저들을 반드시 설득시킬 것이라는 다짐이 있어야 한다. 보통 억울한 사람들의 99%가 사업모델의 결함이 많은 경우다. 가끔 창업팀과 시리즈 A를 받으러 벤처캐피털 투심위에 가면 우리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엄청 까인다. 그런데 이 소리들을 흘려듣거나 기분 나빠하면 안 되고 다시 한번 생각해봐야 한다. 물론 당연히, 벤처캐피탈이 모르고 하는 소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들이 모르고 하는 소리라면 설득하겠다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 투자란 그런 것이다. 이게 바로 현실적인 투자다.

 

 

Q. 많은 대기업 담당자들, 또는 벤처캐피탈이 한국에 투자할만한 테크 스타트업이 없다는 말을 많이 한다.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A. 국내에서 4차 산업혁명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이세돌의 전과 후로 나뉜다고 생각한다(웃음) 인공지능에 대해 산업계나 학계에서 큰 관심을 안 갖고 있었는데 이게 이세돌 이후로 우리나라에 갑자기 들어오게 된 것이다. 사람들은 4차 산업혁명이라고 한다면 인공지능을 생각하지만 4차 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은 인공지능뿐만 아니라 여러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
블루포인트 파트너스가 투자한 행사 중 내화벽돌을 만드는 회사가 있다. 포스코 같은 제련하는 곳에 쇳물을 녹인 다음 호일이나 강판을 만든다. 이 녹인 쇳물을 흐르게 하는 통로가 모두 세라믹 내화벽돌로 만들어져 있다. 그런데 이 내화벽돌이 원래는 소모품이었다. 문제는 이 내화벽돌이 언제 소모되는지를 아무도 모른다. 수명을 예측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대충 쓴 다음 버린다. 그리고 다시 싹 갈아버린다. 이 비용이 전 세계적으로 1년에 10조 원 정도가 든다.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가 투자한 회사는 벽돌 안에 특수 와이어로 센서를 달았다. 그래서 내화벽돌의 어느 부분이 닳았는지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제련소마다 가장 약하고 오래된 부위만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이 회사는 룩셈부르크에 있는 제련소 설계 회사에서 인더스트리 4.0 대상을 받고 계약을 체결했다. 이런 사례가 생각보다 정말 많다. 4차 산업혁명의 인공지능이 커머스에 도움을 주고, 인공지능을 만들어내는 것도 좋지만 이런 식으로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사업군에서 적용되는 기술이 정말 정말 많다. 이게 다 기회이자 보물이라고 생각한다.

 

Q. 실제로 정부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이 많고 팁스 운영사이기도 하니 정부의 스타트업 지원, 정부의 역할에 대해 많은 소회가 있을 것 같다.

A. 처음 팁스 이야기를 듣고 충격받았다. 아니 대체 이런 좋은 생각을 누가 한 거야 하고(웃음) 팁스는 결국 정부가 해왔던 역할을 민간에게 조금씩 이양하려고 하는 움직임이다.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테크 스타트업들에 대한 투자와 R&D 예산, 테크 스타트업 생태계는 보완될 점이 많다.
아이를 하나 키우는데 마을 전체가 필요하다는 속담이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가 피어나려면 일단 스타트업, 그러니까 아이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서울이 아닌 다른 지역은 창업자 자체가 없다. 가장 기본적인 요건이 충족되지 않는다고 본다. 수도권이 아닌 도시에 창업자가 있다고 해도 블루포인트파트너스같은 액셀러레이터와 투자금을 조달할 사람들, 지원기관이 없다. 서울이 아닌 다른 도시에서는 여전히 이런 부분이 많이 아쉽다. 그래도 최근에는 서울이 아닌 도시 중 부산과 울산이 떠오르고 있다. 특히 울산은 생태계적인 이슈가 있다. 조선업이나 자동차, 철강 산업이 이렇게 빠르게 성장해왔는데 이런 산업분야들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그래서 중견기업들이 심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고 신산업을 찾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는 중이다. 오히려 대구와 광주 같은 지역에서 창업이 활발하지 않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

September 11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

테헤란로 펀딩클럽-스톤브릿지캐피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아홉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스톤브릿지캐피털입니다. 행사는 김일환 대표의 스톤브릿지캐피털 소개, 김일환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이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격주간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Intro

 

스톤브릿지캐피털은 2017년 5월 말,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스톤브릿지벤처캐피털로 분할이 될 예정이다. 기존에는 벤처투자와 벤처투자보다 더 큰 규모의 투자를 하는 부서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었다. 이제 각자 서로의 방향성을 다지게 되었고 나름대로 자생할 수 있는 구조가 수립되었다고 판단해 분리를 결정했다. 스톤브릿지벤처캐피털은 앞으로 벤처캐피털이라는 특성, 업의 개념에 가장 부합되게 운영하고 싶다.

 

 

벤처라는 의미는 2000년대에 사실 그다지 긍정적인 의미의 용어가 아니었다. 당시 테크놀로지의 발전에 힘입어 믿을 수 없는 성장을 일궈낸 기업들을 벤처라고 했는데, 이 벤처라는 것이 모험을 뜻하기 때문에 ‘위험한’ 또는 ‘무모한’이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제대로 된 용어처럼 여겨지곤 했다. 벤처캐피털도 마찬가지다. 벤처캐피털은 모험자본이다. 벤처캐피털은 위험을 수반하지 않으면 사실 이 투자업 자체에서 그 위치와 의미가 모호해질 수 있다. 스톤브릿지벤처캐피털은 앞으로도 이 ‘벤처캐피털’에 부합하는 투자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Scalable, Sustainable, Speed, Partnership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 그리고 함께 파트너십을 맺고싶은 스타트업은 SSSP를 내재한 스타트업이다. Scalable, Sustainable, Speed, Partnership의 약자다.

우선 Scalable한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 처음 스타트업들과 시장에 대해 논의를 할 때, 많은 스타트업들이 시장에 대한 일반적인 정의나 예측을 가져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자신이 진출하고자 하는 마켓에 대한 명쾌한 정의를 가진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 그리고 이 마켓이 Scalable해야 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모험 자본을 관리하는 벤처캐피털이고 위험을 부담해야 하므로 당연히 스타트업들에게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 위험을 감수하고 투자를 진행했을 때, 그리고 그 위험을 극복하고 성과가 나왔을 때 큰 규모의 투자가 나올 수 있는 시장을 만나고 싶다.

 

 

다음은 Sustainable한 제품을 가진 스타트업을 만나고 싶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지금까지 플랫폼 서비스에 많은 투자를 해왔다.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를 플랫폼 서비스라고 부르는데, 이런 플랫폼 서비스들을 검토 하다보면 뜻밖에 많은 서비스가 고객을 유치하는 전략까지는 있지만, 그 물건을 장기적으로 납품하는 전략은 부족할 때가 많다. 스타트업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단기적으로 흥행을 불러오는 데서 그치면 안 된다. 큰 규모를 만들어내고 이 고객들을 계속 잡아두기 위해서는 앞으로도 유지해나갈 수 있는 서비스와 제품을 만들어내야 하고 이것을 끌고 나가는 힘이 필요하다.

다음은 Speed다. 인터넷, 모바일, 소프트웨어 투자를 하다 보면 속도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이 분야의 서비스들을 투자하기 위해서 투자심의를 진행하다 보면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질문이 ‘이 제품을 네이버나 다음에서 만들면 어떻게 되냐’는 것이다.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스타트업의 무기는 ‘속도’밖에 없다. 과연 스타트업의 몇 안 되는 인력이 몇천 명의 카카오 인력보다 강한 힘을 갖고 있다고 자신 있게 단언할 수 있을까?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입장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거액을 투자한다고 하더라도 네이버, 카카오 또는 삼성이나 다른 대기업이 이미 보유한 자본에 비해서는 상당히 적은 숫자다. 결국 스타트업이 대기업들의 시장 진입이라는 제약조건을 극복할 방법은 ‘속도’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속도’와 관련된 부분은 스타트업의 팀원들을 바라볼 때도 적용되는 관점이다. 지금 이 스타트업의 이런 멤버들이 위의 조건들을 스피드있게 실행할 수 있는 팀원들인가가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은 Partnership과 관련된 이야기다. 벤처캐피털과 스타트업은 파트너십이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는 이 파트너십에 대한 이해가 뿌리 깊게 박혀있다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파트너십이라는 것은 그 사람이 가진 장점과 부족함을 동시에 이해하고 믿음과 자신감, 상호신뢰를 쌓아가는 과정을 말한다. 이 과정이 가능한지,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잘 어울리는 스타트업일지를 늘 검토하고 이 부분을 중시한다. 이 네 가지가 스톤브릿지캐피털이 가장 유심히 점검하는 부분들이다.

 


 

Capital and Stonebridge Capital

 

스톤브릿지캐피털은 과거 8년의 기록을 돌아봤을 때 자신 있게, 유사한 규모에서 꽤 모험적인 투자를 진행해왔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런데도 이 명칭에 붙어있는 ‘캐피털’의 속성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캐피털이란 자본을 뜻한다. 캐피털 회사들은 또한 자본의 ‘리턴’을 필요로 하는 속성이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털 역시 스톤브릿지캐피털만의 고유 자금으로 벤처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 회사를 통해 벤처들에게 투자하고자 하는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아 운용하는 회사이고 당연히 ‘이 자본은 리턴되어야 한다’는 규정과 제약들을 품고 있다. 이 규정은 기간도 포함한다. 그러므로 스타트업들이 VC에게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이와 같은 이해를 바탕으로 서로에 대한 합의가 발생하는 것을 뜻한다. 뜻밖에 많은 스타트업 분들이 VC의 이런 속성을 생각하지 못하시는 것 같다.

 

 

VC가 품는 이런 속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펀드에 대한 인지가 필요한데 많은 스타트업들이 VC가 운용하는 펀드, 펀드의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궁금해하지도 않고 알려고 하지도 않는다. 투자를 위해 VC를 만날 때는 과연 VC가 투자하고자 하는 펀드가 어떤 펀드인지, 주로 어떤 포트폴리오에 투자를 해왔고 얼마나 많은 기한이 남아있는지 등에 대한 세세한 것들을 알아야 스타트업에게 맞는 자금을 적정하게 받을 수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10개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운용자산 3,000억원 중 2,000억 원 정도를 79개의 회사에 투자했으며 평균 25억의 투자를 집행한다. 이 중 초기 투자에 해당하는 비율은 54% 정도라고 보면 된다. 스톤브릿지캐피털과 비슷한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VC들 중 이처럼 초기 투자 비율이 높은 VC는 많지 않다. 전체 투자의 83%는 IT 분야에 집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19개의 Exit 사례가 있으며 그 중 42%는 M&A로 Exit을 달성했다. 실패 사례와 Exit 사례까지 포함한 역대 포트폴리오들의 평균 IRR은 20%였다. 20%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이 LP들에게 제안하는 목표 수익이자 지금까지 일궈내 온 성과다.

 

 


 

Who is Stonebridge Capital?

 

스톤브릿지캐피털은 Singularity를 가진 벤처캐피털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다른 벤처캐피털과 다른 지향점을 갖자고 항상 서로 이야기하고 다짐한다. 우리의 지향점이기도 하다. 가능한 한 이와 같은 Singularity를 유지하려고 하고 이를 가진 스타트업들과 관계를 맺고자 한다. 그러다 보니 스톤브릿지캐피털이 지금까지 투자한 스타트업들도 초기에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고 개척해나가는 스타트업인 경우가 많았다.

두 번째는 Underdog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향후 높은 리턴을 기대하기 때문에 이미 잘 알려진, 이미 잘하고 있는 회사보다는 남들이 아직 발견하지 못한,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이 부분을 보완하면 폭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스타트업을 만나려 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팀원들은 모두, 상위 20%가 나머지 80%를 메꿀 수 있다는 파레토 법칙을 좋아한다. 그러다 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큰 성공사례를 통해 나머지 실패를 모두 보완하겠다는 생각을 늘 갖고 있다. 물론 이런 부분들이 모든 스타트업에 적용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정말 많은 스타트업을 직접 만나며 우리와 맞는 스타트업을 찾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이런 부분들을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스타트업이어야만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좋은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또한 후속투자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한다. 한 번 투자한 스타트업과 지속해서 소통하며 이들에게 후속 투자하는 것을 VC의 좋은 활동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후속 투자는 리턴을 높이는 방법이며 동시에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이기도 하므로, 지금까지 스톤브릿지캐피털이 첫 투자를 집행한 스타트업의 48%는 다시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한 번 초기 투자를 받고 두 번의 후속 투자를 유치한 기업도 많다.

 


 

Stonebridge Capital’s Partner

 

스톤브릿지캐피털에는 여섯 명의 팀원이 다양한 백그라운드와 경험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다른 VC처럼 한 명의 심사역이 하나의 딜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명의 심사역이 여러 가지 딜을 한번에 담당한다. 특히 한 스타트업을 적어도 두 명의 심사역이 주, 부 형태로 담당해 공통으로 도울 수 있는 부분을 공유하고 가장 잘할 수 있는 지원방법을 찾는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투자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투자이지 각자의 심사역이 달성한 딜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한다. 서로 자유롭게 의견을 공유하고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해서는 팀 내 수평적인 조직문화가 필수적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팀 멤버들 간의 상호 존중과 배려를 굉장히 중요시하며 모두가 최고를 찾기 위해 항상 노력한다.

스톤브릿지캐피털 펀드 레이징 파트너의 73%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전략적 파트너이기도 하다. 국내 VC 중에서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전략적 파트너 리스트가 감히 넘버원이라고 자랑할 수 있다. 네이버, 카카오, SK플래닛 등 3대 포털을 LP로 두고 있으며 기존 산업군의 대기업들도 굉장히 다양하게 파트너로 관계를 맺고 있다. 이들은 스톤브릿지캐피털의 LP이면서도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한, 스톤브릿지캐피털과 인연을 맺은 파트너들이 어떻게든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그런 파트너들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고관여를 좋아하는 VC다. 모든 투자 건마다 이사회 보드석에 참여하고 옵저버로서의 권리를 가져가는 편이다. 내부에서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에 함께 참여해서 최대한 많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해드리고 이들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이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큰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경영진의 선택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것이다.

앤서즈를 첫 번째 예로 들어보겠다. 앤서즈는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첫 M&A, 첫 Exit 사례였다. 앤서즈의 경우 KT와 소프트뱅크벤처스코리아, 그리고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 주주사로 들어와 있었다. 당시 KT에서 인수 의사를 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대기업이 KT보다 25% 높은 금액을 제시하며 인사 의사를 밝혔다. 그런데도 앤서즈의 경영진이 KT와 계약을 체결하겠다고 밝혀 모든 투자자의 찬성으로 KT에 인수되었다. 만약 이 결정에서 투자사들이 자신의 이익만을 위한 의사결정을 해야 했다면 분명 다른 대기업에 인수되기를 요구했을 것이다. 그러나 스톤브릿지캐피털은 KT로 인수되는 것을 최대한 배려했고 이 과정에서도 많은 도움을 드리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 예는 티켓몬스터였다. 티켓몬스터는 주변에서 이 마켓, 그리고 티켓몬스터의 성장에 한계가 올 것이라는 우려가 항상 있었다. 그런데도 더 크게 사업을 성장시키고 싶다는 의지가 경영진과 스톤브릿지캐피털 모두에게 있었고 그 당시에 소셜 커머스라고 명명했던 서비스 시장, 그루폰에서 인수 제안이 발생했다. 다른 곳들도 인수를 제안했지만 리빙소셜에 인수가 되었는데 이 역시 경영진의 뜻이었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입장에서는 그루폰이 훨씬 더 안전한 선택지이자 파트너였지만 경영진의 선택을 최대한 따르면서도 이들이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뤄낼 수 있도록 조화로운 과정을 준비하고 지원했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김일환 스톤브릿지캐피털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스톤브릿지캐피털이라는 이름의 뜻이 궁금하다.

A. 말그대로 돌다리다. 돌다리 벤처캐피털이라고 이해하시면 될 것 같다(웃음)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털의 관계, 스타트업이 발전하기 위해 만나야 하는 스타트업 생태계와의 네트워크 관계를 잘 이어주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Q. 스톤브릿지캐피털의 대표 선수, 대표 포트폴리오 소개를 한다면 어떤 스타트업이 있는가.

A. 아무래도 서비스 쪽에 있는 회사들을 익숙하게 여기실 것 같다. 티켓몬스터, 우아한형제들, 직방 등이 대표 선수 격으로 꼽히지 않을까 싶으며 주로 IT 플랫폼 서비스 회사들이 자주 언급된다. 광고, 모바일 관련된 서비스에 활발하게 투자를 하고 있으니까. 오히려 인공지능, 챗봇 등에 대해서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캐쥬얼하게 접근하는 편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지금까지 플랫폼, 서비스 등 라이프스타일 분야의 스타트업에 매우 많은 투자를 진행해왔다. 굵직한 인더스트리에 이미 많은 투자를 해왔고 그를 통해 노하우를 습득했다. 왓슨, 알파고 등 엄청난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도 좋지만 사실 국내 현실에서는 좀 더 캐쥬얼한 접근으로 인공지능이라는 툴을 서비스에 도입하고, 이를 통해 서비스의 효율화를 끌어낼 수 있는 정도라면 인공지능 스타트업이라는 이름으로 투자를 진행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빅데이터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많은 데이터가 활용되지 못하고 있으며 광고의 비효율성이 많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테크를 기반으로 한 이런 광고회사들에 많이 투자하려고 하는 편이다.

 

Q. 스타트업이 꼭 VC의 투자를 받아야만 하는 걸까 라는 질문이 있다. 이전에 실리콘밸리에서 ‘뜻밖에 많은 스타트업들이, 남들이 투자를 받기 때문에 자신들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말을 들었다. 스타트업들이 VC에 투자를 받는다는 것을 어떻게 받아들였으면 하는가.

A. 스타트업과 VC는 결국 일종의 파트너십 계약을 맺는 것이다. 그러므로 VC에 투자를 받는다는 것은 어떻게든 그 돈을 VC가 회수할 수 있도록 스타트업이 노력하겠다는 암묵적인 동의를 전제로 한다. 이와 같은 암묵적인 동의에 공감할 수 없는 스타트업, 그리고 굳이 VC의 투자를 받지 않더라도 현재 매출로 자신의 성장을 이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스타트업은 당연히 VC의 투자를 받지 않는 것이 많다. 이러한 이해와 동의가 모자란 투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스타트업과 VC가 장기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Q. 스톤브릿지캐피털과 투자 생태계를 소개하시면서, 펀드의 속성을 이해하고 미팅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이 적다는 말을 했다. 그러나 스타트업의 입장에서는 VC의 펀드를 일일이 알아보고 오기가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스타트업이 각 VC와 그들의 펀드에 대해 알아야 하는 이유가 뭘까.

A. 투자자를 고르고 그들에게 투자받는 것은 일종의 매치메이킹이다. 파트너와 어떤 계약을 맺을 땐 당연히 그 상대방에 대한 조사와 공부가 필수다. 스톤브릿지캐피털 이전 벤처캐피털은 외국의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를 진행했다. 그때 만났던 모든 스타트업들은 우리가 받는 펀드가 어떤 펀드인지, 그 펀드의 LP들은 우리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에 대해 자세히 물었다. 우리나라 스타트업들도 VC가 제공해주는 자금뿐만 아니라 그 외의 것들도 조사하고 공부하고 자세히 물어주었으면 좋겠다. VC는 자금만 지원해주는 파트너가 아니다. 각 스타트업에게는 맞는 VC가 있다. VC 전반에 대한 특성, 각 VC와 그들의 펀드에 대한 특성을 공부하고 VC로부터 받을 수 있는 도움을 정확히 알아야 자신에게 가장 최적화된 매치메이킹을 이끌어낼 수 있다.

 

Q. 아까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하고 싶은 스타트업의 조건을 SSSP라고 소개해주셨다. 그런데 이 조건들은 사실 스타트업을 몇 번 보고 나서 판단할 수가 없지 않나(특히 Speed) 혹시 이 기준들을 살펴보는 스톤브릿지캐피털만의 노하우가 있는지?

A. 스톤브릿지캐피털이 투자하는 상당히 많은 회사가, 스톤브릿지캐피털이 과거에서부터 인연을 맺고 그 인연을 유지하다가 어떤 특정 타이밍에 투자를 진행하는 회사들이다. 한 번 만난 이후 오랫동안 지켜보면서 사업 모델이 어떻게 변하는지, 이 사업 방식이 스톤브릿지캐피털과 핏이 맞는지 등을 살펴보며 투자를 한다. 관찰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거다. 또한 스톤브릿지캐피털에서 내부적으로 후속 투자를 늘 염두에 두고 있으므로 트랙션을 살펴보며 네 가지 조건을 중점으로 보는 편이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은 처음에 투자하지 않았다고 해서 아예 연을 끊어버리지 않는다. 오히려 몇 번이어도 좋으니 계속해서 변화하는 프로세스가 있으면 업데이트하는 형태로 지속적인 연을 이어가고 있다. 스타트업의 업데이트에 늘 귀를 기울이려 한다.
속도라는 기준에 대해 많은 분이 질문하시는데, 이 부분에서는 티몬이 정말 인상적인 스타트업이었다. 티몬을 처음 만났을 때는 그 성장 가능성과 속도에 확신하지 못했다. 그런데 그때 딱 일주일만 시간을 달라고 해서 일주일간 지켜보기로 했는데, 서비스 론칭 일주일 만에 엄청난 성장성을 보여줬다. 신현성 대표와 팀원들의 속도가 정말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처음 투자한 이후 6개월 이후 바로 두 번째 투자를 하는데 기업가치가 처음에는 50억이었다. 그런데 6개월 후 800억 밸류에서 투자를 진행했다. 당시 티몬이 1위였고 쿠팡이 2위인 상태였고 3위 업체가 있었는데, 3위 사업자를 인수하는 인수금융으로 투자에 참여했다. 이커머스 시장은 크기도 크지만 그만큼 플레이어도 많아서, 치킨게임 형태가 될 것이라고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고 결국은 이 기업들의 옆에 어떤 파트너가 동참하고 돕느냐에 따라 승부가 날 것으로 생각한다. 지금 비슷한 속도를 내는 기업은 직방이다. 안성호 대표도 사업을 추진하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 이런 회사들은 스타트업이 두려워하는 대기업이 시장에 참여하더라도 속도로 맞설 수 있는 역량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무작정 많은 회사와 미팅을 갖지는 않는다. 유망할 것 같은 몇몇 분야를 사전에 설정하고 그 분야의 스타트업들에게 투자하기 때문에 몇 개의 유망 분야를 집중적으로 만나보는 편이다. 매주 회의를 할 때마다 20개에서 30개 정도의 딜 리스트를 작성하긴 한다.

 

 

Q. 그렇다면 스톤브릿지캐피털과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스타트업이라면 어떻게 접근하는 것이 좋은지.

A. 다른 VC들이 그렇듯 보내주시는 이메일도 다 확인하긴 한다. 그렇지만 스톤브릿지캐피털은 기본적으로 적극적인 창업가를 좋아하는 편이다. 속도있는 엑싯도 다 이 일환이라고 생각한다. 벤처캐피털리스트들도 이런 저런 행사를 많이 다니며 많은 창업자를 만나려고 하므로, 기본적으로 다양한 행사에서 이들과 인사하고 짧은 시간이더라도 자기 자신을 어필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한듯하다.
VC마다 보는 관점, 좋아하는 요소들이 다르다. 어떤 회사는 이 회사가 얼마나 계획대로, 세운 목표대로 단계를 달성해나가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이런 숫자가 들어가 있는 사업계획서를 좋아할 때도 있다. 그러나 스톤브릿지캐피털은 미래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는 중요성을 덜어내는 편이다. 미래는 가능성만 바라본다. 오히려 미래의 구체적인 계획보다는 현재 하는 일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얼마나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더 집중한다. 이미 서비스가 시작되었고, 진행되고 있다면 그 현실적인 액션이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바라보는 것이다.

 

Q. 스톤브릿지캐피털의 투자를 받으면 자금을 제외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가?

A. 우선 시장 파악이나 인력 모집 등에 있어 적극적으로 나서서 돕는 편이다. 포트폴리오 회사들의 임원들도 늘 함께 찾는다. 스톤브릿지캐피털의 전략적 파트너들과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단계를 이어가려고 노력한다. 구체적으로 특정 파트너와 코워킹 할 수 있는 경우 개별적인 채널까지 만들어가며 개발 등의 분야에서도 도움을 주려 노력한다. 특히 스타트업이 초반에 어떤 시점까지 성장하는 궤도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더 많은 도움을 주려고 노력한다. 아까 후속투자 이야기를 계속 했는데, 시리즈 A 다음 단계에서 더 큰 자금을 유치할 수 있도록 다른 VC 파트너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어필하고 이들과 함께 투자하려고 한다. 이런 다양한 과정들과 VC의 지원이 합쳐져야만 회사가 안정적으로 성장하는데 도움이 된다. 스타트업이 매순간 마주하는 수많은 도전들에 함께하려고 항상 준비하고 있다.

 

Q. 초기 스타트업이 가장 집중해야 하는 요소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A. 경우마다 다르므로 확실하게 어떤 요소를 집어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시장 크기라는 것은 스타트업이 쉽사리 검증할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본인의 역량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해 보인다. 우리 스타트업이 가진 장점, 강점, 그리고 타겟할 수 있는 부분을 명쾌하게 정의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내 경쟁력을 어떤 부문에서 가져갈지를 확실하게 정의하고 이것에 맞는 팀은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 이것을 전달하기에 가장 좋은 조합은 어떤 조합인지를 잘 찾아내고 실행해내야 한다.

 

 

Q.셧다운하는 스타트업의 징조가 있다고 생각하는지.

A.사실 셧다운하는 징조는 스타트업에 있는 본인들이 가장 잘 안다. 특정 이유 없이 핵심 멤버들이 이탈하기 시작하면 셧다운하는 징조가 온다고 생각한다. 또한 자본의 소진 정도나 속도를 보다 보면 셧다운하는 스타트업의 징조가 보인다. 자본은 적절한 시기에 투입되어 적절하게 사용되어야 한다. 그런데 이 자금이 알 수 없는 방식으로 소요되기 시작하고 이 규모가 커지면 의심해야 한다. 스타트업이 도전하고 있는 시장 자체가 작아지거나 조용해질 때도 분명 스타트업의 셧다운을 조심해야 하는데, 이 경우 창업자분들이 스타트업을 포기하지 못할 때가 많다. 애착이 가는 거다. 그럴 때는 내부에서 의사 결정하기가 어려우므로 제삼자가 갖는 시각을 알려주곤 한다.

 

Q.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큰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스타트업 생태계를 위해 정부가 해주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는지.

A. 정부의 관여도가 점점 줄어드는 방향으로 가야만 생태계가 자연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인위적으로 스타트업 지원을 늘리고 생태계를 조성하지 말고 지금 생태계를 계속, 꾸준히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유롭게 키워낼 수 있는 여유를 사회가 가졌으면 한다. 미국은 순수한 시장 논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VC도 흥망성쇠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우리나라 VC들도 그렇게 리스크가 있어야만 리스크 테이킹을 할 수 있을 것이다.

 

 

June 27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

테헤란로 펀딩클럽-LB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여섯 번째로 소개하는 VC는 LB인베스트먼트입니다. 행사는 박기호 대표의 LB인베스트먼트 소개, 박기호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하는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LB인베스트먼트가 나눠주신 알찬 이야기를 공유드립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격주간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다음 테헤란로 펀딩클럽에서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권혁태 대표님을 모십니다. 참가신청은 여기(http://bit.ly/2oa1asU)서 하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 LB인베스트먼트 소개

 

LB인베스트먼트는 1996년 LG그룹이 설립한 투자사다. 2008년 Look Beyond라는 뜻을 가진 LB인베스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다. 2010년, 국내에서 베스트 벤처캐피털 회사로 선정이 되었으며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중국 내 외자계 투자사 중 Top 40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참고로 중국에는 외자계 투자사가 2천 개 정도 있으며 전체 20조의 투자를 집행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설립 이후 21년간 418개 기업에 1조 2천억 원을 투자했으며 현재 85개의 기업이 IPO, M&A에 성공했다. 벤처캐피털의 규모는 운용 자산, 즉 AUM을 척도로 측정하는데 현재 LB인베스트먼트의 AUM은 6,200억 원대, 국내에서 두 번째 의 AUM을 자랑하고 있다. 85개의 Exit 성공 기업 외에도 주목할만한 포트폴리오는 약 80여 개 정도이다. 다른 벤처캐피털리스트에 비해 포트폴리오 수가 적은 편인데 많은 벤처에 투자하는 것보다는 ‘선택과 집중’을 통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번 투자를 집행하면 그 스타트업이 커나갈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고 그들에게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성과를 끌고 나가려고 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와 같은 전략으로 21년간 연 평균 10% 이상의 수익률을 자랑한다.

지금까지 한중 스타트업에 1,500억 원을 투자해 4,000억 원대 이상을 회수했다. 펀드의 성과와 퍼포먼스 기준으로는 이미 글로벌 VC 스탠더드에 접근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랜드마크가 될만한 벤처 투자에는 각 단계별로 참여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투자를 활발하게 진행할 수 있는 밑바탕을 쌓아가고 있다.

 


 

# LB인베스트먼트의 투자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에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편이며,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들은 이미 국내의 각 분야별로 선두권을 형성하는 기업들이다. 이 회사들이 모두 초기 단계일 때 투자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에 투자할 때도 5억 원, 10억 원정도의 금액이 아니라 20억 원을 내외하는 수준에서 투자를 집행한다. 최근 네이버가 투자한 오픈갤러리와 아이엠컴퍼니의 경우, 매출이 없을 때 20억 원을 투자했다. TLX PASS도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을 때 30억을 투자했고 스타일쉐어도 매출이 없는 초기 단계에서 25억 원을 투자했다. 2016년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840억 원 중 55%가 스타트업의 초기 단계 때 이루어진 투자였다.

LB인베스트먼트의 초기 투자는 다른 벤처캐피털의 초기 투자와 약간 다르게 후속 투자를 염두에 둔 초기 투자다. LB인베스트먼트는 지금까지 투자한 초기 기업들에 후속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선택과 집중 투자, 그리고 후속 투자를 염두에 둔 큰 금액의 초기 투자 전략을 바탕으로 한국과 중국에서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시리즈 A에서 시리즈 B 단계의 투자에 주로 참여하며 시리즈 C 투자는 가급적 지양하는 편이다. 시리즈 C 투자는 LB인베스트먼트가 지원할 수 있는 재원보다 더 큰 재원을 필요로 할 때가 많고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성과가 나오기도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대신 LB인베스트먼트는 초기 투자를 집행한 스타트업의 1/3에 후속 투자를 진행한다. 각 스타트업에 대한 평균 투자 규모는 10억 원에서 50억 원 사이를 유지하는데, 처음에 10억 원을 투자하는 케이스는 기본적으로 후속 투자 단계에서 최종 40억 원 정도의 투자 금액을 달성한다는 생각으로 진행한다. 10억 원만 단일로 들어가는 사례는 거의 없다. 단위 투자가 10억대인 케이스는 바로 다음에 후속 투자를 진행하겠다는 기본 전제가 깔린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사인 스탠다임을 예로 들면, 스탠다임에 처음 5억 원의 투자를 집행했는데 스탠다임을 대상으로 한 후속 투자를 당장 올해 또는 내년에 집행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이런 전략 안에서 평균적으로는 기업당 35억 원 규모 정도의 투자를 집행한다.

또한 LB인베스트먼트는 후속투자 단계에서도 다른 VC들의 투자를 따라 들어가기보다는 적극적으로 투자를 선도하려고 하고 그에 맞는 밸류 애딩을 지원한다. LB인베스트먼트가 구축해놓은 다양한 네트워킹을 통해 해외와 중국 시장의 투자를 이끌어오며 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최대한으로 도와준다.

 

 

2016년에 투자 집중 분야를 크게 다섯 개 분야로 나눴다. 모바일, 콘텐츠/미디어, B2C, 바이오/헬스케어, IT 컨버젼스 다섯 개 분야다. 전체 심사역은 시니어 그룹과 주니어 그룹을 나누어 운영 중이며 투자금액의 60%-70%는 한국에, 나머지 투자금액의 30%-40%는 해외(특히 중국)에 집행하고 있다. 전년도 투자금액인 840억 원 중 600억 원은 한국 벤처에, 240억 원은 중국 벤처에 투자했다. 투자 기간은 평균적으로 4년에서 5년을 목표로 하며 실제로는 5년을 상회하는 경우가 많다.

밸류 애딩에 있어서는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자는 것이 기본 다짐이며, 이 과정에서 마케팅뿐만 아니라 회사 운영에 적극적으로 조언을 드린다. 펀딩이나 해외 자금 연결, IPO와 M&A까지 스타트업의 옆에서 항상 적극적인 조력자가 되려고 한다.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중국 스타트업의 Exit은 주로 인수합병을 통해 이루어졌다. 특히 포트폴리오 내 상당수의 벤처들이 바이두에 인수되었다.

 


 

# LB인베스트먼트와 포트폴리오

 

LB인베스트먼트가 생각하는 좋은 딜의 조건을 소개해보려고 한다. 우선 리더십을 갖춘 key man들이 얼마나 잘 구성되어 있는지를 살펴본다. 투자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심사역들이 1차 리뷰를 거치고, 수정/보완된 가치나 예측에 따라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하는데 이 수가 처음 검토하는 기업들의 반도 안되는데 스타트업의 핵심 멤버들이 이 팀을 얼마나 잘 끌고 가느냐를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스타트업을 찾기가 정말 어렵다. LB인베스트먼트는 great people이 great company를 만든다는 의견에 동의한다. great people에 더해지는 투자와 기타 다양한 지원들이 great company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도움이 될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또한 이 great people이 최대한의 가치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투자 후 적극적으로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고 도움을 주는 원칙을 갖고 있다. 시장 전체를 보면 유사한 규모의 VC에 비해 LB인베스트먼트는 포트폴리오 수가 적은 편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업들에게 안정적인 재원을 공급하면서 우리의 한정적인 리소스를 최대한 집중시키고, 기업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밸류 애딩에 전력을 더하자는 주의다. 그러기 위해 스타트업들이 어떤 관점을 갖고 움직이고 있는지 충분히 파악해야 하며 이들의 sensibility에 함께 맞추어 움직여야 한다. 21년간 VC로서의 믿음이 하나 있는데, 기계적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사람들은 이런 미션과 호흡을 절대 따라오지 못하고,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에 성공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IPO를 했을 때 그 기업가치가 2,000억 원이 되지 않을만한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 기업의 잠재가치가 IPO 시 2,000억 원이 넘어야만 그것이 충분히 의미 있는 투자라고 생각하며, 그래야만 우리에게도 의미 있는 성과가 남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실제로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를 봤을 때 2014년부터 2016년까지 약 17개 기업이 IPO 및 M&A에 성공했는데 평균 기업가치가 2,000억 원 후반대였다. 이 기업들은 물론 LB인베스트먼트가 초기 단계부터 넉넉한 자금을 투자하며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해 준 기업들이다. 이들이 의미 있는 성과를 달성하면 펀드 조성이라는 과정에 유의미하게 이 성과가 작동하게 되고, 투자 업체들, 중국의 네트워크, 한국의 네트워크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 이 모든 과정이 LB인베스트먼트가 추구하고 있는 전략이다.

 

 

투자 사례를 6개 정도 뽑아보았다. PEARL ABYSS는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한 온라인 게임 회사이며 2010년 설립되었다. 당시에 모바일 게임만이 주류인 상태라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했지만 LB인베스트먼트는 이 회사에 투자하기로 결심했고, 그 후에 LB인베스트먼트의 심사역이 이 회사의 대표로 스카우트가 되기도 했다. 심사역이 스톡옵션과 함께 스카우트가 되며 LB인베스트먼트와 계속해서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역시 초기에 투자에 참여한 사례다. 일정 단계가 지나고 후속 투자를 진행하며 중국의 레전드 캐피털을 LB인베스트먼트가 인바이트 했고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다. 현재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의 방탄소년단이 워낙 의미 있는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 성공적으로 상장할 수 있을 것이다.

부동산 O2O 서비스인 직방은 late stage에 50억 원으로 참여했는데 이 단계가 시리즈 B에서 시리즈 C단계였다. 스타일쉐어나 오픈갤러리 역시 초기부터 큰 금액을 투자한 사례다. 스타일쉐어의 경우 여성 커뮤니티의 성장성과 이커머스로의 전환 가능성을 파악하고 초기에 25억 원을 투자했다. 오픈갤러리 역시 작년 9월 매출이 없는 스타트업에 20억 원을 투자한 사례다. 지금은 작고 영세한 기업이지만 최소한 앞으로 대중화될 미술품 렌트, 경매 시장에 넘버원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기본적으로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은 그 분야의 1위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투자를 진행한다. 중국의 경우 5위 안에만 들어가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게 LB인베스트먼트의 기준이다.

 


 

# 더 많은, 더 큰 유니콘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미국 경제전문지인 포춘이 매년 발표하는 세계 최대 기업 500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포춘 글로벌 500이라고도 불리는 순위다. 2015년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17개 기업이 포춘 500에 포함됐다.반면 중국의 경우 1993년에는 0개 였지만, 2015년에는 98개로 성장했다. 12년 만에 어마어마한 숫자로 성장한 것이다. 미국은 2003년 192개에서 2015년 128개로 오히려 줄었다. 유니콘 개수를 보면 중국이 153개, 미국이 328개, 우리나라는 오피셜 하게 3개다. 포츈 글로벌 500이 현재 글로벌 경제의 지도를 대변한다고 볼 때, 이 유니콘 숫자들은 미래의 글로벌 경제 지도를 나타낸다고 볼 수 있다. 포츈 500에서 보이는 숫자들과 각국의 유니콘 숫자, 각국의 GDP 사이즈, 각국의 경제성장률을 연관 지어서 생각해보면 사실 참담한 심정이 들곤 한다.

 

 

한국의 경제가 글로벌 경쟁에서 지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본적으로 유니콘 기업이 많이 탄생해야 한다. 처음부터 강한 유니콘 스타트업이 아니라 초기부터 역경을 극복해나가며 성장하는 유니콘이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스타트업이 성장해나가는 과정에서 많은 VC 투자가 이루어지고 이 도전들을 든든하게 서포트해줄 수 있어야 한다. 든든하게 스타트업의 승부를 지원해줄 수 있는,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는 VC가 열정적으로 스타트업을 도와주어야만 새로운 아이디어와 globally expandable business로 중무장된 스타트업과 함께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이들의 조합이 이렇게나 참담한 지형도(포츈 글로벌 500, 각국의 유니콘 상황)를 개선할 수 있고 그 경쟁력이 결국은 미래 대한민국의 경쟁력이 될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렇게 한국 경제의 경쟁력, 한국 스타트업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철저하게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하고 있다. 될만한 기업에 과감하게 몰아서 집중적으로 투자하고 우리의 역량을 다 쏟아 붓자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가 10년간 약 20개의 중국 벤처에 1,000억 원을 투자했다. 중국에서 LB인베스트먼트는 훌륭한 외자계 VC로 평가받으며 중국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받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매주 월요일 아침 중국과 한국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딜들에 대한 상황을 모든 구성원들이 다 공유한다. 아이템의 주제와 pre value, 현재의 status, market potential, valuation, 진행과정을 모두 공유한다. 이 스터디를 5년간 매일같이 한다. 이렇게 5년간 매일같이 공부하다 보니 중국의 변화가 조금씩 보이고 있다.

 

 

중국의 VC들을 만나다 보면 우리보다 기본적으로 모든 것이 큰 사이즈에 항상 놀란다. 그들은 양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뛰어나서 네트워킹, 밸류애딩, 마케팅 지원 등이 우리의 시스템보다 훨씬 더 전문화되어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중국 진출에 관심있는 스타트업과 벤처를 지속적으로 중국 시장과 연결해주면서 성장의 기회를 도모한다.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이 좋은 스타트업이라는 믿음,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우리가 투자하는 스타트업들을 중국 VC들과 연결해주고 이들에게 함께 투자해서 중국 시장으로의 판로를 열어주고 싶다. 그들의 좋은 자금과 시스템을 받아들여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것이 LB인베스트먼트가 투자 포트폴리오를 돕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기본적으로 올해도 800억 원에서 1000억 원의 투자를 집행할 예정이고 몇년 간 성과를 잘 내고 있기 때문에 신규 펀드 조성에도 큰 문제가 없다. 이 과정에서도 기본적으로 50% 이상은 시리즈A 단계의 스타트업에 투자할 것이다. 좋은 시리즈A 단계 스타트업을 만나기 위해 비즈니스 인큐베이팅을 진행하는 좋은 국내외 플레이어들을 아주 자주 만나고 있으며 끊임없이 소개받는다.

전세계에서 통용되는 Global VC의 기준이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의 성과가 2.5x 멀티플, IRR 15%를 달성하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미 그 스테이지에 포함이 되어있다. 그래서 LB인베스트먼트는 좋은 성과를 계속 유지해나가고 이를 더 발전시키며 스타트업들이 국내외의 좋은 자원들을 활용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도울 것이다.

 


 

# 패널 토론과 청중 Q&A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중 유니콘으로 불리는 기업들은 어떤 기업이 있는지?

A. 아까 사례를 소개하며 언급했던 PEARL ABYSS가 상장하면서 1조 원의 기업 가치를 예상하고 있다. 바디프렌드가 작년에 900억 원 대 이익을 달성했다. 옐로모바일, 네이쳐리퍼블릭도 공식적으로 유니콘에 포함이 되어 있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중 한국 기업을 이렇게 4개가 유니콘이라고 보시면 된다.

 

Q. 생각보다 굉장히 넓은 분야에 투자하고 있다. 대개 VC라면 IT 분야에 투자하는 창투사만 생각하지 않나. 바이오나 화장품 브랜드, 심지어 연예기획사까지 투자하고 있는데, 연예기획사 같은 곳들도 나중에 scale-up이 가능한 스타트업의 범주에 포함된다고 생각하는 건지.

A. LB인베스트먼트가 원래 LG 배경이 있다 보니 LG가 잘하고 있는 가전이나 전자, 디스플레이 부분에 투자를 하기도 했었다. 장비나 전체적인 전자 생태계에 많은 투자를 집행했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생각보다 성과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Heavy industry가 legacy time을 지나며 더 발전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분야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소위 우리나라의 기계를 만드는 중소 회사들이 굉장히 어려운 단계에 접어들었다.
그때 중국에서도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는데, 중국은 우리보다 이미 먼저 공급 과잉이 시작되고 있었기 때문에 이 글로벌 트렌드의 변화에서 한국이 가장 경쟁 있는 분야가 뭘까 라는 고민을 내부적으로 정말 많이 했다.

결국 6년 전에 과감하게 투자 방향을 바꿨다. 메이저 VC 중엔 LB인베스트먼트가 가장 선도적으로 새로운 업종에 큰 투자를 집행하기 시작했다. 그때 대표적으로 옐로모바일과 4시33분에 투자했고 이 기업들이 성과를 내며 펀드의 선순환 구조가 자리 잡았다. 중국 시장에서 봤을 때 한국의 K-pop 시장은 약 1조 대의 시장이며 몇몇 애널리스트들은 2조 원을 예측하고 있다. K-pop 시장은 굉장히 양극화가 심해서 소수 기업들이 주도권을 쥐고 있지만 게임 산업이 그랬던 것처럼 잘하는 중소기업들도 성공 가능성이 있다고 믿었다. 당시 LB인베스트먼트의 투자는 SM엔터테인먼트나 YG엔터테인먼트에 도전할 규모는 아니었기 때문에 기획능력과 트레이닝 능력이 있으면서도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또 중국 시장에 진출해서 충분히 가능성이 있을 것 같은 빅히트엔터테인먼트에 투자했다.

 

 

Q. 이렇게 다양한 영역에 투자를 하고 있는데 딜 소싱은 주로 어떤 형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리고 LB인베스트먼트를 만나고 싶은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팁을 나눠주시면 좋겠다.

A. LB인베스트먼트는 산업에서 소개받는 것을 가장 선호한다. VC들의 네트워크나 Financial Agent의 소개보다는 산업에서 직접 뛰고 있는 사람들, 또는 전문화되어있는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회사들이 소개해주는 기업들을 만나고 싶다. 이런 스타트업에 투자했을 때 결과도 좋았다. LB인베스트먼트가 이미 투자한 스타트업들이 함께 일을 진행하며 파트너를 소개해주는 경우도 있고 삼성이나 LG, 네이버 등 실제 산업 분야에서 활동하는 전문가들이 소개해주는 경우도 많다. 관심 있는 분야의 상황을 열심히 살펴보다가 실제로 활동하는 분들이 좋은 기업을 이야기하면 직접 접촉하고 대화도 나눠본다. 이렇게 소개받거나 산업 군에서 주목할만한 스타트업은 지금 당장 투자를 결정하지 않아도 오래오래 지켜보는 편이다. 
더파머스가 운영하는 마켓컬리라는 신선 식자재 공급 및 유통 스타트업을 예로 들어보겠다. LB인베스트먼트가 더파머스에게 투자를 하기까지 8개월이라는 기다림의 시간이 있었다. 처음 만나 이야기를 나눴을 때만 해도 비즈니스 모델에 대한 확신이 없었다. 동일한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 중국 스타트업에게 중국 VC와 함께 투자를 했었는데 마켓 사이즈나 배송 과정을 볼 때 한국 시장은 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는 것처럼 보였다. 무려 8개월을 지켜봤고 그 후에야 투자를 결정했다. 다만 계속해서 접촉하고 연락을 했고 투자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도 피드백을 주고받았다. 마켓컬리 대표님도 여러 차례 만나며 최종적으로 투자를 결정했다.
LB인베스트먼트는 당장 투자하지 않더라도 계속해서 관계를 맺고 이들을 지켜보겠다는 기본원칙을 고수한다. 서로가 서로에게 보완되었으면 좋겠는 과정이 있고 이번 라운드에서 투자를 집행하지 않더라도 시리즈 B 라운드에서 좀 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창업자가 다른 파트너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하는지, LB인베스트먼트에게 초기에 설명했던 마일스톤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도 살펴본다. 최근에 스크린 야구를 개발하는 클라우드게이트라는 회사에 투자했는데 이 기업의 경우 LB인베스트먼트가 첫 투자 단계에 참여하지 못해서 무려 7개월을 후속 투자를 위한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했다. 다음 라운드가 왔을 때는 당연히 LB인베스트먼트가 리드 인베스터로 참여했다. LB인베스트먼트의 멤버들은 어떤 벤처 건 일단 만나서 커뮤니케이션해보고, 이들이 지속적인 관계를 어떻게 끌고나가는지 어떻게 자신의 단계를 증명해나가는지 꼼꼼하게 확인한다.

 

Q. ‘잘 될 것 같은’ 스타트업을 가려내는 본인만의 기준이 있는지.

A. 축구를 할 때 공격수가 공을 정면에서 차면 골키퍼들이 상당수 그 공을 막아낸다. 자신의 능력이 탄탄한 좋은 선수들은 임기응변에 강해서 정면으로 공을 차기보다는 골키퍼가 막을 수 없는, 그러니까 허를 찌르는 슛을 날린다.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정면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것도 좋지만 변화하는 힘을 담아 허를 찌르는 행동이 오히려 중요한 포인트를 해결하곤 한다. 그래서 좋은 팀, 그러니까 스타트업의 자체적인 능력이 아주 중요하다. 스타트업의 BM은 얼마든지 바뀐다. 처음 투자 단계에서 논의했던 모델이 사업을 진행하다 보면 상당히 다른 형태의 모습으로 바뀐다. 코어 역량을 가지고 있는 팀은 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사업 수익 모델이 바뀌더라도 그 중심을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다. 강력한 코어를 기반으로 사업을 수행해나가고 시장에 대응하며 자신들의 중간 단계를 달성해내는 팀이 가장 잘 되는 스타트업이라고 생각한다.

 

Q. 압도적인 기술력에 반해 확신을 갖고 투자한 사례도 있었는가?

A. 아직은 잘 모르겠다. 한국 시장은 무엇보다 기술과 시장의 변화가 빨랐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면서 그때그때 찾아오는 변화에 맞춰가는 사례가 많았다. 우리나라 벤처캐피털이나 벤처기업들이 2010년 이전에는 B2B 형태를 고수했다. 삼성이나 LG에서 제품을 공금하고 기술까지 검증하는 사업들이 많았는데 이제 이 과정들을 넘어서면서 새롭게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하는 벤처들이 많이 나타났다. 최근에는 진짜 자신들의 기술을 가진, 그래서 시간이 좀 오래 걸릴지라도 자체적으로 승부수를 내밀 수 있는 그런 스타트업에 투자하려고 한다. 물론 해외의 시장 상황과 트렌드도 잘 반영한 기술이어야 한다. 중국에서는 지금까지 Exit의 70%가 M&A여서 기술 기반 스타트업들이 꽤 가능성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 투자할 때는 기술 지향성만 바라보진 않는 것 같다.

 

Q. 아까도 중국의 M&A 이야기가 나왔는데, 중국은 그렇게 M&A로 Exit을 많이 하는데 왜 한국은 안된다고 생각하나?

A. 중국은 바이어 세력이 굉장히 막강하다. 소위 BAT라고 불리는 인터넷 기업들과 징동이 어마어마한 아이피오 자금을 쌓아두고 있다. IT 기업뿐 아니라 매뉴팩처링 기업들도 많이 사들인다. 이렇게 바이어 세력이 강력하게 형성되어 많은 딜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반면 우리나라는 대기업들이 벤처 기업을 인수하는데 익숙하지 않은 것 같다. 대기업이 아니면 PEF라도 진행해야 되는데 스타트업을 사서 성장시켜서 다른 이들에게 넘길 PEF도 없다. 구조적으로 바이어 세력이 취약한 게 가장 큰 문제다. 물론 최근에는 네이버를 포함한 많은 대기업들이 슬슬 바이어로서의 실력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조금 더 M&A를 활성화시키고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M&A를 구동할 수 있는 대형 M&A 펀드가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설령 대기업들이 펀드 조성을 한다고 해도 이 운영을 대기업이나 정부에게 맡기는 게 아니라 실제 M&A에 능통한 전문가들이 펀드 운영을 맡으면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스타트업으로서의 강점에 집중해 잘할 수 있는 분야의 M&A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그 모습을 보며 다른 스타트업들이 도전하고 각자 글로벌로 성장해나가는 이런 과정을 만드는 게 정말 중요하다.

 

 

Q.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LB인베스트먼트의 상해 법인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A. 중국 시장은 방대하다. 한국에서는 작년에 2조 가량의 벤처 투자가 이루어졌다. 중국은 작년에 40조를 달성했다. 한국의 M&A 시장이 1조였는데 중국은 100조였다. 한국 M&A 시장의 딱 100배다. 그리고 중국에서는 1년에 300개에서 400개 사이의 벤처기업이 만들어진다. 그러다 보니 중국은 딜이 넘친다. 어느 딜에 어떻게 들어가느냐가 문제다. 중국의 투자, 또는 M&A 시장은 우리와 다르게 FA가 활성화되어있다. 시장이 너무 크다 보니 FA도 많다. FA는 Financial Agent의 줄임말인데, FA를 만나러 가면 시장의 딜 리스트가 정말 체계적으로 정리되어있다. 중국의 FA들은 어떤 투자사가, 또는 어떤 스타트업이 잘 하고 있는지 못 하고 있는지를 알고 있으며 때로는 평가도 직접 한다. 좋은 딜에 참여할지 안 할지 고민하고 FA의 도움 등을 받아 선택적으로 결정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늘 ‘선택과 집중’을 고수한다. 그래서 인터넷과 모바일, 미디어 포커스가 아닌 다른 것들은 보지 말자고 다잡으며 투자를 진행해왔다. 그 전략이 북경 지역의 투자를 통해 성공적인 M&A로 좋은 결과들을 낳았다. 이 성과들이 본격적으로 상해 법인을 설립하는데도 큰 도움이 됐다. 처음 중국에 진출할 때만 해도 중국 VC들의 세계에 함께 어울리는 게 어려웠다. 그렇지만 LB인베스트먼트가 사명을 바꾸기 이전 ‘LG’라는 이름을 갖고 있었고, 초기 펀드에도 그룹명이 반영되어 있었기 때문에 중국 VC들의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것 같다.
상해 법인에는 중국의 투자 전문가들이 활동하고 있다. 실제로 모든 멤버들이 VC네트워킹과 백그라운드 작업을 해내고 있다. 중국 VC들은 한국 VC보다 밸류 애딩에 대한 의지가 훨씬 더 강하다. 실제로 활발하게 활동하기도 한다. 그런 점이 LB인베스트먼트의 적극적인 자세와 잘 맞는다고 생각하고, LB인베스트먼트 역시 중국의 VC 투자를 유도하는 데 있어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밸류 애딩을 실현하려 한다. 공동 투자도 항상 준비하고 있다. 중국 VC들은 국외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 해당 스타트업이 속한 국가의 로컬 VC와 함께 투자하기를 원한다. 로컬 VC가 적극적으로 백업해주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LB인베스트먼트 역시 해외 VC들의 이런 니즈를 고려해 2,000억 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 스타트업이 한국으로 진출을 원할 경우에도 물론 LB인베스트먼트가 지원해준다. 포트폴리오 중 하나였던 피피스트림은 태양의 후예를 중국에서 서비스한 IPTV 기업이었다. 피피스트림에 처음 투자했을 때 그들은 여전히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나 드라마 콘텐츠를 확보하는데 애로사항이 많은 상태였다. 그때 LB인베스트먼트가 SBS와의 네트워크를 열어주고 채널을 확보해주었다. 중국의 신기술 기업들이 LG라는 그룹명을 기반으로 레퍼런스 확보를 요청할 때도 많다. 그럴 때는 그룹사와의 연결도 지원해준다. 한국이라는 나라의 경쟁력이 있어야 그들이 우리에게 원하는 것도 생긴다. 그래야만 밸류 애딩이 가능하고 서로 상호 교환할만한 이점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Q. 한국 스타트업의 중국 진출이 현실적으로 가능성 있다고 생각하는가.

A. 한국 벤처가 중국에 가서 자력으로만 성장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 현지 기업과 긴밀한 제휴 관계를 맺는 것이 가장 최선의 선택이다. LB인베스트먼트의 포트폴리오 기업 중 하나도 홍콩의 현지 기업과 함께 제휴 브랜드를 만들려고 논의 중이고, 이런 과정에서는 LB인베스트먼트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사드 이후의 정국에 대해 물으시는 분들도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한국 투자사가 중국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것은 아무런 문제도 없지만 중국의 투자사가 한국에 투자하는 것은 전부 막혀있다고 보면 된다. 모든 산업 분야의 디테일한 것들까지 전부 막혀있다. 그런데 또 한편으로는 이런 제재가 영속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다들 단기적일 것이라고 예상하긴 한다.
사실 중국 VC들이 모든 분야의 한국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중국 VC에게 한국 스타트업은 수많은 국외 스타트업 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관심 있는 특정 분야는 분명히 존재한다. 반도체, 미디어, 콘텐츠, 헬스케어 등이 그 예다. 이 분야들에는 중국 VC들이 항상 관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는 중국과 함께 협력할 가능성이 있다면 기회가 있다고 본다. 중국은 바이오 분야 자체에 아직 활발하게 투자하는 편이 아니다. 오히려 헬스케어 쪽의 투자가 더 활발하다. 아직 장기적인 호흡의 투자에는 익숙하지 않아 바이오까지 투자가 확대되지 않은 것 같다. 다만 한국 스타트업이 내놓는 헬스케어 모델들은 같은 동양인에게 검증된 모델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거부감이 적고 늘 관심 있어한다.
중국에서 투자를 논의하다가 당황한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사업을 시작할 때 항상 관련 규정을 먼저 따진다. 그런데 중국은 그 어떤 규정도 없다. 반사회적이지만 않으면 된다. 중국에서는 사업을 진행하다가 문제가 발생되면 그때 돼서야 규제가 생긴다. 게다가 물론, 이런 사례는 거의 없다. IPTV를 예로 들어보겠다. 중국의 IPTV 서비스에 투자를 하려고 하는데, ‘그런데 중국 정부가 어느 날 갑자기 이걸 규제로 막으면 어떡해?’라고 물었더니 중국 투자자가 ‘1억 3천만 명이 보는 걸 정부가 왜 셧다운 해?’라고 답하더라. 이게 그들의 반응이다. 핀테크 분야도 당연히 규제가 없다. LB인베스트먼트가 검토하는 회사 중 하나가 P2P로 자금을 모아주는 회사였다. 작년 연말에 이 회사가 P2P로 1조 원을 모으는데 아무런 관련 규정이 없고 규제도 없었다. 중국은 규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나라가 아니다.
다만 반체제적인 콘텐츠, 집회와 관련된 콘텐츠가 들어가는 순간 무조건 셧다운이다. 그래서 그런지 교육과 방송 분야에는 콘텐츠 내용과 관련된 제약이 많다. 혹시 모르게 발생할 무조건적 셧다운을 막기 위해 이런 서비스에 투자할 때는 보통 정부와 관련된 투자자를 하나씩 초대해서 공동 투자한다.

 

Q. 중국 스타트업 생태계 역사가 길지 않은 편인데 어떻게 그렇게 빨리 미국 같은 분위기가 자리 잡았을까?

A. 초기에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와 투자 생태계를 이끌었던 모든 가이드가 실리콘밸리에서 왔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닐까 싶다. 미국에서 중국 시장의 잠재성을 보고 일찌감치 진출한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구조를 짰기 때문에 이렇게 빨리 미국과 같은 시스템이 자리 잡은 것 같다. 중국은 아주 아주 작은 회사를 만나도 텀시트부터 공개한다. 모든 관행이 실리콘밸리의 그것과 같다.

 

 

Q. 의사결정에서 투자를 철회한 적도 있는지.

A. 이런 말을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분들도 있지만, 솔직히 말하면 우리나라 VC들의 관행은 전근대적이다. 투자 생태계의 모습에서 비합리적인 상황을 만날 때가 많다.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에는 투자사와 벤처가 만나면 서로 텀시트를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리드 인베스터로 들어갈 주체를 확실하게 정하고 그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한다. 이 모든 과정들의 기본은 투자 검토기간 중에 텀시트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이 텀시트 확인을 안 한다. VC가 자신의 텀시트를 보여주지 않으니 벤처는 불안하고 여기저기 다른 투자사와 투자를 논의한다. 그러다 보면 신뢰가 얕아진다. 미국이나 중국에서는 이루어지지 않는 관행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LB인베스트먼트는 가급적이면 처음부터 서로의 텀시트를 주고받는다. 텀시트를 바탕으로 기본 컨디션을 공유하고 합의사항을 정한다.
의사결정에서 투자를 철회한 적도 당연히 있다. LB인베스트먼트에서 투자심의위원회를 다 통과하고 나서 이 벤처가 다른 투자자와 더블 딜 한 사실을 알게 됐다. 굉장히 난처했다. 투자자 간 서로 처음부터 다시 조율을 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정말 어려웠다. 그래서 진행되던 딜을 중지했다. 이 사례는 과정의 투명성을 해친 사례라고 생각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상대방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만큼 우리도 투명하게 우리의 텀시트를 공개하고, 이 조건에 대해서는 언제까지 합의해서 전달해주겠다고 사전에 확실하게 약속한다. 우리가 약속을 시켜야 상대방이 약속을 지키고 그래야만 서로가 존중할 수 있는 투자 생태계가 자리 잡힌다.

 

Q. LB인베스트먼트가 집중하겠다고 밝힌 다섯 개의 분야 중 바이오와 헬스케어에 대해 궁금하다. 혹시 바이오와 헬스케어 중에서도 특별히 더 집중하려는 세부 분야가 있는지? 바이오 스타트업은 투자받을 때 IT 기업과 다른 측면을 장점으로 부각하여야 할 듯한데 팁을 주실 수 있는지?

A. LB인베스트먼트는 다른 VC들에 비해 바이오 투자를 먼저 시작한 편이다. 바이오는 신약개발 등의 분야를 투자하기 때문에 검증되는 임상 과정을 많이 거치는데 이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호흡을 길게 유지하며 이들을 지켜봐 주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대신 바이오 분야는 주목할만한 M&A 가능성을 많이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향후 기술이나 제품이 개발된 후의 M&A 가능성을 고려해 투자를 진행한다. 헬스케어 분야의 스타트업들은 바이오 분야 스타트 업보다 practical 하고 구체적인 결과물이 더 빨리 나온다. 다른 IT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할 때처럼 구체적으로 매출과 마일스톤, 경쟁력, 시장 잠재력 등을 고려한다.

 

 

Q. 마지막으로 LB인베스트먼트에서는 어떤 과정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지, 멤버들은 어떤 분들로 구성되어있는지 소개를 부탁드린다.

A. LB인베스트먼트는 철저하게 산업 분야의 실제 경력이 있는 분들을 위주로 심사역을 뽑는다. 프런트 엔드에서 직접 상품을 기획했거나 마케팅을 했거나 기술을 개발했던 사람들이 심사역으로 활동하고 있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일단 딜을 발굴하고 나면 내부적으로 많은 토론을 거치고, 그 내용을 기반으로 밸류 애딩을 위해 적극적으로 활동한다. 그렇다 보니 투자할 기업을 무조건 먼저 방문해보기도 한다. 그러나, 내부적인 토론을 많이 하면서도 결과적으로는 의사결정을 빨리 하자는 게 LB인베스트먼트의 목표다. 투자가 결정된 후 펀드 내 진행과정으로 어쩔 수 없이 소요되는 시간들을 빼면 일단 투자 결정은 빨리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스타트업과 이야기한다. 투자사와 스타트업이 이야기해야 하는 실질적인 투자 결정 과정은 전체 두 달 정도 된다.

LB인베스트먼트는 이렇게 스타트업과 많이, 빨리 소통하기 위해 항상 열려있으며 콜드 콜도 늘 확인한다. 각자의 분야에서 국내 1위가 될 자신감이 있는 스타트업, 해외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라면 적어도 중국 스타트업과 경쟁했을 때 승부수를 던질 수 있는, 그래서 해외의 자본도 모두 함께 끌어들일 수 있는 스타트업을 기다리고 있다.

May 5th, 2017|Categories: Archive, Teheran Cl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