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펀딩클럽-패스트트랙아시아/패스트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열네 번째로 소개하는 곳은 스타트업 지주 회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와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파트너 자회사인 패스트인베스트먼트입니다. 행사는 박지웅 대표의 패스트트랙아시아 소개, 박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이 함께한 대담, 그리고 참석하신 분들의 Q&A 시간으로 이루어졌습니다. 박지웅 대표가 나눠준 알찬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티켓몬스터 창업자와 투자자가 뭉쳤다

사실 외부에 계신 분들에게 회사 설명을 거의 안 해봐서 내용이 적당할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테헤란로 펀딩클럽에서 지금까지 다뤄왔던 전형적인 벤처캐피털과는 저희가 조금 다른 회사 운영 방식을 가지고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많이 설명하는 자리로 생각해주시면 감사하겠다.

먼저 제 얘기를 좀 드려야겠다.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저는 심사역 출신이다. 제가 POSTECH 산업공학과 01학번이다. 대학교 때 이것저것 많이 했는데, 컨설팅 회사에서 세 번, 벤처캐피털에서 세 번, 총 인턴만 여섯 번 하고 첫 직장으로 스톤브릿지캐피털에 들어갔다. 어린 나이에, 회사가 작을 때 들어가서 원 없이 투자했다. 그렇게 4년 정도 심사역 생활을 했는데, 그즈음 흥미를 좀 잃었다. 꾸준히 좋은 회사를 찾고, 조건이 맞으면 투자하는 과정이 루틴하게 느껴졌다. 회수의 경우에도 그렇다. 회사를 ‘팔았다’고 표현하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사실 하는 일이 거의 없다. 창업자들이 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 타이밍에 티몬이 매각됐고, 티켓몬스터 창업자와 투자자들이 모여 2012년 초에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설립했다.

박지웅 패스트트랙아시아 대표

패스트트랙아시아를 함께 시작한 티몬 창업자 신현성 대표, 티몬에 앤젤투자한 노정석 대표와 저는 정말 공통점이 없다. 극과 극인 사람들이다. 그저 티몬이라는 매개로 자주 만나 이야기를 했던 사이인데, 끝나고 나니 딱히 만날 일이 없어져 한 달에 한 번은 밥을 먹자고 했다. 처음 밥 먹는 자리에서 각자 하고 싶은 사업들이 여럿 있어 그걸 빨리 해보자고 했다. 개인적으로도 그랬다. 될 것 같아서 투자한 것이니 그 분야에 내가 확신이 있었다는 건데, 사업을 못 할 이유가 없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두 분과 함께라면 정말 재미있겠다고 느꼈다. 거기에 저희(박 대표의 전 소속인 스톤브릿지캐피털)와 함께 티몬에 투자했던 미국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까지 가세해 티몬의 네 파티가 그대로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시작이 됐다. 지금까지 만으로 5년 반, 파트너 자회사 다섯 곳을 운영하고 있다.


# 지주회사, 그리고 컴퍼니빌더

패스트트랙아시아를 ‘스타트업 지주회사’라고 설명한다.

대부분 사업을 여러 개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은 버핏의 버크셔(버크셔 헤서웨이 주식회사, 이하 버크셔)의 광팬이다. 버크셔가 지주회사 모델을 거의 완벽히 구현했다. 아시아에서는 그걸 소프트뱅크가 하고 있고, 독일의 로켓인터넷이 다양한 전자상거래 비즈니스를 지주회사 구조로 성공시켰다. 국내에는 넷마블이 지주회사 구조로, 상장 전에 여러 개발 스튜디오를 모두 자회사로 만들었다. 사실 그동안 지주회사라는 것이 회사 구조로서 크게 주목받지 못했는데, 구글이 2015년 알파벳이라는 지주회사를 만들고 알파벳마다 하나씩 회사를 만들겠다는 구조적 변화를 가져오면서 이 지주회사 구조에 새로운 조명이 생겼다.

저희도 여러 사업을 동시에 하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선 유연한 모델이 필요했고, 가장 모범적으로 벤치마크할 수 있는 회사가 버크셔였다. 그 모델에 구글이 불을 댕긴 셈이다. 구글이 지주회사 구조로 알파벳을 시작한 때가 2015년, 우리가 시작한 때가 2012년이다. 초반 3년 동안 지주회사 구조에 대한 의구심, 챌린지도 많았는데 구글이 앞장서서 회사 구조를 바꾸면서 외신에서는 당시에 알파벳 모먼트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시작했다. 저희가 생각하는 것과 시대적 흐름이 그래도 조금은 맞아떨어지고 있지 않나 한다.

말은 이렇게 하지만 이렇게 대단한 생각으로 시작한 건 아니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신 대표, 노 대표와 저의 공통점이 바로 사업을 여러 개 해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것도 될 것 같고, 저것도 될 것 같고, 하고 싶은 것도 많았다. 그러다 보니 어떻게 사업을 동시에 여러 개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을 뿐이다.

이런 고민에 적합한 지주회사 형태를 택했다. 그리고 여러 사업을 하기 위해 회사를 만드는 ‘컴퍼니 빌더’로 정체성을 정의했다. 회사를 만들기 때문에 ‘컴퍼니 빌더형 지주회사’라고 말한다. 저희가 시작할 때 컴퍼니 빌더라는 단어가 미국, 한국에서 모두 잘 안 쓰였다. 이 단어는 2013년 즈음부터 미국에서 회사를 시니어 중심으로 여러 개 운영하고 싶을 때, 마치 할리우드에서 여러 영화 스튜디오를 운영하듯 스타트업 스튜디오나 컴퍼니 빌더 이런 단어를 썼다. 회사를 직접 여러 개 핸들링하는 회사라는 의미다. 우리가 국내에선 이 걸 제대로 포뮬레이션한 첫 번째 사례라고 보시면 된다.

앞서 이야기한 독일의 로켓인터넷이 컴퍼니 빌더로서도 중요한 사례다. 로켓인터넷은 이커머스 분야 스타트업 지주회사로 50여 개 스타트업을 직접 만들었다. 우리가 로켓인터넷을 주목한 이유는 미국이나 중국처럼 시장 규모가 크지 않고, 우리와 비슷한 애매한 인구를 가진 국가를 타깃으로 회사를 만들어온 컴퍼니 빌더여서다. 우리나라에서 요기요를 운영하는 딜리버리 히어로, 유럽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잘란도(zalando), 동남아의 아마존으로 불리는 라자다(Lazada) 등이 모두 로켓인터넷의 작품이다. 컴퍼니 빌더형 스타트업 지주회사,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형태다. 


# 어떤 회사를 만들 것인가

당시 저희가 공통적으로 가졌던 큰 가설이자, 이 정도 모티브면 10년쯤 베팅해볼 수 있지 않겠나 싶은 문장이 있었다. 마크 앤드레슨(Marc Andreessen)이라는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 파트너의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먹어치우고 있다(Software is eating the world)”라는 말이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산업군에서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오프라인 중심 회사들을 갈아치우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그 말에 굉장히 감명받았다. 마크 앤드레슨의 이야기 이후 O2O라는 용어도 생겼다.

저희가 이 모티브를 가지고 바라본 것 중에 눈에 띄는 잘 하는 회사가 우버, 에어비앤비였다. 우버, 에어비앤비 이전의 세대는 페이스북 같은 소셜 소프트웨어의 시대였다. 그 이후 처음으로 실물 경제와 맞닿은 곳에 모바일로 촉발된 비즈니스로 교통과 숙박 서비스가 생긴 것이다.  오프라인의 실물 자산이 있기는 하지만, 오프라인 자산을 대규모로 가진 회사와 다르게 라이트한 모델로 모바일 기술을 핵심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낸 상징적인 케이스였다. 이런 형태가 앞으로 큰 시장일 거라고 생각했고, 한국의 전자상거래 시장 침투율이 거의 15%로 굉장히 크다. 지금까지 이 시장으로 형체가 있는 프로덕트를 팔았는데, 우버나 애어비엔비는 서비스를 판 것이다. 이 모티브라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 현장

저희는 오프라인과 온라인을 적절히 블렌딩 하길 원했다. 굉장히 퓨어한 온라인이나 모바일 서비스보다 오프라인에서의 어떤 액션과 서비스가 온라인 채널과 결합됐을 때 소비자의 스위트 스폿(Sweet spot)이 바로 그 지점에서 생성될 것이라고 봤다. 특히 라이프스타일 서비스일수록 그럴 것이라고 예상했다.

저희가 구현하는 비즈니스들이 모두 동일한 패턴인데, 지난해 매각한 푸드플라이가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푸드플라이의 경우 소비자, 점주, 라이더 모두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주문하고 주문 정보를 확인한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해 전달된 정보를 바탕으로 실제 음식이 오프라인 서비스 인프라를 통해 구동돼 고객에게 전달된다. 이런 일들을 계속하면, 아마도 온오프라인 경계에 서 있는 흥미로운 포지셔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보통 온라인 강자들은 오프라인에서 무엇을 하는 것을 싫어하거나 잘할 수 없다고 생각하고, 오프라인 강자들은 온라인 기술에 무지하거나 두려워한다. 우리가 그 경계에서 나름의 장점과 지향점을 가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그럼 어떤 시장으로 들어가야 할까. 온라인 모바일 서비스들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 프레임을 갖는다. 포털 사이트로 대표되는 것들은 대개 사용자들의 시간을 점유하는 서비스다. 또 하나는 사용자들의 소비 지출을 담당하는 특정 항목을 타깃팅하는 것. 우리는 후자에 초점을 맞췄고 한국 시장 4인 가구의 소비 지출 항목을 살펴봤다. 당연히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게 의식주였고, 그 뒤가 대단히 독특하게 교육이었다.

그래서 저희는 이 지출 항목을 기준으로 상위 항목 시장에 일단 관심을 가지고 이를 남성의 소비 지출, 여성의 소비 지출, 연령대별 소비지출로 나눠 그 시장에 오프라인 강자가 있는지 봤다. 혹시 온라인에 잘 하는 플레이어들이 있는지 잘하면 얼마나 잘하는지, 오프라인은 그동안 얼마나 오랫동안 혁신이 없었는지를 검토했다. 우리가 좋아하는 시장은 오프라인 강자들이 굳건하지만 10년 이상 신규 플레이어가 등장하지 않은 시장이었다. 그렇게 남성 패션(스트라입스), 여성 패션(소울부스터), 부동산(패스트파이브), 교육(패스트캠퍼스), 투자(패스트인베스트먼트), 매각한 식품 분야 두 가지(푸드플라이, 헬로네이처) 총 일곱 개를 만든 것이다.

회사를 만들 때는 두 가지 방식으로 만들었는데, 회사 이름에 ‘패스트’가 붙어있는 회사들은 어떤 회사를 만들지 결정한 후 제가 직접 시작한 회사다. 1년에서 1년 반 정도, 그 비즈니스를 함께한 팀과 회사를 궤도에 올려놓고 그들에게 경영을 넘기는 방식이고, 패스트가 붙지 않은 회사들은 믿을만한 경영자를 영입한 후 구체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와 액션을 공유해 경영진이 안살림을 하고, 펀딩 등 바깥일은 제가 하며 꾸려왔다. IR 자료도 제가 만들고, 벤처캐피털 만나 펀딩 받는 것도 제가 한다.

다행히 좋은 결론들이 나오고 있다. 특히 패스트파이브와 패스트캠퍼스는 연매출이 100억 원을 넘기 시작했다. 푸드플라이와 헬로네이처를 매각한 돈도 잉여자금으로 보고 배당해서, 설립 투자했던 분들은 모두 투자 원금을 회수한 상태다. 저희가 만든 회사가 다 성공하는 건 아니지만, 80%는 먹고사는 궤도까지 올라간다. 그걸 입증하고 있다.


# 패스트트랙아시아가 변곡점을 지나는 방법, 패스트인베스트먼트

재작년, 헬로네이처를 매각한 이후 5년 차에 접어들었다. 그즈음이었다. 흔히 재무제표는 한 회사의 과거에 대한 지표고, 시가총액은 미래 기대치에 대한 합이라고 하는데, 2015년 10월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월마트를 역전했다. 미국 소매시장이 온라인의 10% 정도밖에 차지하지 않은 시점임에도 역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 역전의 기점을 저는 변곡점이라고 본다. 사업을 하는 입장에서 변곡점에 산다는 건 굉장한 축복이다.

하지만 우려도 있다. 물론 2012년에 시작한 가설이 틀리지 않았다는 점에서는 유의미하지만 그 가설로 5년 동안 회사를 운영했는데, 언제까지고 5년 전 가설로 회사를 만들어낼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의 가설이 상투적이고 지난 유행의 접근일 수 있는 것이다. 그 생각을 재작년부터 했다.

그 해결책으로 벤처캐피털 자회사 패스트인베스트먼트를 만들었다. 사실 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2013년부터 운영했지만 어느 정도 부업 개념이었다. 그동안 투자한 회사들이 SEWorks, 토스랩(잔디), ZOYI, 아웃스탠딩 등이다. 그러다 구주 매각을 통해 엑싯한 금액으로 펀드를 만들어 2017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거다.

대담 중인 박지웅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패스트인베스트먼트의 의미는 크게 세 가지다. 투자하면서 어떤 분야가 임팩트를 가져올지에 대한 새로운 가설을 학습하는 것이다. 형체를 알 수 없는 변화의 파도가 몰려오는데 우리가 어떤 스탠스를 취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다. 그 시기를 영리하게 보내는 방법이 투자하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봤다. 두 번째로 투자업 그 자체가 굉장히 매력적이어서다. 벤처캐피털도 하나의 회사다. 우리의 비즈니스 축 중 하나로 봐도 충분히 의미 있다. 마지막은 투자 분야도 혁신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서다. 투자하는 대상인 스타트업에만 혁신을 요구할 게 아니라, 투자업 자체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많은 혁신의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1호 펀드를 작게 만들었다. 70억 원 좀 넘는 규모다. 이 펀드의 특징은 국내에서 시드 투자를 하는 회사 중 가장 유연하고 의사 결정이 빠를 것이라는 거다. 규모는 5천 만원에서 7억 원 정도, 신주, 구주 무관, 우선주, 보통주 무관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발바닥에 땀나게 뛰어다니는 심사역들이 창업가의 이야기를 듣고, 객관적 지표보다는 실행력을 기준으로 투자할 계획이다.


# 박지웅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의 대담, 청중 질의응답

Q 인턴을 여섯 번 했다고.

컨설팅 회사에서 세 번 인턴하고, 코딩을 못 해서 현역으로 군대에 갔다. 전역 후 벤처캐피털에서 세 번의 인턴을 더 했다. 사실 컨설턴트 업무에 흥미가 없던 차에 VIP투자자금 최준철 대표님을 만났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되는 것과 사업을 하는 것은 굉장히 다르다고 조언해주셨다. 사업을 직접 하기엔 겁나서 투자를 해보자 싶어 벤처캐피털 문을 두드린거다. 운 좋게도 다녔던 학교에 포스텍기술투자가 있었다. 학교 안에도 좋은 연구실이 많았다. 제가 그 연구실을 모두 돌아다니면서 사업화 될 것 같은 기술을 정리해올 테니 돈 안 주셔도 되고 인턴으로 써달라고 말씀드렸다. 그게 벤처캐피털에서의 첫 인턴 시작이었다.

Q 포스텍기술투자 이후 두 곳에서 인턴을 더 하고, 연고 없던 스톤브릿지캐피털에 입사했다.

박 벤처캐피털협회에서 매년 VC 명부가 나온다. 모든 투자사의 사장님들 연락처가 다 들어있다. 그걸 보고, 한 달에 한 번씩 이력서와 제가 생각하는 투자 분야를 정리한 파워포인트를 모든 사장님들에게 보냈다. 그중에 스톤브릿지캐피털 사장님이 한 번 저를 보겠다고 하셔서, 연고 없는데 입사하게 됐다.

Q 심사역으로 일하다가 패스트트랙아시아 창업 이후엔 직접 경영하는 셈 아닌가. 특이한 건 패스트캠퍼스의 교육을 직접 한 것이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사실 패스트캠퍼스로 테스트해보고 싶었던 건 성인들이 정제된 콘텐츠에 지불하는지 여부였다. 그게 패스트캠퍼스의 시작이다. 다만 이걸 시작할 때 제가 직접 해야 했다. 직원이 세 명이었는데 직원이 강의할 수 없고, 시작 단계에서 다른 사람을 소싱하기도 어려워 제가 혼자 다 할 수 있는 코스가 뭐가 있을까 하다가 창업 교육으로 시작했다. 지금은 창업 교육 코스가 없다. 성인 실무 교육 사업을 시작할 수 있는 코스였다.

Q 소비 지출 항목을 말씀하셨는데 그중 교육 분야가 높은 건 아마도 청소년 교육일 것이다. 패스트캠퍼스의 경우 성인 실무 교육만 하는데, 청소년 교육도 할 계획이 있나.

저희는 그 시장이 레드오션이라고 생각했다. 왜냐면 제가 01학번인데 그 해에 89만 명이 수능시험을 봤다. 그런데 작년의 경우 60만 명도 안 되는 숫자가 시험을 치렀다. 큐가 줄어든다고 본다. 하지만 25 ~50세는 2천만 명이다. 패스트캠퍼스는 성인이 계속 공부해야 하는 영역을 공략하는 것이다.

대담 중인 박지웅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Q 컴퍼니 빌딩은 VC 투자와는 다르지 않나. 지분율은 어떻게 가져가시나. 만들고 CEO를 영입한 경우에는?

앞서 말씀드린, 제가 시작부터 함께한 ‘패스트’ 붙은 회사는 제가 모두 공동 대표다. ‘패스트’가 붙지 않은 회사들은 저희가 얼개만 갖고 있고, 단일 최대 주주 지위를 유지하는 형태다. 사실 회사 만들 때 일반 스타트업과는 다른 규모로, 최소 5억 원에서 15억 원 정도를 내고 시작한다. 그러니 지분이 많을 수밖에 없다.

Q 수익이 나기 시작하면 경영진들과 모티베이션의 변동이 있을 것 같은데.

경영진의 모티베이션만큼 우리의 모티베이션도 중요하다. 우리가 투자자고 그들이 경영자인 게 아니라, 함께 회사를 만든 것이다. 이건 상하관계가 아니라 공생 관계다. 사실 비단 저희 회사 뿐 아니라 3명이 공동 창업을 하더라도 결국 문제가 발생하는 지점은 지분을 많이 가진 사람이 상응하는 역할을 못할 때다. 저는 창업자가 최소한 라이프스타일 업을 할 때 직접 소액으로 창업하는 것보다 저희가 양립할 만한 수준의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서 전혀 문제가 없었다.

Q 두 번의 M&A 경험이 있다. 매각 과정이 궁금하다.

일단 제가 한 것뿐만 아니라 모든 M&A는 의도했다고 한다면 그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럴 수가 없고, 그럴 리도 없다. 과정 속에서 타이밍이 모두 맞아떨어진 결과다. 우리가 어떤 비즈니스를 시작할 때는 우리가 그 시장에서 3년 정도 직접 굴러볼 용의가 있는 영역이어야 하고, 3년 정도 지났을 때 다른 플레이어가 직접 들어오기엔 부담스러운 영역을 찾는다. 또 우리의 마켓 포지션이 갖춰져 있고, 이쯤 되니 팔아도 되겠다고 생각했을 때 타이밍과 운대가 맞아 거래가 일어나는 것이다.

Q 파트너 자회사들 간 콜래보레이션 사례가 있나.

있긴 한데, 저희가 중앙에서 어레인지한 경우는 없다. 사실 창업자들은 엄청 바쁘다. 작은 회사와 작은 회사가 제휴하는 것도 그렇게 효과적이지 않다. 단지 이 회사가 이런 걸 했는데 잘 됐다, 이 회사가 이런 걸 했는데 잘 안 됐다는 정보는 모든 자회사 간 공유한다. 그러면 알아서 협업할 가능성을 마련해나갈 수 있다. 자기 비즈니스가 가장 바쁘니 아이디어를 던져줘도 공통적인 탑 프라이어리티가 되기 어렵다. 강요하지 않는다.

Q 최근 패스트파이브를 통해서도 굉장히 주목받고 있다. 서초부터 삼성까지 패스트파이브를 깔고 싶다고 말한 적도 있지 않나. 공유 스페이스 마켓에 들어가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우리가 의식주에 집중한다고 말씀드리지 않았나. 2015년 초에 우리가 ‘주’를 안 하고 있었다. 그래서 부동산 모델을 많이 봤는데, 우리는 거주지를 구하는 모바일 서비스보단 부동산 실물을 다루고 싶었다. 그래서 셰어하우스 모델을 보다가 생각한 그림이 맞지 않아서 당시에 등장한 Wework 모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오피스와 주거는 굉장히 다른 분야다. 오피스는 파티션을 나누고 책상을 놓으면 되는데 주거는 싱크대, 세면대, 배수, 배관 등 신경 쓸 요소가 많기도 하다. 지금은 우리도 패스트파이브 7호점에 들어와 있고, 투자도 겸하고 있으니 많은 회사들이 옆 방에서 일하고 있기도 한다. 파트너사들도 거의 패스트파이브에 있다. 그런 트렌드가 흥미롭다.

Q 각 파트너 자회사 간 인풋 조절은 어떻게 하나. 기준도 궁금하다.

단적으로 우리 파트너 자회사 중 그 시기에 가장 안 되는 회사에 리소스의 90%를 쏟는다. 잘 되는 회사는 알아서 잘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회사가 분기 별로 계속 바뀐다. 그러다 보면 균등하게 돌아가게 마련이다.

Q 그러면 창업자 입장에서 패스트인베스트먼트에 질문하겠다. 시장에 돈이 굉장히 많이 풀리고 있는데 좋은 팀이 그만큼 많지 않아 투자자 간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있다. 패스트인베스트먼트는 어떤 분야를 중요하게 보시는지.

사실 저희는 양가감정을 느낀다. 파트너사가 펀딩할 때는 돈이 많이 풀려서 좋지만 패스트인베스트먼트로서 투자할 때는 못 보던 밸류에이션이 많이 보여서 당황스럽다. 그러나 우리는 조급하게 해야겠다고 느끼는 주의는 아니다. 어떤 영역을 타겟팅해서 보지는 않는데 개인적으로 매력적으로 보는 분야는 농업이다. 저희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큰 메가 트렌드에 별로 휩쓸리지는 않는다.  매크로 트렌드를 살피며 공부하고 있다. 특정 분야를 보고 있다고 말하긴 어렵다.

Q 그럼 초기 스타트업 입장에서 패스트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받을 확률을 높이려면 어떻게 접근하는 게 효과적인가.

일단 올해와 내년은 대다수의 창업팀이 투자자를 고르는 해가 될 거라 사실 입장이 바뀌었다. 저희 경우 분야 불문하고, 모두가 떠드는 분야가 아닐수록 눈길이 가는 게 사실이다. 그런 분야에서 편견이나 선입견 없이 기회를 찾는 팀을 선호한다. 심사역들은 그런 회사를 찾는 게 일이다. 우리에게 어떻게 접근할지 고민하기보다, 회사를 잘 운영하고 있으면 우리가 어떻게든 찾아가게 돼 있다.

Q 그렇다면 반대로 투자자로서 투자해 성공하기 위한 요소는 무엇인가.

사실 시드 투자의 성공 요소는 투자사 파트너들의 사회적 자산의 합이라고 본다. 그 사람들의 인생을 통해 주변에 형성된 인맥과 네트워크의 합이 시드 투자의 성공을 결정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그 사람들 주위에 좋은 사람이 있을 확률이니까. 바운더리가 크지 않으니 ‘내가 저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다’가 되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Q 글로벌 투자도 하시나.

한다. 한국인이 외국에서 설립한 스타트업도 마찬가지다.

Q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비약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나.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되기 위해선 무엇이 필요하다고 보나.

생태계 구성원들의 따뜻한 시각. 이게 왜 중요하냐 하면, 투자도 하고 운영도 하니 여러 상황을 보는데 보통 시작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응원하지만 서비스 기준으로 유저가 500만 명이 넘으면 그때부터 정확하게 욕을 먹는다. 사실 대중들이 인지한다 뿐이지 그 회사는 성장 단계로 얼리 스테이지일 뿐인데도 그렇다. 시샘이 나서일 수도 있고, 작은 실수를 못 참아서 일수도 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 봤을 때 어떤 회사의 긴 여정을, 10년 정도는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주는 시각이 필요하지 않을까.

By | 2018-05-14T09:49:12+00:00 2월 17th, 2018|테헤란로 펀딩클럽|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