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로 펀딩클럽-SV인베스트먼트

벤처캐피털은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주는 훌륭한 파트너입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에 좋은 VC를 소개하고, 창업자들이 VC와 더 가까워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가 열일곱번째로 소개하는 곳은 SV인베스트먼트입니다. 행사는 박성호 대표의 SV인베스트먼트 소개,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과 박 대표가 함께 한 대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알찬 이야기를 공유합니다. 테헤란로 펀딩클럽은 2017년 2월부터 개최되고 있으며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와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벤처캐피털 업계의 벤처

벤처캐피털은 돈이 드는 업종이다. 저도 그래서 바로 창업을 못 하고, 시드 머니를 모으려고 다른 회사를 창업한 적이 있다. 그래서 저는 저희를 ‘벤처캐피털 업계의 벤처’라고 표현한다. 아직은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는 않은데 상장까지는 했으니 한 단계는 왔다.

저희는 작년에 6200억 원을 운용했다. 규모로 벤처캐피털 중에 열 번째 정도다. 현재 13호 펀드까지 운용 중이다. 1~9위까지는 평균적으로 초기 자본금이 387억 원이었고, 업력이 29년이다. 저희는 어렵게 모은 자본금 113억 원으로 시작했고, 업력이 13년 밖에 되지 않았으니 최단기간 10위권에 든 회사다. 또 13위까지 대부분의 회사가 대기업이나 금융기업 계열사인데, 우리는 독립계 벤처캐피털 중에 규모가 가장 크다. 개인적으로 이게 굉장히 의미있다고 생각한다.

SV인베스트먼트 박성호 대표

덕분에 2011년에는 한국벤처투자에서 선정한 리스크매니지먼트상을 초대 수상했고, 2016년에 최우수 운용사로도 선정됐다. 다른 점은 저희가 해외에서 출자를 많이 받아서 바이오, 문화 콘텐츠 관련 글로벌 펀드를 운용한다. 중국 심천에서는 중국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심천창투와 함께 펀드를 운용한다. 9월에는 미국 보스턴에서도 펀드를 운용할 예정이다. 우리의 14호 펀드고, 1억 달러 규모로 펀딩 진행 중이다. 사실 외국에서 펀딩하는 건 어려운 일이다. 2년 전 중국에서도 어려웠고, 지금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힘들지만 잘 마무리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모든 회사가 그렇듯이 저희도 여러 단계를 거치면서 양적인 성장과 함께 질적으로 레벨업했다. 창업 초기에는 저희 7년짜리 펀드에 큰 금액을 주지 않았다. 그래서 저희한테 신뢰를 가진 기업이나 작은 금융기관들에게서 먼저 받기 시작했다. 그러다 이제는 큰 금융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기 비교적 쉬워졌다. 평가를 잘 받은 덕분이다.

그 과정에서 이런식으로는 한국에서 일등이나 탑텐이 되기 어려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었다. 비교적 빠르게, 2011년부터 해외 진출을 준비한 이유다.

저는 ‘글로벌’한 사람이 아니다. 사회 생활도 회계사로 시작했고, 회계법인에서 편하게 일했었다. 유학 가본 적도 없다. 그래도 회사를 성장시키려는 욕심이 있으니까 남들이 하기 어려운 해외 시장에 눈을 돌렸다. 그런데 진척이 없더라. 그래서 2013년에 아예 가족들과 중국으로 이사갔다. 그러니까 해법이 보였다. 그래서 2014년부터 해외에서 펀딩을 받아오거나 해외에서 펀드를 만들 수 있었다.

# 전략적(S) 가치(V)를 제공하는 VC

저는 이전까지 회계법인과 증권사, 컨설팅회사에 근무하며 기업을 돕는 일을 해왔다. 저는 이게 재미있다. 기업이 조그만 창고에서 시작해 상장까지 하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을 느낀다. 이런 경험을 꽤 했다.

저희의 투자철학이 바로 그것이다. 자금 외에도 기업이 성장하는데에 필요한 전략적인 가치, ‘Strategic Value’를 제공하는 회사. 그래서 SV다. 저희가 생각하는 전략적인 가치에는 회사가 성장할 때 필요한 재무적인 요소 뿐만 아니라 해외 진출, 인재 영입 이슈를 포함한다. 선진국형 VC는 인큐베이팅 단계부터 창업, 상장까지 다 도와주는 경우가 많다. 자금 외에도 상당 부분을 커버리지로 갖고있다. 저희도 그런 철학으로 만들었다.

저희는 좋은 산업의 회사에 투자하고, 그 회사가 글로벌로 진출하는 걸 좋아한다. 하지만 국내 기업이 처음 해외 진출할 때, 경험이 없으면 파트너를 만들기도 어렵고 그 외에도 여러 부분에서 문제가 생긴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도움을 주고 싶었다.

2013년에 아예 중국으로 이사했다고 말씀드렸다. 제가 2011년부터 중국을 왔다갔다 했는데, 살다 보니 정말 충격적이었다. 가서 보니까 중국의 기세가 정말 무서웠다. 이전까지는 IT 분야에 가장 많이 투자했었는데 그때를 기점으로 포트폴리오 구성을 완전히 바꾸게 됐다. 중국과 격차가 크게 나는 산업 위주로 투자하면 일단 오래 가겠다는 판단이었다. 그래서 바이오, 엔터테인먼트와 콘텐츠, 소비재, 반도체나 2차 전지 등을 선택했다. 의료와 결합한 IT 분야도 있다. 이런 분야는 우리나라가 앞서서 했기 때문에 해당하는 펀드를 만들었다.

# SV가 생각하는 두 가지 ‘크로스보더 전략’

그래서 해외 진출 지원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가장 적합한 전략으로 크로스보더 투자 전략을 택했다. 우리가 생각하는 크로스보더 전략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잠재적 글로벌 경쟁력이 있는 한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때 필요한 것이 해당 산업에 속하는 전략적 투자자다. 중국이든 미국이든 진출을 시키는데. 저희가 진출시킬 능력을 다 갖고 있진 않다. 전략적 투자자의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서 저희가 한중 바이오 1호, 2호랑 한중 문화, ICT 펀드 모두 중국의 디안진단이라는 진단회사에서 출자를 받아 펀드를 만들었다. 이를 통해 한달 전에 상장심사 통과한 바이오 솔루션회사에 투자했고, 그 회사는 디안진단의 병원 네트워크로 인증, 마케팅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또 하나는 한국이 경쟁력 있는 산업에 속한 해외의 한국 기업에 투자해서 수익을 내고, 동시에 한국의 경쟁력도 높이는 것이다. 중국 내에서 한국 반도체기업, 엔터테인먼트기업 등에 투자를 했던 게 그것이다.  물론 중국 기업에도 투자하는데,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에 한다. 해외 기업 입장에서도 한국과 시너지가 있어야 한국에서 투자받아서 연계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런 것을 주로 중국에서 했는데, 이제 보스턴에서 진행하고 있다.

선진국형 VC들은 여러 분야에 걸쳐서 투자를 진행하지 않는다. 자기가 잘하는 분야에 집중하는데 한국은 작은 나라이지 않나. 아직 한국이 높은 전문성으로 글로벌 기업을 키워서 유니콘을 배출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 투자해서 돈을 많이 버는 것을 지향점으로 잡고 있다.

# 제2, 제3의 빅히트를 만들기 위해

과거 테헤란로의 VC 문화는 클럽딜 위주다. 클럽딜은 60억 원 짜리 투자를 20억 원 씩 세 투자사가 나누어서 진행해 리스크를 줄이는 거다. 저희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고, 전략적으로 키워야겠다는 회사가 있으면 주도적으로 투자를 진행해 2대 주주 자리를 확보한다. 내부에서는 ‘2대 주주 전략’ 이라고 부르는데, 이후에 기업 가치 제고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

최근에 저희가 BTS를 키워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덕분에 많은 주목을 받았다. 왜 투자했는지 말씀드리겠다. 한국의 스타 육성 시스템은 전세계 최고다. 미국, 일본 다 다녀봤지만 육성시스템이 한국만큼 갖추어져 있지 않다.

그래서 SM, YG, JYP 같은 회사가 또 나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저희는 세 회사보다 더 클 가능성이 있는 회사를 원했다. 조건을 두 가지로 봤다. 첫째, 좋은 육성시스템의 기본 노하우가 있고 둘째, 글로벌 마인드가 있어서 세계적인 스타를 키울 수 있는 경영자가 있는 회사. 그런 회사를 만나면 무조건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20개 정도의 기획사를 살펴봤다. 그 결과 빅히트에 투자하게 됐다. 우리는 BTS에 투자한 게 아니다. BTS는 잘 모른다. 우리는 방시혁 대표를 보고 빅히트에 투자했다.

방 대표는 JYP엔터테인먼트에서 작곡 능력을 인정받고 빅히트엔터테인먼트를 차렸다. 그러니까 스타 육성 시스템에 대한 노하우가 있었다. 게다가 어렸을 때 외국에서 살다 와서 영어도 잘 하고, 소위 말하는 학벌도 좋은 사람이다.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리스크는 하다가 잘 안 되면 사람들이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면 투자한 사람은 그냥 망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방시혁 대표는 기업가 정신이 검증된 분이라 그점에서 안심했다. 물론 초반에는 어려웠다. 시작이었던 글램이라는 팀이 잘 안 됐는데 심지어 큰 스캔들에 휘말렸다. 처음에 30억 원을 투자했는데 다음달 월급이 없었다. 두손 다 드는 심정이었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왜 빅히트에 투자를 결정했는지 다시 생각했다. 우리는 글램을 보고 투자한 게 아니었다. 방시혁 대표는 여전히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있었다. 돈만 없는 거다. 그래서 2차 투자를 진행했다. 만약 저희가 처음부터 ‘이거 돈 된다’하고 투자했으면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만약, 장비 업체에 투자하면 공장이든 특허권이든 가치가 있다. 하지만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경우 자본 잠식이 일어나고, 사람이 없어지면 그냥 투자한 사람이 바보 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 대표의 마인드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2차 투자를 진행했다.

여기서부터는 운이었다. 방 대표가 그때부터 자신의 능력을 120% 발휘한 것 같다. 그래서 나온게 BTS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은 하나로 큰 성공을 거두어야 하니까 소박으로는 안 된다. 고생해서 나온 결과물이고, 저희도 굉장히 뿌듯하다. 결국 빅히트엔터테인먼트는 두달 전에 엑싯했다.

저희가 VC 업계의 벤처기업이라고 표현했다. 처음 투자할 때 방시혁 대표와 했던 이야기가, 저희는 VC 업계의 벤처고, 빅히트는 엔터업계의 벤처라는 점이었다. 최근에 방 대표를 만났는데 첫 마디가 “망해가는 회사를 살려줘서 고맙다”였어요. 저는 원래 투자하려고 했던 것을 했을 뿐이고, 우리가 원했던 것을 이루어줘서 고맙다고 답했다.

빅히트가 조 단위로 평가받으니까 우리는 유니콘을 하나 키워낸 셈이다. 방 대표가 저한테 문자로 상장을 축하하면서 한 말이 있다. “제2, 제3의 빅히트를 만들어달라”, “한국의 VC를 리드해달라”는 것이다. 아까 임정욱 센터장께 말씀드렸는데, 한국은 훌륭한 창업가가 부족한게 아니라 훌륭한 투자자가 없어서 유니콘이 덜 나오는 거라고 생각한다. VC가 리딩하면서 감독, 나아가 리더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투자하고 나서 뒷짐지고 있거나 오히려 의존하고 있다. 글로벌 역량을 가지고 리딩하는 VC가 되고 싶다.

# 박성호 대표, 임정욱 센터장 대담

빅히트의 성공 사례는 인상적이었다. 27배 아닌가. 한국 VC 생태계에서 VC가 투자해 27배 이상의 배수가 나오는 경우가 얼마나 있나. 거의 못본 것 같다.

20~30배, 1년에 하나가 잘 안 나온다. 한편 중국에서는 레전드캐피털이 민간 중 제일 큰 곳인데 가장 큰 수익을 낸 것이 77배다. 한국은 글로벌화되지 않으면 20배는 힘들다. 저희는 10배를 기록한 경우는 꽤 있었다. 글로벌화가 안 되면 10배 이상은 어렵다.

대담 중인 박성호 SV인베스트먼트 대표와 임정욱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

10배는 IPO로 많이 나오나, 아니면 M&A로 많이 나오나.

안타까운 부분인데, 한국은 아시는것처럼 90%가 IPO 엑싯이다. 미국은 완전히 반대다. M&A 엑싯이 90%고, IPO 엑싯이 10%다. 배수라는 것은 투자한 것에 몇 배 번다는 것도 있지만 우리가 주로 고려하는 투자 수익률과 다른 개념이다. 기간이 길어지면 수익률은 떨어진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배수도 떨어지지만 투자 수익률은 더 떨어진다. IPO 엑싯이 주되다 보니 오랜 기간이 필요한데, 미국은 M&A 엑싯이 주되다 보니 1~2년 내에도 투자 결과물이 잘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한국의 이런 배경 때문에 연 단위로 30배가 나오는 경우가 없다. 지난해부터 주목받은 게임 회사 블루홀이 엑싯하면 아마 초기 투자 기준으로 30배 정도 될 것 같다.

SV인베스트먼트는 주로 어느 단계에 많이 투자하시나. 시드나  시리즈A? 큰 사이즈라면 어느 정도까지 하시는지.

저희는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왜냐하면 펀드가 200억 원 짜리도 있고, 1000억 원 짜리도 있어서다. 보통 펀드 사이즈의 5~20%를 단일 평균 투자라고 생각한다. 200억 원 짜리 펀드를 예를 들면 단일 투자의 규모가 5%인 10억 원 정도 되겠다. 전반적으로는 저희가 볼륨이 있다보니 사이즈가 커지고 있는 것은 맞다. 수익성을 높이려면 초기 단계로 와야 한다. 투자한 다음에는 선진국 VC처럼 팔로우업 하면서 시리즈 B, C까지 함께 가야 한다. 물론 잘 되면 우리 없이도 갈 수 있겠지만 함께 가는 것을 지향하고자 한다.

그러면 초기 스타트업이 SV인베스트먼트와 핏이 맞을 것 같다고 했을 때 스타트업 입장에서는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는게 가장 효과적인가.

어떤 경로를 통하더라도 컨택포인트는 심사역인 게 좋다. 우리는 바이오팀, IT팀, 콘텐츠팀이 있다. 각 스타트업에서 맞는 팀의 심사역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닿는 게 가장 좋다. 해당 심사역이 관심이 없더라도 적극적으로 어필했다면 우리 회사가 아니라 다른 회사를 소개해줄 수도 있다. 정답은 없다.

그러면 반대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창업자들이 주로 어떤 실수를 많이 하나.

아직도 사장을 잘 알면 잘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저한테 오는 것은 별로 영양가가 없다. 회사에 따라 다르겠지만 3~4명 규모 투자사라면 사장이 열심히 투자 건을 본다. 하지만 우리 회사만 해도 직원이 30명이다. 그러면 역할이 나누어져 있다. 저도 투자건을 열심히 보고 싶지만 저에게는 펀드 결성이  더 큰 일이다. 아직도 동양적인 관점에서 지위가 높은 사람이면 프로세스가 빠를 거란 생각을 가진 분들이 있지만, 사실 제가 직원들에게 프로젝트를 주면서 선입견이 들어가면 적절한 판단이 힘들 수도 있다. 저를 통해서 전달되는게 핸디캡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중국과 관련된 사업이나, 제가 관여하는 게 효과적일 경우에는 저도 열심히 보는 것이 사실이다.

중국에 적극적으로 진출하셨다. 시기적으로 2013년이 중국의 스타트업 생태계가 본격적으로 성장하기 이전인데, 일찍부터 중국에 간게 VC로서 시야를 넓히고, 투자를 하는데에 도움이 됐나. 구체적으로 어떤 도움이 됐는지 궁금하다.

도움 많이 됐죠. 아까 우리 회사의 포트폴리오가 완전히 바뀌었다고 했잖나.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중국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갔고, 실제로 해외 진출에 성공해 펀드를 만들었다. 사실 제 안목이 생기고 잘못된 시각들이 교정된 게 더 의미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예전의 시각이었다면 우리 회사가 쫄딱 망했겠구나 싶다.

회사는 한국에 있고, 가족은 중국에 있으니까 매주 비행기로 오고 갔다. 바보가 아닌 이상 3개월 그렇게 지내면 두 나라의 진짜 모습을 알 수 있다. 신문을 통해서 나오는 모습이 아니라. 2010년 쯤에 샤오미에 막 투자했던 치밍벤처라는 회사가 있다. 그 당시에는 샤오미에서 휴대폰이 안나왔기 때문에 매출은 아직 찍히지도 않고 있었다.

그런데 그때 벌써 샴페인을 터트리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샤오미라는 회사도 모를 때다. 아직 핸드폰도 안나왔는데 장외주식 가격 좀 오른 것 가지고 샴페인을 터트릴까? 이걸 가지고 무슨 비행기를 산다는 말을 하는지 이해가 안갔다. 그러다 이제 핸드폰이 출시되고 나서 알았다. 사실 나오기 직전부터 알았다. 이건 한국에서 소니TV보다가 골드스타가 나온 거구나. 위기 의식이 생겼다. 바보가 아니면 알 수 있다. 거기서 확신이 생겼다.

그래서 바이오 투자의 비중을 높였다. 바이오 분야에 50억 원 투자할 것을 100억 원 투자하고, 20억 원  투자할 것을 50억 원 투자했다. 중국에 가서 저희 아이가 아팠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당시에 몸 안이 아픈 것을 고치려고 차마 중국의 병원에 못 가겠더라. 중국의 바이오 분야가 발전하려면 오래 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이랑 차이가 많이 나는 산업의 한국 기업에 투자를 한다고 하셨다. 앞으로도 한국 스타트업들이 중국 시장에서 기회가 있을까.

당연히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충분한 노력을 하지 못하고 있다.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개인의 역량만으론 부족하다. 노하우나 네트워크가 뒷받침이 돼야 한다.

정부는 2021년까지 유니콘을 20개 만드는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의 목표치처럼 유니콘이 많아지려면 어떻게 할까.

한국 시장은 작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을 제외하고서는 유니콘이 나올 수 없다. 물론 이스라엘의 사례를 보면 나라가 커서 나스닥에 상장을 많이 한 건 아니에요. 하지만 뉴욕에 모험 자본이 많고, 또 유대인의 뿌리가 있기 때문에 이들이 모국의 기업들을 끌어주면서 나스닥에 쉽게 상장했다. 한국은 제대로 상장한 사례가 없다. 대기업 계열이거나 아니면 갔다가 집단소송을 당했다. 저는 개인적으로 LPGA 박세리 효과를 강조한다. 좋은 사례를 남기면 어떻게 하는지 배워서 알아서 쫓아가는 게 우리나라의 국민성이다.

해외에서 글로벌 마인드를 가진 한국 기업을 끌어줘서 성공하는 사례가 나타나면 된다고 본다. 예를 들어 저희가 미국에서 활동하면서 BTS의 케이스처럼 엔터말고 다른 분야에서 나스닥 상장을 성공시키거나 좋은 큰 기업에게 M&A를 성공시켜서 큰 수익을 낸다면 한국의 창업가들은 이를 보면서 세리키즈들이 나타날 것이다. 한국의 투자자들도 어떻게 해야하는지 감을 잡게 될 거다. 그러면 유니콘 기업이 20~30개가 될 수 있다. 당연히 중국향 글로벌 기업들도 나타날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방향성을 못잡고 있다. 국내에서 창업한 회사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국내에서 투자받으면 1년에 하나의 유니콘도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우리나라 축구 수준으로 월드컵 16강을 갈 수 있겠냐는 질문과 비슷하다고 본다. 해외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수준을 높이면 가능하고, 국내에만 머물면 어렵다는 이야기다.

By | 2018-08-03T17:12:45+00:00 8월 3rd, 2018|테헤란로 펀딩클럽|0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