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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02월 02일 월요일

[실리콘밸리 한 달 노트 #8] Shack15 방문기


 

제목을 보고 햄버거집인 줄 생각한 사람, 거수! 🙋🏻‍♂️ 역시! 나만 그럴 리가 없겠지. 부끄럽게도 이번에 미국 오기 전에는 존재조차 잘 몰랐던 Shack15. 그렇지만 가장 배울 게 많아서 와 보기를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다. 이 멋진 공간의 이름을 어떻게 ‘헛간(Shack)’이라 지었을까 궁금했는데, 거기에는 한 가난한 창업자의 맨손 창업 스토리가 있었다.

 

<리셉션을 통과해 안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카페>

 

Shack15의 주인장은 노르웨이 사람 ‘욘 라이스겐(Jørn Lyseggen)’으로, 정보 분석 플랫폼 Meltwater를 포함해 다섯 번의 창업을 한 연쇄 창업자다. 1968년 서울 명동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노르웨이로 입양된 욘이 20대 후반에 처음 사업을 시작했던 장소는 오슬로의 한 조선소 야드에 방치된 빈 컨테이너였다. 그래서 법인 등록을 할 때 주소로 그 컨테이너를 지칭하는 ‘Shack Number 15’를 적었다.

Shack15은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상징적인 건물이라 할 페리빌딩의 제일 위층, 왼쪽 윙에 자리하고 있다. 혹시 페리빌딩이 뭔지 잘 모르는 분이 계실까 봐 120년 전 동영상에서 캡처한 이미지를 보여드린다. 마켓스트리트를 서행하는 전차에서 찍은 이 사진의 정중앙에 있는 첨탑 건물이 페리빌딩이다. 우리식으로 하면 여객선 터미널이고, 현재 모습도 비교하시라고 함께 얹는다.

<1903년에 문을 연 페리빌딩. Shack15은 사진 왼쪽 윙의 위층을 쓰고 있음>

 

Shack15은 소셜 클럽이며 멤버십 제도로 운영된다. 그런 면에서는 WeWork과 비슷하다. 지난주에 들렀던 WeWork 산마테오 지점의 월 이용료가 339달러였으니, Shack15의 연간 회원권 3,000달러는 생각보다 비싸지 않았다. 아니, 차라리 합리적이라는 느낌이다.

몇 년째 멤버십을 유지하신 분 말로는 회비를 계속 인상해도 언제나 자리가 없을 정도란다. 보니까 돈만 낸다고 멤버가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벤트에 초대받은 상황이 아니라면 외부인이 혼자 들어갈 수 없는 공간이고, 멤버십 가입도 기존 멤버 2인의 추천과 심사를 거쳐야 한다. 회원 구성은 스타트업이 많고, 오늘 나를 에스코트해 준 귀인처럼 투자사나 기업들도 있다.

 

<코워킹 스페이스. 이런 공간이 두 개인데 차이는 Quiet Zone 여부>

 

그런데 Shack15이 왜 그렇게 핫할까? 이름만 (소셜) 클럽이지 옆 사람에게 수작을 걸 수 있는 느슨함 같은 건 없다. 음악도 안 나오고 그냥 조용한 도서관 분위기다. 신기한 점 하나는 내가 가 본 어느 창업 공간보다 이용객의 연령대가 높았고, 동아시아인의 비율은 낮았다는 것.

뇌피셜이지만, 창밖으로 보이는 베이 브리지가 숨이 멈추게 아름답고, 샌프란시스코 대지진을 견딘 123년 된 건물에서 대박의 역사를 써 내려간다는 상상을 하다 보면 가슴이 웅장해진다. 이게 겉으로 보이는 이유 같고, 가장 중요하게는 빡센 멤버십 심사로 ‘물관리’를 잘하는 것이 비결인 듯하다.

 

<창밖으로 보이는 Bay Bridge 뷰>

 

아래층에는 블루보틀을 비롯해 예쁜 가게들이 가득하다. 사람들의 발길도 분주하고 활기차다. 다운타운은 확실히 젊음이 살아 있는 곳이다. 예전에 태용님네 ‘EO하우스’에 들렀다가, 팔로알토 시절에 할 것도 없고 너무 심심해서 시내로 올라왔더니 삶의 질이 급상승했다는 말을 들었다. 그 느낌 알 것 같다.

 

<위층은 Shack15, 아래층에는 40여 개의 상점이 있다>

 

레이아웃은 중앙 통로를 두고 동쪽에는 코워킹과 행사 공간이, 서쪽에는 전용 사무실이 있다. 동쪽은 바다 뷰, 서쪽은 시내 뷰. 그러다 보니 직원들이 쓰는 공간은 서쪽에 배치되어 있었다. 이 비싼 동네에 전용 오피스를 임차한 스타트업이 누군가 좀 자세히 봤는데, 다 처음 보는 이름들. 더 분발해야겠다.

 

<이벤트 개최가 가능한 트인 공간>

 

이번 포스팅에 들어간 첫 사진이 내부에 있는 카페인데, 여기에서 음료를 주문하면 멤버 계정에서 자동 지불되는 줄 알았다(그런데 그건 아니고, 손님이 내도 된단다). Shack15에서 10여 분 떨어진 곳에 The Battery라고 Shack15과 비슷한 멤버십 공간이 있는데, 그곳은 멤버 계정에서 통합 결제되기 때문에 손님 입장에선 많이 민망해진다.

관광객이 많이 몰리는 동네라 주차 요금이 비싸다. 내가 들렀던 점심시간 직후에는 미터기 주차 요금이 한 시간에 15,000원. 다행히 우리는 주차 앱으로 12,000원짜리 주차장을 예약해서 조금 아꼈다. 대중교통이 잘 되어 있으니 오래 앉아 있을 거라면 칼트레인이나 바트를 권한다.

 

<페리빌딩 바로 앞 스트리트 파킹 미터. 빈자리가 잘 없다는 게 함정> 

 


🗒️ 실리콘밸리 한 달 노트 시리즈 | by.기대
한 달 동안의 출장에서 만난 사람과 생각을 ‘관찰 노트’로 기록하고, 메모를 바탕으로 지금 한국에서 통하는 힌트와 질문을 꺼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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