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제도 도입 시 고려사항

한국의 현행 근로시간 제도는 주 단위 상한과 일률적 적용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반도체, AI, 바이오, 콘텐츠, 스타트업과 같이 특정 시기에 업무가 집중되는 혁신 산업의 현실과 충돌하고 있다. 이들 산업은 제품 출시, 임상·인가, 테이프아웃 등 주요 마일스톤을 앞두고 단기간 고강도 스프린트와 이후의 재설계·회복이 반복되는 구조인데, 획일적 52시간 상한은 편법 연장근로, 과도하게 보수적인 스케줄링, 예외 승인 남발을 초래하며 오히려 경쟁력과 혁신 속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이에 따라 본 이슈페이퍼는 고소득·고숙련 전문·관리직에 한정한 한국형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Collar Exemption, WCE) 도입 가능성을 검토하고, 미국의 소득·직무 이중 요건, 영국의 주당 상한 옵트아웃과 비포기권 보호, 독일·프랑스의 근로시간 계정제와 노사 공동결정 사례를 비교하여 네 가지 설계 원칙을 제시한다.